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경북 구미시 소재 골프존카운티 선산(파72, 7104야드)에서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DGB금융그룹 볼빅 대구경북오픈(총상금 5억원) 최종라운드가 치러졌다.
종전 경북 칠곡의 파미힐스컨트리클럽에서 올해 골프존카운티 선산으로 장소를 옮겨 치러졌다. 골프 열기가 뜨거운 경북지역에서 치러지는 이번 대회에는 어김없이 수 많은 갤러리들이 모였고, 승부 역시 유난히 치열했다.
최종라운드에서도 한 때 공동 선두가 8명이 되는 등 혼전 양상을 보였고, 1타, 1타 피말리는 우승 경쟁 속에 선수들은 한 껏 예민해졌다.
김비오는 전반 홀에서 버디와 보기를 2개씩 기록하며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김비오의 질주는 후반 홀에서 시작됐는데, 10번 홀과 11번 홀에서 연속으로 버디를 낚았다.
하지만 이후 3개 홀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했고, 공동 선두로 추격을 당해 올라선 16번 홀(파4) 티잉 그라운드에서 사건이 벌어졌다.
김비오가 다운 스윙을 할 때 갤러리의 핸드폰에서 촬영음이 났고, 김비오는 제대로 스윙을 구사할 수 없었다.
결국 티 샷이 러프에 떨어졌고, 러프에서 친 세컨드 샷도 그린에 올라가지 못했다. 하지만 파로 홀아웃하며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어 17번 홀(파3)에서 칩 인 버디로 다시 단독 선두가 된 김비오는 18번 홀을 파로 마치며 최종합계 17언더파를 기록했다.
먼저 경기를 마친 김대현에 1타 차로 앞선 김비오는 시즌 2승 사냥에 성공했다.
김비오는 이번 우승으로 대상포인트 1위, 시즌 첫 다승자 등의 타이틀을 달았지만 갤러리를 향해 손가락 욕을 하는 등의 행위로 퇴색됐다.
2010년 데뷔 하며 그해 대상과 최저타수상, 신인상 등을 수상한 슈퍼루키 김비오는 바른 생활, 인성갑 등의 이미지였다. 데뷔 초반에는 경기 중 코스에 떨어진 쓰레기를 줍는 등 '필드 위 환경미화원', '쓰레기 줍는 선수' 등의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그 해 11월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 도전해 4위로 합격하면서 2011년 최연소로 PGA투어 진출에 성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생각대로 잘 풀리지 않았고, 2012년 PGA투어 카드를 잃었다. 큐스쿨 4위로 작년에 PGA 2부투어 웹닷컴투어에서 활동했으나 또 다시 시드를 잃었고, 코리안투어 시드 역시 잃었다. 올해 퀄리파잉 스쿨을 통해 코리안투어에 복귀한 김비오는 4월 군산CC 전북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7년 만에 코리안투어 우승에 성공했다.
올해 부활에 성공하며 다시금 최고의 한 해를 꿈꾸던 김비오는 이번 행위로 인해 그간 쌓아온 이미지가 물거품이 됐다.
김비오는 16번 홀 상황에 대해 "16번 홀은 찬스 홀이다. 샷을 하기 전에 캐디가 '조용히 해달라, 핸드폰 내려달라' 라는 부탁을 했는데, 백스윙이 내려오는 순간 소리가 났다. 멈추려는 순간 스윙을 멈추지 못해서 탑핑이 났고, 볼이 채 100m도 날아가지 못했다. 정확히 스코어는 알지 못했지만, 우승에 근접한 상황인 것은 알았기 때문에 감정이 더 격해져 나도 모르게 욕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갤러리들의 소음은 선수들이 이겨내야할 의무다. 못이겨내면 큰 무대에 나갈 수 없다고 생각하며 겸허히 받아들이며 플레이했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이었고, 예민한 상황에서 절제할 수 없었다. 누가 한 지는 모르지만 소리가 난 쪽으로 손가락 욕을 했다"고 했다.
티잉 그라운드 뿐만 아니라 세컨샷에서도 갤러리들의 소음은 여전했다. 김비오는 "3차례 정도 다시 어드레스를 해야했다. 하지만 끝까지 마음을 잘 다스리고 경기를 잘 마쳤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비오는 "화살이 나 뿐만 아니라 협회나 관계자들에게도 돌아가는 것 같아서 더욱 죄송하다. 죄송하다는 말 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 그에 합당한 벌을 받는 것은 규정상 사실이며,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다. 지금은 마음 비우고 있다"고 하며 "아직 인성적으로 덜 성숙한 것 같다. 더욱 성숙한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편, KPGA는 내일(30일) 상벌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구미=김현지 마니아리포트 기자/928889@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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