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포커스]'최고 시즌 김하성은 메이저리그로, 최악 시즌의 박병호는 캡틴으로'---2021 키움의 기상도는?

정태화 기자| 승인 2021-01-16 10:04
키움은 최근 8년 동안 강팀으로 이미지를 굳혔다. 하지만 2021시즌 김하성의 메이저리그 진출, 베테랑 불펜 FA인 김상수의 이적으로 전력약화가 불가피해졌다. 과연 2021년은?
키움은 최근 8년 동안 강팀으로 이미지를 굳혔다. 하지만 2021시즌 김하성의 메이저리그 진출, 베테랑 불펜 FA인 김상수의 이적으로 전력약화가 불가피해졌다. 과연 2021년은?
2021시즌 키움 히어로즈의 기상도는 어떨까?

2020시즌 막바지부터 키움은 KBO 리그의 화제의 중심에 섰다. 10월8일 정규리그 3위를 달리던 감독을 전격 경질하고 코치 경험조차 일천한 감독대행을 내세우면서 시작한 일련의 사건들은 포스트시즌 내내 구설수였다. KBO의 권위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고 선수들을 사유화하는가 하면 팬 사찰 의혹까지 불거지는 등 그야말로 40년 프로야구 역사에 길이 남을 오점들로 점철했다.
보통은 이런 뒤숭숭한 사건들이 잇달아 터지는 팀들은 이듬해 성적이 곤두박질치기 마련이다. 과연 키움도 그 전철을 밟게될지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키움은 15일 신임 허홍 대표이사를 맞았다. 지난달 11월 26일 전임 하송 대표이사가 사임한지 무려 한달하고도 20일만이다. 그러나 정규리그 막판이던 10월 8일 전격적으로 경질된 손혁 감독 후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코칭 스태프들을 구성하고 새 주장을 임명하는 등 선수단 전체의 조각은 거의 마쳤다.

감독은 그냥 부임해서 있는 선수들을 가지고 팀을 꾸려가기만 하면 되는 형태다. 지금까지 감독 중심으로 운영되던 선수단이 이제는 완전히 프런트 중심으로 바뀐 모양새다. 아니면 대외적으로 감독을 발표만 하지 않았을 뿐 실제로는 내정된 감독이 모든 선수단 구성을 직간접으로 관여했을 수도 있다.

키움은 창단 6년째인 2013년부터 지난 8년 동안 2017년 7위에 그치면서 단 한차례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을 뿐 가을야구의 단골손님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2021시즌 키움은 수비와 타격의 핵심인 김하성이 메이저리그로 진출하고 베테랑 불펜인 FA 김상수마저 사인앤트레이드로 SK로 떠나면서 자연스럽게 전력이 약화됐다.

토종 최고 홈런타자인 박병호는 지난해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2021시즌 키움은 캡틴 박병호의 부활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토종 최고 홈런타자인 박병호는 지난해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2021시즌 키움은 캡틴 박병호의 부활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이제 그 공백은 2021시즌 캡틴을 맡은 박병호와 초특급신인으로 KBO 리그 역대 2위 계약금(9억원)을 받은 장재영이 어느 정도 메꾸어주느냐에 달려 있다. 이 가운데도 박병호의 역할은 두말할 나위없이 크다.

박병호는 2016년과 2017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바람에 KBO 리그 공백이 있었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토종 최고의 홈런타자다. 심지어 '국민타자' 이승엽은 자신을 능가할 수 있는 최고 타자라고 극찬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병호는 2020시즌 최근 7년만에 최악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잦은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결정적인 찬스에서는 배트가 헛돌았다. 2012년 이후 처음으로 규정타석도 못 채웠고 타율(0.223)도 역대 최저였다. 트레이드 마크인 홈런도 21개로 가장 적었다. 타점(66점)도 최하였다. 반면 삼진은 93게임에 114개로 게임당 1.2개나 됐다. 당연히 장타율(0.450)과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BP(0.352)도 제일 밑바닥이었다. 이 바람에 올시즌 연봉이 무려 5억원이나 삭감됐다. 여전히 팀내 최고 연봉(15억원)이지만 국내 대표 홈런타자로 자존심이 상할만하다.

박병호가 최악의 시즌을 보내는 동안 김하성은 역대 최고 시즌을 마치면서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이루었다. 이제는 김하성의 공백을 박병호가 메꾸어 줄 차례가 됐다.
박병호가 최악의 시즌을 보내는 동안 김하성은 역대 최고 시즌을 마치면서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이루었다. 이제는 김하성의 공백을 박병호가 메꾸어 줄 차례가 됐다.
이렇게 박병호가 최악의 시즌으로 울상을 하는 동안 김하성은 역대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김하성은 처음으로 홈런이 30개를 넘어섰고 100득점(111점)-100안타(163안타)-100타점(109타점)을 2년 연속 이루었다. 도루도 23개나 됐고 장타율(0.523)과 OBP(0.397)는 커리어하이였다. 키움이 2020시즌 5강에 턱걸이 할 수 있었던 것은 김하성의 활약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2021시즌 김하성이 떠난 자리를 이제는 박병호가 메꾸어주어야 한다. 박병호가 지독한 부진에서 살아나 준다면 서건창 이정후와 함께 어느 팀에 못지 않은 핵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특히 박병호는 올시즌을 마치면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는다. 올시즌 성적이 또다른 대박을 칠 수 있는 기회다. 그리고 키움이 지금까지 이어 온 강팀으로서의 면모도 지켜내야 한다. 그게 바로 캡틴의 자격이자 품격이기도 하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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