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웃기고 화나요" 韓 썰매의 이유있는 항변

임종률 기자| 승인 2018-01-31 15:05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이 31일 오후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황진환 기자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이 31일 오후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황진환 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나설 봅슬레이, 스켈레톤 국가대표 미디어데이가 열린 31일 강원도 용평리조트 타워콘도. 이용 총감독을 비롯해 선수들이 개막을 9일 앞둔 평창올림픽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한국 썰매 사상 최초의 메달을 향한 의지가 뜨거웠다. 특히 금빛 질주가 기대되는 남자 스켈레톤 윤성빈의 자신감은 단단했다. 김지수(와 여자부 정소피아도 깜짝 메달을 기대할 만하다는 평가다.
이 감독은 "윤성빈이야 워낙 잘 알려진 만큼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김지수나 정소피아도 스타트가 빠르기 때문에 메달을 노릴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윤성빈의 금메달을 확신하면서 내심 동메달 2개도 추가하고 싶다는 속내다.

윤성빈은 올 시즌 7번의 월드컵에서 5개의 금메달과 2개의 은메달로 세계 랭킹 1위로 우뚝 섰다. 최강 마틴 두쿠르스(라트비아)를 잇따라 넘어서며 자신감도 하늘을 찌른다. 윤성빈은 "지금까지 많은 시간 올림픽을 준비해왔는데 자신감이 있다"면서 "올림픽에서는 좋은 소식 들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다부진 출사표를 던졌다.

부담이나 긴장감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윤성빈은 "스스로 배짱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올림픽 기분이 전혀 안 든다"면서 "월드컵을 하나 더 치른다는 생각뿐"이라고 강조했다. 이 감독도 "나도 외국인 코치에게 '왜 이렇게 긴장되지 않는지 궁금하다'고 하니까 '준비를 잘 해서 그렇다'고 하더라"고 거들었다.

스켈레톤 대표팀이 31일 오후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스켈레톤 대표팀이 31일 오후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윤성빈은 8차 월드컵 출전을 포기하고 올림픽이 열리는 평창 슬라이딩 센터 적응 훈련에 주력해왔다. 대표팀은 이날 회견을 마치고 충북 진천선수촌으로 내려가 체력 훈련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 감독은 "트랙 훈련은 이미 다 마쳤다"면서 "이제는 힘을 기르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다른 선수들의 자신감도 대단하다. 김지수는 "성빈이와 두쿠르스를 이긴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기염을 토하며 "파이팅"을 외쳤다. 윤성빈은 물론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내는 당찬 포부였다.

이 감독은 "러시아 선수(알렉산더 트레티아코프)가 금지약물 복용으로 출전하지 못해 윤성빈과 두쿠르스 다음으로 김지수가 동메달을 딸 수 있다"고 거들었다. 트레티아코프는 2014년 소치올림픽 금메달을 따냈지만 도핑 적발로 메달이 박탈됐다.

정소피아도 "3년 동안 열심히 준비해왔다"면서 "후회없이 메달을 목표로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여름 훈련이 힘들고 시즌 때는 부상도 잦아 그만두고 싶었다"면서 "그러나 감독, 코치님들이 잘 붙잡아줘서 여기에 올 수 있었다"고 고된 과정을 들려줬다.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 이용 총감독(가운데)이 31일 오후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현, 이용 감독, 원윤종. 황진환 기자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 이용 총감독(가운데)이 31일 오후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현, 이용 감독, 원윤종. 황진환 기자
선수들이 이런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혹독한 훈련과 자신과 싸움을 이겨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한국 썰매에 대해 '기적'이라고 하고 윤성빈 등 선수들을 누가 발굴했느냐는 등의 얘기가 나오는데 화도 나고 우습기도 하다"고 털어놨다.

결코 기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감독은 "국내 코치 10명, 외국인 코치 7명 등 코치진이 정말 선수들과 5~7년 동안 고생하면서 노력해왔다"면서 "그런데 갑자기 성적이 좋아진 것처럼 기적이라고 얘기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성빈이 천재라고 하지만 비행기에서도 5~6시간씩 잠을 안 자고 영상을 본다"면서 "그런 노력이 있기에 지금의 윤성빈이 있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사상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스켈레톤 등 한국 썰매도 사상 최초의 역사를 노리고 있다. 이 감독은 "마지막까지 안심하지 않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썰매의 자신감이 현실화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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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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