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포커스]'설욕과 연승은 잊어라, 오늘은 전쟁이다' -- 100% 확률을 위한 고척 결투

정태화 기자| 승인 2020-11-23 09:27
MC 구창모, 두산 플렉센 5일만에 재격돌
NC 구창모가 2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계속되는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 선발로 등판해 2차전서 맞대결했던 크리스 플렉센과 재대결을 벌인다. [사진 연합뉴스]
NC 구창모가 2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계속되는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 선발로 등판해 2차전서 맞대결했던 크리스 플렉센과 재대결을 벌인다. [사진 연합뉴스]
닷새만에 5차전에서 다시 맞붙는다. 이제 한가하게 설욕이냐 연승이냐를 따질 겨를이 없다. 승리는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가는 초고속 열차를 타고 패하면 벼랑끝에서 한발만 걸친 채 힘겹게 올라서야 하는 위험한 처지가 된다. 우승의 향배가 갈리는 전쟁이나 마찬가지다.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2020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이 23일 오후 6시30분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다. 2승2패로 사이좋게 균형을 이룬 가운데 맞이하는 5차전에서는 NC의 '영건 대표주자' 구창모와 두산의 '가을 남자' 크리스 플렉센이 선발 맞대결을 벌인다. 불과 닷새만의 재격돌이다.

구창모와 플렉센은 올시즌을 통틀어 보면 3번째 맞대결이다. 5월 20일 정규리그에서 처음으로 맞붙어 서로가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아래 표 참조). 그리고 두번째가 지난 18일 한국시리즈 2차전이다. 여기서는 플렉센이 6이닝 5안타 1실점, 구창모가 6이닝 7안타 3실점(2자책점)으로 플렉센이 승리투수가 되면서 1승1무가 됐다. 따라서 이번 5차전은 구창모의 설욕전 양상을 띠고 있다.

10월부터 무패가도에 압도적인 구위를 자랑하는 두산의 플렉센이 23일 토종 최고 좌완으로 등장한 구창모와 닷새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의 향배가 걸린 5차전에 선발로 나서 재대결을 벌인다.
10월부터 무패가도에 압도적인 구위를 자랑하는 두산의 플렉센이 23일 토종 최고 좌완으로 등장한 구창모와 닷새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의 향배가 걸린 5차전에 선발로 나서 재대결을 벌인다.
NC와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 서로 '홈 1차전 승리, 2차전 패배'를 하면서 2승2패로 사이좋게 균형을 이루었다. 그러나 5차전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르다. 5차전 승리는 3승을 올린다는 뜻이다. 2000년대 들어 실시한 한국시리즈에서 먼저 3승을 올린 팀이 우승을 하지 못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바로 한국시리즈 우승의 지름길이다. 그만큼 5차전의 승패가 그만큼 중요하다. .

따라서 이번 5차전은 단순히 설욕이냐, 연승이냐를 따질 겨를이 없다.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총력전이다.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지만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지는 연유이기도 하다.

NC는 4차전에서 에이스인 드류 루친스키가 7회에 마무리로 깜짝 등판해 2⅔이닝 39개의 공을 던져 5차전 선발이 어려워 구창모가 나설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두산은 1차전에서 패전을 안기는 했지만 올시즌 유일한 20승투수로 5일을 쉰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 대신 4일을 쉰 8승(4패)의 플렉센을 선발로 내 세웠다. 즉 정규리그의 성적이 문제가 아니라 10월 4연승 무패(평균자책점 0.85), 그리고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를 거치며 포스트시즌 4게임 2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1.21로 압도적 구위를 보이고 있는 플렉센을 더 믿을 수 있다는 의미다.

20일 한국시리즈 3차전 5회말 2사 뒤 NC 유격수 노진혁이 두산 페르난데스의 평범한 땅볼에 실책을 범해 동점을 허용한 뒤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20일 한국시리즈 3차전 5회말 2사 뒤 NC 유격수 노진혁이 두산 페르난데스의 평범한 땅볼에 실책을 범해 동점을 허용한 뒤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NC 수비, 두산 공격 살아나야
지난 2차전에서 구창모와 플렉센은 사실 최고의 피칭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NC 타자들의 잘 맞은 타구들이 심지어 자신의 팔에 맞고 플라이볼이 되면서 병살이 되는 등 5개의 병살이 나온 덕분에 1실점을 하고 승리투수가 되었다. LG와의 준PO, KT와의 PO에서 11개씩의 삼진을 잡아내던 위력적인 투구는 분명 아니었다. 연투의 피로감이 느껴졌다. 그렇지만 승리를 이어 갔고 두산은 만족할 수 있었다.

구창모도 마찬가지다. 7안타를 맞으면서 3실점으로 버티기는 했지만 전반기처럼 타자를 압도하는 구위는 보여주지 못했다. 다만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 처음으로 6이닝에 100개의 공을 던졌다는데서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따라서 5차전은 팽팽하게 이어가는 투수전보다 의외로 타격전 양상을 띨 수도 있다. 이럴 경우 결국 집중력 싸움이 된다.

지난 4차전까지 NC와 두산은 정규리그와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즉 정규리그에서 탄탄한 수비가 강점이었던 NC는 수비에서, 타격이 강점이었던 두산은 타격에서 서로가 결정적인 약점을 드러냈다.

NC는 KS 4게임에서 모두 실책을 저질렀다. 무려 6개나 된다. 이 가운데 1~3차전에서 범한 5개의 실책은 모두 실점으로 연결됐다. 애런 알테어가 4차전에서 연속 도루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두산 포수 박세혁의 멋진 송구에 3개의 도루 실패도 공격의 맥을 끊었다. 3할대 팀 타율(129타수 39안타, 타율 0.302), 2점대 평균자책점(2.57)에도 불구하고 2할2푼대(0.228)에다 4점대가 넘는 평균자책점(4.37)의 두산에 2패를 당한 것은 결국 수비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었다.

지난 18일 한국시리즈 2차전. 4회초 NC 선발 구창모로부터 1점홈런을 날린 김재호가 환호하고 있다. 두산은 이번 한국시리즈들어 심각한 타격부진에 빠져 있다.
지난 18일 한국시리즈 2차전. 4회초 NC 선발 구창모로부터 1점홈런을 날린 김재호가 환호하고 있다. 두산은 이번 한국시리즈들어 심각한 타격부진에 빠져 있다.
이와 달리 두산은 타격부진이 심각하다. 2, 3차전 데일리 MVP인 김재호가 12타수 7안타(타율 0.583) 1홈런 6타점, 정수빈이 15타수 5안타(타율 0.333)로 제몫을 해주고 있을 뿐 4번타자인 주포 김재환이 16타수 1안타(타율 0.063)인 것을 비롯해 박건우(12타수 1안타), 허경민(15타수 3안타), 오재일(14타수 3안타), 최주환(12타수 3안타), 호세 페르난데스(15타수 4안타, 홈런 2개)가 모두 제 컨디션은 아니다. 한국시리즈 4게임 팀타율이 0.228(127타수 29안타)로 정규리그에서 1위(타율 0.293)다운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특히 두산은 4차전에서 NC 송명기와 루친스키에 타선이 꽁꽁 묶여 김재호만이 3안타를 날렸을 뿐 나머지 타자들은 모두 범타에 그쳐 결국 영패를 당했다. 두산이 한국시리즈에서 영패를 당한 것은 2017년 10월 26일 KIA와의 2차전서 양현종에게 단 4안타로 눌리면서 0-1로 패한 이후 한국시리즈 14게임째 3년 만에 당한 수모였고 충격이었다. 과연 하룻만에 이 충격에서 얼마나 벗어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창단 첫 우승의 꿈에 부풀어 있는 NC, 한국시리즈에서 더 무서운 힘을 보여 준 두산- 이제 한국시리즈 우승의 갈림길될 5차전이 눈앞에 다가왔다.

[마니아포커스]'설욕과 연승은 잊어라, 오늘은 전쟁이다' -- 100% 확률을 위한 고척 결투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report@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0

TOP

pc로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