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 것없는 승리로 질주하던 다승 경쟁이 주춤해졌다. 두산의 라울 알칸타라는 10승 이후 두 게임 연속 승리를 챙기지 못했고 NC의 드류 루친스키도 10승에서 제동이 걸렸다. 뿐만 아니다. 평균자책점 1위 자리를 두고 경쟁을 하던 토종 구창모(NC)와 에릭 요키시(키움)은 '아홉 고개'를 넘기가 벅차다. 이 틈새를 노린 오드시라머 데스파이네(KT)가 슬그머니 따라붙어 반환점을 돈 프로야구 다승 경쟁이 새로운 양상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지난 5월 12일 KT전 5⅓이닝 5실점(10피안타 6탈삼진) 한 이후 올시즌 개인 최다 실점 타이다. 이 바람에 1점대(1.99)에 턱걸이하고 있던 평균자책점이 2.36까지 치솟았다. 4연승 뒤 1패, 그리고 6연승의 호조가 일단 제동이 걸린 셈이다.
알칸타라는 2일 NC전에 선발로 나섰다. 알칸타라는 8회 무사에 대타 박석민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한 뒤 3-1로 앞선 가운데 마운드를 이현승에게 물려주기 전까지 7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잘 던져 승리를 눈앞에 두었다. 하지만 이현승이 NC 4번 강진성에게 좌월 3점 홈런을 맞으면서 자책점이 2점으로 늘어나고 승리까지 한꺼번에 날아갔다.
알칸타라는 이에 앞서 지난 28일 일주일만에 요키시와 가진 리턴매치에서도 팀이 2점을 먼저 뽑아 주었으나 6회에 2실점 1자책점(5피안타 3탈삼진)하면서 승리를 놓쳤다. 이 바람에 알칸타라는 올시즌 개막전서 LG에 3실점으로 패한 뒤 10연승하는 거칠 것없는 상승세를 보였으나 최근 2게임 연속 2실점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보태는데 실패해 여전히 10승에서 머물고 있다. 특히 알칸타라는 올해 16게임에서 14차례 퀄리티스타트를 하는 등 등판 게임마다 후반으로 갈수록 구속이 150㎞를 쉽게 넘어서는 압도적인 피칭을 하고 있으나 최근 2게임 연속 승리를 못 챙긴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현재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위(1.55)로 토종의 자존심을 한껏 올려주고 있는 구창모는 지난 26일 KT전서 보기 드물게 KT의 황재균, 배정대, 심우준에 각각 홈런을 맞아 홈런 3개로 3실점(7이닝 6피안타 7탈삼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3으로 앞서 8회에 마운드를 배재환에게 맡겼으나 팀이 4-5로 역전패해 10승고지를 밟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그리고 구창모는 27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올해 한번도 쉬지 못해서 선발 로테이션을 한번 정도 건너뛰는 휴식 차원이다. 이 계획대로라면 이번 주말 KIA 3연전 정도에 등판하게 된다.
전반기서 한때 평균자책점에서 구창모를 앞섰던 요키시도 지난 7월 21일 알칸타라와 선발 맞대결에서 5⅔이닝 6실점하는 부진으로 3패째(9승)를 당한 이후 역시 2게임째 승패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요키는 알칸타라와 맞붙기 전까지 평균자책점이 구창모와 함게 1점대(1.62)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이후 2점대(2.12)로 올라 선뒤 현재 2.25로 3위에 랭크되고 있다.
이렇게 뜨거운 다승 선두 경쟁을 벌였던 이들이 주춤한 틈을 타 데스파이네가 최근 KT의 호조에 힘입어 슬글슬금 선두 경쟁에 뛰어들 태세다. 즉 이들 다승 그룹들이 지난 20일 이후 승수를 못 보태고 있는 사이 25일 NC전(6⅔이닝 1실점), 30일 KIA전(7이닝 8탈삼진 1실점)으로 연거푸 승리를 추가해 어느새 8승으로 턱밑까지 쫓아왔다. 무엇보다 데스파이네는 다른 투수들이 5일 휴식 후 6일째에 등판하는 것과 달리 데스파이네는 4일 휴식 후 등판해 승수보태기에 일단 유리한 셈이다.
데스파이네에 앞서 일찌감치 8승을 올렸던 삼성의 데이비드 뷰캐넌은 최근 팀이 10게임에서 2승8패로 극심한 부진에 겪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 해 8승 뒤 3연패에 빠져 승수 보태기가 주춤해 졌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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