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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제, 하체 추행만 6번"…뒤집힌 메이킹필름 감정서

유원정 기자| 승인 2018-01-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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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덕제가 지난해 11월 성추행 논란과 관련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보통 1심에서 2심 넘어갈 때 전 심리의 판결을 존중하거든요. 그런데 무엇인가 있기 때문에 판결이 뒤집어졌다는 걸 직감적으로 느꼈습니다." (윤용인 영상공학 박사)

메이킹 필름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혀 다른 의견이 제시됨에 따라 조덕제 성추행 사건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대법원 산하 전국법원 특수감정인 아이로피쉬의 윤용인 영상공학 박사는 조덕제 성추행 사건 여론이 뒤집히는 결정적 단초를 제공했던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한 매체로부터 조덕제 메이킹 필름 시간별 캡처본과 양측 주장을 의뢰받아 이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당시 보도된 기사를 보면 윤 박사는 "손의 거리와 어깨의 방향을 분석할 때, 여자의 음모를 만지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로부터 2개월 뒤, 윤 박사는 여배우 A로부터 이번에는 캡처본이 아닌 법원에 증거자료로 제출된 논란의 13번씬 메이킹필름 영상과 사건영상 9건에 대한 분석 및 감정 의뢰를 받게 된다. 단순 의견 제시로 끝났던 이전과 달리 윤 박사는 12월 13일부터 26일에 걸쳐 강제추행 치상 및 폭행 여부가 있었는지 집중 분석·감정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윤용인 박사는 감정서 마지막에 '종합적으로 분석하면, B(조덕제)의 행위는 A(여배우)에 대한 강제 추행 치상 및 폭행으로 판단됨'이라는 소견을 기재했다.

윤 박사는 24일 CBS노컷뉴스에 "성추행 혐의가 성적수치심으로 성립되는 것이기 때문에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이라면서 "당시 이 사건에 대한 어떤 정보가 없이 타임테이블(시간별 캡처본)과 양측의 주장이 담긴 자료를 보여주면서 성추행이 성립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상식적인 차원에서 영화 현장은 감독 디렉션에 따른 합의를 바탕으로 연기가 이뤄진다고 생각했고, 연기의 일부라고 판단해 그런 의견을 제시했었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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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배우 조덕제가 여배우 A의 어깨를 가격하는 프레임과 (아래) A의 하체를 만지는 움직임으로 분석되는 프레임. (사진=아이로피쉬 제공)
그런데 여배우 A 측에서 제공한 사건 영상을 보니 전혀 다른 지점이 발견됐다.

일단 폭행 관련 분석을 보면 조덕제는 뺨 양쪽을 때리는 '시늉'을 보여준 감독의 디렉팅과 달리 주먹으로 A를 가격해 A가 주저앉고, A의 오른쪽 등 부분을 손바닥으로 가격했다.

사건의 중점적인 부분인 강제추행 치상 관련 분석은 좀 더 세밀하게 이뤄졌다. 감독은 조덕제와 A가 동석한 상황에서 조덕제에게 A에게 뽀뽀를 하면서 A의 양쪽 뺨을 때리라는 '시늉'으로 디렉팅한다.

막상 촬영에 들어가자 조덕제는 뽀뽀하는 시늉이 아닌 실제 키스를 하려 입을 크게 벌리고, A에게 실제 키스를 한 것으로 분석돼 윤 박사는 A가 충분히 성적수치심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A가 없는 사이 감독은 이번에 조덕제에게 추행, 폭행, 욕설, 옷 찢기, 강간, 사육 등의 느낌이 들도록 연기를 해달라는 디렉팅을 한다. 조덕제가 A의 속옷을 찢어지게 했던 것도 이 시점이다.

촬영에 들어간 조덕제는 A의 가슴을 만지고, 겨드랑이에 오른손을 넣고, 속옷을 찢는다. 해당 프레임에서는 A의 저항하는 몸짓과 괴로운 얼굴 표정이 발견됐다. 윤 박사는 이에 대해 'B(조덕제)의 행위는 A에게는 감독 디렉팅이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연기가 아닌 실제로 성적수치심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영상에 직접 담기지는 않았지만 A의 하체 부위에 손이 닿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프레임도 여섯 차례나 등장했다. 현장 스태프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A는 하의에 벨트 없이 촬영을 진행했다.

두 사람의 키 차이에 따라 분석된 프레임들은 조덕제와 A의 어깨선이 동일선상에 있거나 조덕제의 어깨선이 더 아래에 있고, 양손은 A의 하체 부위에 충분히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존재하는 것으로 감정됐다. 이에 저항하기 위해 A는 계속해서 허리를 굽히면서 방향을 틀거나 하는 등의 행위를 하며 일어난다.

윤 박사는 이에 대해 'A의 하체가 영상으로 판독되지 않으나 여섯 차례의 A 하체 부위에 닿는 행위는 연기가 아닌 실제로 성추행 및 성적수치심을 느낄 가능성이 있는 추정 행위인 점, A의 상해 진단서 및 각종 피해 영상에서 A의 하체를 추행한 치상의 증거 자료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A가 B(조덕제)의 행위에 저항한 행위로 인한 치상이 발생한 바, B가 A를 연기가 아닌 실제 추행으로 인한 치상된 것으로 판단됨'이라는 최종 소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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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자료사진)
◇ 조덕제 성범죄 유형은? '권력 독단형·착취적' 성폭력

그렇다면 조덕제는 왜 디렉션에서 벗어나 여배우 A를 가격하거나 하체 등을 손으로 만지는 움직임을 보인 것일까.

범죄심리학자 C 교수가 해당 영상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조덕제는 A에게 강제성을 띠고 입맞춤하는 장면에서 A가 손을 밀치자 기분이 상한 모습을 보인다.

C 교수는 "남배우(조덕제)는 그 이후에 감정적으로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여배우를 실제로 가격하는 행동을 한 것은 여배우의 기선을 제압하고 자신의 행동에 대한 거부나 저항을 미리 억제하기 위한 심리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여섯 차례의 하체 추행 움직임에 대해서는 "여배우는 제대로 된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추행을 피하기에 급급한 몸동작과 힘든 표정을 보이면서 오로지 촬영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심리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며 "영화촬영 중이라는 특수한 사정으로 여배우는 거부나 반항의 표현을 적극적으로 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몸을 움츠리거나 방향을 바꾸는 자세를 취하는 등으로 저항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덕제의 성향을 '권력 독단형 성폭력범' 혹은 '착취적 성폭력범'의 유형으로 분석했다.

C 교수는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피해자를 통해 힘 혹은 지배를 추구하고, 성폭력은 사내다움과 개인적 지배를 표현하는 것으로 인식하며 남자로서 우월적 지위에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성폭력 후에도 책임을 인정하거나 사과하지 않고 오히려 피해자의 흠집을 잡아 책임을 전가하기도 한다"고 이야기했다.

현재 여배우 A는 언론을 통한 조덕제의 주장과 인터넷 다음 카페에서의 활동으로 2차 피해를 받아 심리 상담과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실제로 여배우 A와 여러 차례에 걸쳐 면접을 진행한 C 교수는 "성범죄 사건은 피해자의 심리를 중점에 둔다. 여배우에게서는 성범죄 피해자 특유의 정신적인 충격과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전형적인 모습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조덕제와는 면접을 진행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범죄자가 범행 현장에서 저지른 행동을 보고 판단을 해야지 그게 다 끝나고 나서 평범한 일상생활에서의 행동이나 자기 입장에 대한 변호를 보고 판단을 하면 현장에서의 진실을 왜곡하거나 사건 재구성에 큰 오류를 범할 수 있다"고 메이킹 필름 및 사건 영상을 위주로 범죄 심리를 분석한 구체적인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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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유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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