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 노트] 트럼프 대통령은 왜 외국인 프로선수 코로나 관련 입국 금지를 면제했나

김학수 기자| 승인 2020-07-27 16:34
NBA의 대표적인 외국인 선수인 밀워키 벅스의 지아니스 아테토쿤보(그리스). 지난 해 MVP에 오른 데 이어 이번 시즌에서도 MVP 수상이 유력시되고 있다.
NBA의 대표적인 외국인 선수인 밀워키 벅스의 지아니스 아테토쿤보(그리스). 지난 해 MVP에 오른 데 이어 이번 시즌에서도 MVP 수상이 유력시되고 있다.
'미국 입국, 왜 스포츠는 되고 다른 분야는 되지 않나’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입국 정책과 관련, 혼선된 결정에 세계인들이 의아해하고 있다. 스포츠와 다른 직업에 대해 상이한 잣대로 입국 정책을 시행하기 때문이다.
미국 행정부는 올해 코로나19 대유행과 함께 지난 수개월간 과감한 규제 조치를 취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미국 입국에 관련한 사항이다. 그동안 전면적으로 봉쇄했던 미국 입국이 스포츠에 대해서만 일부 해제되는 모습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부분의 신규 이민자와 임시 비자 소지자의 입국을 막았지만 프로 운동선수들에 대해선 제한을 면제해준 것이다

채드 울프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 직무대행은 미국 프로 스포츠 경기에 출전하는 일부 외국인 선수에 대한 코로나19 관련 입국 금지 조치를 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22일 성명에서 "오늘날 환경에서 미국인들에게는 스포츠가 필요하다"며 "경제를 다시 열어야 할 때이며 프로 운동선수들을 복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입국 금지 면제는 선수들 외 스포츠리그 운영에 필수적인 직원, 배우자, 부양가족 등에게도 적용된다. 면제 대상이 되는 스포츠 종목은 메이저리그(MLB), 미국프로농구(NBA), 미여자프로농구(WNBA), 미국 프로골프협회(PGA),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남자프로테니스(ATP), 여자프로테니스(WTA) 등이다.
미국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7일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프로스포츠 외국인 선수에 대한 입국 완화조치는 주요 스포츠에서 외국인 선수들의 수가 증가하는 것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코로나 19로 리그가 폐쇄됐던 프로스포츠 팀들은 최고의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서 최고의 플레이어를 원하는데 대부분 외국인 선수들이 좋은 타킷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국가정책재단(NFAP)에 따르면 외국 태생의 선수들은 미국 프로스포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통계를 보여준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외국인 출신 선수가 23%, 메이저리그(MLB)에서 29%, 내셔널하키리그(NHL)에서 72%를 차지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NBA와 MLB에서 기록한 외국인 선수는 지금껏 가장 높은 비율이라는 것이다.
NFAP는 "외국 태생의 운동선수가 다른 외국 태생의 노동자들보다 직업을 가질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 NFAP는 "최고 인재를 영입해 리그의 매력을 높이는 것이 NBA 성공의 열쇠였기 때문에 외국인 출신 선수들의 증가는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NBA 선수 평균 연봉은 외국인 출신 선수가 적었던 1982~83년 24만6000달러에서 23%가 외국인 출신이던 2019~20년 770만달러로 1254%(물가상승률 조정) 증가했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메이저리그 평균 연봉도 1980~2020년 1052%(인플레이션 조정) 증가했다. 1970~2018년 평균 NHL 급여는 3,041% 올랐다.
NBA 수익은 1982-83시즌 1억1800만 달러에서 2018-19시즌에는 거의 90억 달러로 3,112% 증가했다. 메이저리그 매출은 1995년 14억 달러에서 2019년 107억 달러로 400% 증가했다. 2009-10년 NHL 수익은 29억3000만 달러였다. 2018-19시즌에는 50억 달러 이상으로 증가했다.
미국 프로스포츠 종목에서 선수들의 평균 급여가 천문학적인 숫사로 증가하고 시장 규모도 엄청나게 확대된 것은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개방이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
NBA의 경우 전체 로스터 463명 중 총 108명이 외국인 출신이다. 1992년에는 리그 선수들 중 5%만이 외국인 출신이었다. 외국인 출신 NBA 선수 출신 43개국 가운데 선두 국가는 캐나다(19명), 프랑스(8명), 세르비아(6명),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5명), 호주(4명), 크로아티아(4명) 등이다. 2020년 미국프로농구(NBA) 올스타전 선발 10명 중 4명, 전체 25명 중 6명(24%)은 지아니스 아테토쿤보(그리스), 조엘 엠비드(카메룬), 파스칼 시아캄(카메룬), 루카 돈치치(슬로베니아) 등 외국인 출신이었다.
결과적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프로스포츠의 흥행을 도우며 경제 회생과 국가적 활력을 이끌기 위해 프로스포츠의 외국인 선수 유입을 부채질 해준 셈이 됐다. 제조업 등과 같은 부문에서는 꽁꽁 문을 걸어놓고 말이다. 세계를 향한 트럼프 행정부의 이율배반적인 정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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