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215] 왜 ‘에이스(Ace)’라고 말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0-11-29 08:12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은 '에이스'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사진은 투구를 하는 김광현 모습.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은 '에이스'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사진은 투구를 하는 김광현 모습.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고 한다. 투수가 강한 팀이 경기에서 이기고, 투수진이 강한 팀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타력이 좋은 타자들이 많더라도 투수진이 빈약하면 우승권에 들 수가 없다. 투수들에 대한 용어가 유난히 많은 이유도 투수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투수들이 언론이나 팬들로부터 듣기 좋아하는 말은 아마도 에이스(Ace)일 것이다. 에이스는 팀에서 기둥 투수를 말한다. 투수 로테이션에서 첫 번째로 내세운다. 부상이나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면 에이스는 대개 개막전에 출전한다. 우승 향방이 가려지는 중요한 플레이오프 등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부동(不動)의 에이스는 팀의 중심 투수로 아무도 그 자리를 넘보지 못하는 팀의 대표이다.
일본 야구에서도 에이스는 별도의 한자어가 없이 그냥 영어 원어로 부른다. 국내 야구도 별도의 한자를 쓰지 않고 에이스라고 말한다. 원래 에이스에 관한 기원설은 두 가지가 알려져 있다. 에이스는 서양 카드놀이에서 조커를 제외한 최강의 패를 말한다. 에이스는 최고의 의미 말고도 숫자 ‘1’이라는 의미도 갖는다. 골프에서 홀인원을 에이스라고 말하는 것은 1타만에 홀인에 성공했다는 뜻이다. (본 칼럼 59 ‘왜 ’‘홀인원(Hole in one)’을 ‘에이스(Ace)’라고 말할까‘ 참조)
또 다른 설은 미국 초창기 야구 시절 최고의 투수 이름에서 유래됐다는 것이다. 이야기는 '카운트(Count)’'라는 별명을 가진 아사 브레인라드(Asa Brainard, 1841-1888)에서 비롯됐다. 미국야구 역사에 따르면 그는 뉴욕 브루클린 엑셀시오르 클럽에서 투수로 활약한 뒤 최초의 완전 프로 야구팀인 신시내티 레드 스타킹의 간판 투수였다. 원래 2루수겸 외야수였던 그는 엑셀시오르 클럽에서 당시 최고의 투수였던 짐 크레이톤(Jim Creighton, 1841-1862)가 조기 사망한 뒤 팀 주축투수를 맡아 빼어난 실력을 보여주었다. 1868년 레드스타킹스로 팀을 옮긴 그는 팀의 역사를 바꾸며 최고의 투수로 화려한 명성을 날렸다. 그는 1864년부터 ‘Acey’라는 닉네임으로 불리다가 1875년부터 ‘Ace’로 줄여 불렸다. 그의 이름 ‘Asa’와 연관된 이미지의 별명이었다. 수십년 이후 팀에서 최고의 투수를 말하는 의미로 에이스라는 말이 널리 사용했다는 것이다.

예전 국내야구서는 팀 에이스에게 등번호 1번을 달게하기도 했다. 9명의 주전에게 포지션별로 등번호를 배정하며 가장 중요한 주전 투수에게 1번을 부여했던 것이다. 일본야구 최고의 명문팀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에이스들에게 전통적으로 18번 등번호를 수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 야구에서 에이스는 최고의 선발투수를 지창하는 것이 아닌 경기에 출전하는 엘리트 투수들을 말하는게 일반적이다. 구원투수인 불펜(Bullpen) 투수에게도 에이스라는 말을 붙여 ‘불펜에이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언론과 팀들은 팀 에이스를 보통 여려 명 꼽는 경우가 많다.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경우 류현진(33)을 비롯 타이 워커(28), 맷 슈메이커(34) 등이 올해 에이스로 활약하는 모습을 언론 등은 비중있게 보도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올해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던 김광현(32)은 별명이 에이스이기도 하다. 한국 언론은 김광현 이름 앞에 에이스라는 별명을 붙인다. 류현진을 ‘괴물’, 국내 야구 최고 투수 기아 타이거스의 양현종(32)을 ‘대투수’라고 부르는 것처럼 김광현에게 최고의 이미지라는 뜻으로 이 말을 붙이는 것이다.

2013년 NC 다이노스에 함께 영입된 외국인 투수인 아담 로버트 윌크(Adam Robert Wilk), 찰리 쉬렉(Charles J. Shirek), 에릭 린 해커(Eric Lynn Hacker) 등 세 사람의 머리 글자를 따 ‘ACE 트리오’라고 불렀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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