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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괄량이, 이미향

더골프 기자| 승인 2018-01-0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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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보다 올해 더 잘했구나’라고 말 할 수 있도록 해마다 발전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마니아리포트-더골프팀 김윤선 기자] 이미향은 지난해 미국LPGA투어에서 3년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시즌을 행복하게 마무리했다. 학업을 위해 한국에 잠시 머물던 그녀를 지난해 12월 하순에 직접 만나봤다.

인터뷰 전에는 투어에서처럼 대담하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일 것이라 예상했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촬영 내내 ‘깔깔’ 거리며 웃었고, 순대와 떡볶이를 먹으면서 인터뷰 했다. 요즘 한창 방 탈출 게임에 빠져있다고 했다. ‘말괄량이’, 딱 그 모습이었다.

오랜만에 한국에 왔다. 얼마나 머무르나? ING생명챔피언스트로피박인비인비테이셔널 출전을 위해 11월 말에 왔다. 투어에서 활동하느라 놓쳤던 학교 생활에 전념할 예정이다. 그 외에 인터뷰나 팬미팅 등의 일정을 소화한 후, 12월 23일에 미국으로 돌아간다.

학교 수업으로 스케쥴 맞추기가 어려웠다. 요즘 하루 일과는? 오전 7시30분에 학교에 가고, 오후 6시까지 수업을 듣는다. 아침, 점심, 저녁을 모두 학교에서 먹을 정도다. 끝나면 영어 과외를 하거나, 과외가 없는 날에는 필라테스를 한다. 집으로 들어가는 길에 시간이 맞으면 친구와 약속을 잡기도 한다. 시즌 때보다 더 바쁘고, 힘들다. 잠을 잘 시간도 없다. 그래도 추억을 많이 만들려고 한다. 그래야 그 추억으로 또 1년을 열심히 달릴 수 있으니까.

한국에서 친구와는 무엇을 하나? 순대와 떡볶이를 먹으러간다. 미국에서는 순대를 쉽게 구할 수 없어 늘 생각이 난다. 그리고 요즘 방 탈출 게임에 빠져있다. 정해진 시간 안에 퀴즈를 풀면서 방을 탈출하는 게임인데, 꽤 성취감도 있고 짜릿하다. 그리고 포켓볼도 즐긴다. 어제는 김효주, 김세영, 켈리 손과 스크린골프를 했다. 그런데 도저히 진행이 안되서 9홀로 끝내버렸다. 스코어는 1오버파. 스크린골프에 감각이 없다보니, 1온을 해도 4~5퍼트로 망쳐버렸다. 다들 스코어는 비슷했다. (김)세영이 스코어는 노 코멘트.(^^)

올한해도 얼마 안남았다. 2017 시즌 마무리는 잘 했나? 시즌 초반에 업&다운이 있었다. 사실 전부 ‘다운’이었던 것 같다. 작년 겨울에 미국 코치를 바꾸면서 연습도 많이하고, 새로운 기술도 많이 터득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고, 기대치에도 많이 못미쳤다. “이만큼 열심히 했는데, 왜 안되지?”’라는 생각에 자괴감이 많이 들었다. 그 시기에 아빠와 대화를 많이 했었다. 미국에 온 계기를 다시 한번 되돌아봤고, 스스로 초심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다보니 중반부로 갈수록 서서히 컨디션이 회복됐다. 지난 시즌을 점수로 매긴다면, 80점? 요즘엔 스스로 관대해지려고 하고 있다.

애버딘에셋매니지먼트레이디스스코티시오픈에서 3년 만에 우승을 했다. 어떤가? 사실 우승은 전혀 예상 못했다. 조금씩 컨디션을 회복하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그냥 ‘오늘의 베스트를 치자’는 생각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임했다. 마지막날 전반에 버디를 계속 몰아치면서, 코스레코드를 세울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3라운드까지 공동 1위였던 카리 웹은 노장선수이기도 해, 내가 역전 우승을 할 것이라고 기대도 안했다. 후반에 가서 공동 선두라는 말을 들었때, 긴장이 많이 됐다. 막상 우승을 하고 나니 얼떨떨했다. 몇백개 온 문자를 보고서야 우승 을 실감했다.

기억에 남는 홀은? 17번 홀. 세컨드 샷을 할 때 약간의 갈등이 있었다. 캐디가 조언한 것과 내 판단이 달랐다. 150~160야드 정도 남아있었던 상황이었고, 앞바람이 많이 불었다. 나는 6번 아이언을 잡으려고 했고, 캐디는 5번 아이언을 제안했다. 갈등을 하다 6번 아이언을 선택했다. 당기기도 했고, 심지어 길었다. 캐디가 치자마자 미안하다고 했다. 그 홀에서 파 세이브를 했는데, 캐디가 진짜 고맙다고 했다. 부담이 컸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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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표정을 지어준 이미향. 사진_고성진 실장

역전 우승이었다. 3년 전 미즈노클래식 우승도 그랬다.
우승 생각에 집착하지 않고, 마음을 비우면 잘 되는 것 같다. 그리고 평소 성격은 전혀 다르다. A형이다. 소심한 면도 있고, 정도 많다. 사람 사귀는 걸 좋아한다.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는 지 알아가는 게 좋다. 반면, 트러블이 생기면 딱 자르는 성격이다. 어색하고 불편한 게 싫어서, 맺고 끊음이 확실하다.

지난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는? KPMG우먼스PGA챔피언십에서 4위를 했다. 마지막날 후반에 경기에 빨려들어가는 기분이었다. 경기에 엄청 몰입했던 그 순간이 좋았다. 그 이후로 그 느낌을 다시 가지는 것이 힘들었다. 사실 우승했을 때에도 그런 느낌은 없었다.

플레이 스타일은? 어렸을 때는 방어적이었다. LPGA투어를 합류하면서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남자처럼 플레이하려고 영상을 많이 본다. 특히 조던 스피스의 영상을 많이 본다. 코치가 같은 이유도 있다. 코치는 언제나 조던 스피스의 퍼팅을 눈여겨 보라고 얘기한다.

대회 전 징크스는 없나? 소고기를 안먹는다. 수요일부터는 소고기는 아예 끊고, 돼지고기만 먹는다. 아빠가 한의원에 갔는데, 내 체질에는 돼지고기가 더 잘맞는다고 했다. 그때부터 징크스가 생긴 것 같다.

미국 생활은 어떤가? 완전 적응을 했다. 투어에서 활동하는 한국 친구도 많고, 외국 선수와도 두루 두루 친하다. 하지만 영어를 좀 더 익혀야 할 것 같다. 지금도 영어 과외를 열심히 받고 있다. 대화는 캐디하고만 하는 정도다.

미국 어디에 사나? 쉴 떄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산다.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시골 마을이다. 집에는 늘 오랜만에 가다보니 밖에 나가질 않는다. 밀린 드라마를 보기도 한다. 올해는 밀린 학교 과제를 하느라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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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괄량이, 딱 그렇다. 사진_고성진 실장

한국LPGA에서 활동할 생각은?
아직 생각해본 적은 없다. 다른 목표가 있다. 올림픽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 리우올림픽에서 박인비 프로가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것을 보고 참 멋진 일이라고 생각했다. 올림픽에 더 다가갈수 있도록 2020년까지 성적을 올리는 게 우선이다.

한국LPGA투어에서 눈이 가는 선수는?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핫식스’ 이정은. 그리고 최혜진. ING생명챔피언스트로피박인비인비테이셔널에서 싱글 매치 때 같이 플레이했던 이다연도 눈여겨 보고 있다.

한국LPGA투어 선수는 패션에 관심이 많다. 옷 차림이나 스타일에 신경을쓰는 편인가? 미국 선수는 관심이 전혀 없는 것 같다. 나는 컬러 매치에 신경 쓰는 편이다. 블랙 팬츠를 선택했다면, 화려한 컬러 티셔츠를 매치한다. 또 다리가 짧은 편인데, 짧은 스커트에 니삭스를 신으니 다리가 길어보인다는 것을 알게됐다. 특미 이보미 프로가 나와 비슷한 아담한 체형이라, 스타일을 많이 참고하고 있다.

2018년 시즌 준비는? 미국 집에서 연말을 보낼 예정이다. 그리고 1월 초에 달라스에 가서 3주간 머무를 것같다. 그린 주변 어프로치를 집중해서 연습할 계획이고, 퍼팅도 보완할 부분이 많다. 2018 시즌 개막전인 퓨어실크바하마클래식에는 출전하지 않을 계획이다. 좀 더 정비를 해야한다.

2018년 목표는? ‘작년보다 올해 더 잘했구나’라고 말 할 수 있도록 해마다 발전하는 것이다. 그리고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기량을 더 끌어올리려고 한다.

좌우명? ‘가온누리’. ‘세상의 중심이 된다’는 의미다. 닉네임이나 아이디, 프로필에 늘 그 말을 쓰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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