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297]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Olympic de Marseille)의 ‘올랭피크’는 어떤 의미일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1-02-19 06:28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는 PSG와 함께 프랑스 프로축구를 대표하는 전통의 팀이다. 사진은 올림픽 정신을 상징하는 흰색과 하늘색 유니폼을 입은 마르세유 선수들이 골을 넣고 기뻐하는 모습. [마르세유 인스타그램 캡처]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는 PSG와 함께 프랑스 프로축구를 대표하는 전통의 팀이다. 사진은 올림픽 정신을 상징하는 흰색과 하늘색 유니폼을 입은 마르세유 선수들이 골을 넣고 기뻐하는 모습. [마르세유 인스타그램 캡처]
프랑스의 대표적인 명문 축구팀인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Olympic de Marseille)는 팀 명칭만 놓고 보면 축구팀이라는 것을 알 수가 없다. 축구팀을 뜻하는 단어가 없기 때문이다.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는 우리 말로 번역하면 마르세유 올림픽이라는 뜻이다. 마르세유는 연고지역인 프랑스 제2의 도시를 말하며 올림픽은 말 그대로 그리스에서 처음 시작한 올림픽이다. 올림픽이라는 단어를 축구팀 이름으로 쓴 것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

유럽인들에게 그리스는 영원한 이상향이다. 고대 그리스는 서양 문명의 발상지로 고상하고 우아하고 고요한 이미지를 갖는다. 영국의 비교법학자이자 역사가인 헨리 메인(1822-1888)은 “자연의 힘을 제외하곤 유럽에서 그리스와 연관되지 않은 것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유럽의 모든 것은 그리스로 통한다. 마르세유는 원래 그리스인이 최초로 정착한 지역이다. 기원전 6세기 소아시아 에게 해안에 있던 포카이아(현재 터키 푸아)에서 온 이들이 자리를 잡아 세운 도시로 알려져 있다. 마르세유는 로마시대인 5세기 경 게르만족에게 지배를 당하다가 12세기 자치도시가 됐다. 프랑스로 편입된 것은 14세기부터였다. 올림픽이라는 말을 팀이름으로 쓴 것은 평화와 화합을 표방하는 고대 그리스 올림픽 정신을 이어 받으며 마르세유가 그리스와 연관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마르세유는 1892년 럭비팀인 풋볼 클럽 드 마르세유(Football Club de Marseille)와 펜싱팀인 레페(L’Épée)를 르네 뒤포르 드 몽미라이라는 스포츠 행정가가 통합해 창단했다. 현재 마르세유의 팀 모토인 ‘DROIT AU BUT’는 ‘골을 향해 앞으로’라는 뜻으로 럭비 용어에서 착안한 것이었다고 한다. 창단 후 5년간은 'US Phocéenne and Football Club de Marseille’라는 스포츠클럽 이름으로 활동했다. ‘US Phocéenne’는 그리스에서 이주해 온 마르세유 사람이라는 뜻이다. 1899년 약 2500년전 포카이아를 떠난 그리스인들이 마르세유에 도착한 것을 기념하면서 팀명을 현재의 이름인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로 바꿨다. 마르세유는 올림픽 정신을 상징하는 의미로 흰색과 하늘색을 고유색으로 채택했다.

지난 2017년 홈에서 벌어진 유로파 리그 경기에서 마르세유와 터키 페네르바체와의 경기에서 마르세유 팬들은 헬레니즘을 상징하는 깃발을 흔들며 같은 그리스 출신이라는 정체성을 보였다. 하지만 원정온 터키 팬들이 이에 불만을 품고 경기장 의자를 파손하는 등 난동을 벌이기도 했다. 마르세유 팬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몇일 후 제작한 동영상에서 ‘우리는 형제다’라는 의미의 자막을 넣어 그리스와의 역사적 연관성을 강조했다.

마르세유는 1992년 유러피언컵에서 현재의 챔피언스리그로 이름이 바뀌던 해에 프랑스 팀으로서는 현재까지 유일무일하게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마르세유는 마르셀 드사이, 루디 펠러 등 화려한 멤버를 앞세워 결승에서 AC 밀란을 1-0으로 제압하고 프랑스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빅 이어(Big Ear,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컵 별칭)’을 들어 올렸다.

마르세유는 독일의 '축구 황제' 베컨바우어를 1990년부터 2년간 사령탑으로 불러들이기도 했다. 하지만 1994년 발랑시엔과의 경기에서 승부 조작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바로 2부리그로 강등됐다. 1992-93시즌 리그 우승컵도 빼앗기고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한 유럽클럽 대항전 참가 자격도 박탈당하는 흑역사를 갖고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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