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지 않고 먹었어요"…女봅슬레이 '살과의 전쟁'

송대성 기자| 승인 2018-01-31 15:08
여자 봅슬레이 대표팀이 31일 오후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여자 봅슬레이 대표팀이 31일 오후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아침에 일어나서 먹고, 자기 전까지 먹었어요."

봅슬레이는 1000분의 1초까지 다투는 기록경기다. 누가 가장 빨리 결승선을 통과하느냐에 따라 메달 색이 결정된다. 그리고 기록 단축에 체중은 중요한 요인이다. 공기저항이 있는 상태에서는 무거울수록 가속도가 빨리 붙고 트랙을 더 빠르게 통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봅슬레이 종목은 무게 제한이 있다. 썰매와 선수들의 체중을 합한 무게가 남자 4인승은 630kg, 2인승은 390kg, 여자 2인승은 350kg을 넘어서는 안 된다. 가벼운 것은 허용하지만 무거운 것은 용납하지 않는 것이 봅슬레이다.

서양 선수들에 비해 체구가 작은 한국 여자 봅슬레이 대표팀도 속도 향상과 기록 단축을 위해 살과의 전쟁을 펼쳤다.

여자 2인승의 파일럿 김유란(26)도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을 체중 관리로 꼽았을 정도다.

김유란은 31일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봅슬레이-스켈레톤 미디어데이에서 "체중을 불리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20kg 가까이 찌웠다. 아침에 일어나면 먹기 시작해서 자기 전까지 먹었다"면서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다 보니 적응이 됐다"고 설명했다.
봅슬레이 대표팀은 선수들의 체중 관리를 위해 전담 영양사까지 영입했다. 단순히 살만 찌우는 것이 아닌 균형 잡힌 식사로 건강까지 생각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대표팀에 큰 도움이 됐다.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 이용 총감독(왼쪽 두번째)이 31일 오후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유란, 이용 감독, 김유란, 김민성. (사진=황진환 기자)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 이용 총감독(왼쪽 두번째)이 31일 오후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유란, 이용 감독, 김유란, 김민성. (사진=황진환 기자)
이용 감독은 "영양사로부터 식단 관리를 받은 이후부터 선수들의 훈련 피로도가 급격하게 줄었다. 버티기 힘들 정도의 훈련도 중요하지만 영양 섭취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저녁에는 당분이 없는 빵과 떡을 먹었다. 맛보다는 건강식으로 먹어야 했기 때문에 선수들이 많이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이제 살과의 전쟁도 사실상 끝이 났다. 실전 무대에서 실력을 뽐낼 일만 남았다.

남자 대표팀에 비해 실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은 여자 대표팀. 그러나 평창에서 한국 썰매의 새 역사를 창조하겠다는 마음은 그 누구보다 강했다.

이용 감독은 "남자 대표팀과 비교해 스타트가 약하지만 드라이빙은 많이 좋아졌다"면서 "스타트 기록만 줄인다면 메달권은 아니더라도 올림픽에 무대에서 새 역사를 쓸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선수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김유란은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김민성은 "최상의 컨디션으로 올림픽 무대에서 좋은 경기 보여드리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신미란 역시 "눈물 흘리면서 준비한 만큼 후회 없는 결과를 거두겠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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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송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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