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레마에 빠진 추신수, 류현진, 트라웃, 콜

장성훈 기자| 승인 2020-05-29 06:22
 텍사스 레인전스 추신수.
텍사스 레인전스 추신수.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


[LA=장성훈 특파원]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 게릿 콜(뉴욕 양키스) 등 메이저리그 고연봉자들이 딜레마에 빠졌다.
구단주들이 제안한 연봉액에 따른 차등 삭감안을 받아들여야 할지, 아니면 개막 후 출전을 거부할지 난감한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차등 삭감안을 받아들이게 되면 금전적으로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되고, 출전을 거부하면, ‘있는 자의 횡포’라는 여론의 비난에 시달려야 한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노출 가능성을 이유로 출전을 거부하는 것 또한 이제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선수 뿐 아니라 모두가 같은 리스크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 사회는 의사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경제활동을 재개하며 코로나19와 함께 생활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 이래저래 선수들의 입지가 약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어찌 보면 구단주들이 이같은 사회적 분위기를 잘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여론은 자기편이라고 여기는 듯하다.

구단주들에게도 리스크는 있다.

만에 하나 일부 스타급 선수들이 실제로 개막 후 출전을 하지 않으면 그들 역시 손해를 볼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은 구단주들은 이미 그런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이들은 구단주들이 지금 선수노조와 거래를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즉, 상황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정보를 수집하고, 자신의 속을 감추고, 상황이 유리해질 때까지 기다리고, 유리한 상황이 닥치면 그 기회를 재빨리 낚아채는 거래의 기술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선수노조가 말려들고 있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연봉 액에 따른 삭감안도 그런 차원에서 나왔다고 본다. 선수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도 당장 100경기 이상 하겠다는 것만 봐도 그렇다는 것이다.

연봉액에 따라 차등 삭감을 할 수밖에 없는 것에 대한 구단주들의 논리적 근거에 선수들이 마땅한 대응책을 마련하기는 힘들어 보인다는 게 이들의 진단이다.

선수노조는 가만히 있다가 구단주들에게 허를 찔린 모양새다.

구단주들은 설사 슈퍼스타급 선수들이 출전을 거부한다 해도 상황이 상황인 만큼 크게 동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이들은 예상한다.

출전하기 싫으면 하지 말라는 식이다. 대체 선수들로 경기하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어차피 비정상적으로 치러질 이번 시즌에 구단주들은 설사 최악의 경우 선수노조가 파업을 선언한다 해도 “어쩔 수 없다”며 배짱부릴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한편, 구단주들의 차등 삭감안에 대한 선수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긴 하지만, 이는 고액연봉자들이 그렇다는 것이지 상대적으로 적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선수노조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각 2100만 달러와 2000만 달러를 받게 되어 있는 추신수와 류현진은 불만이 클 것이고, 상대적으로 저연봉자인 김광현(400만 달러)과 최진만(85만 달러)은 달리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벌 만큼 벌어놓은 선수들이 “있는 자들의 횡포”라는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잠재우면서, 따지고 보면 자기들보다 더 많이 가졌으면서도 주판알을 튕기고 있는 구단주들을 굴복시킬 수 있는지 주목된다.

[장성훈 특파원/report@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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