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300] 프랑스 리그1을 왜 ‘농부리그(Farmer’s League)’라고 말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1-02-22 07:51
프랑스 1부리그 '리그앙'은 유럽 빅리그에서 하위리그라는 의미로 '농부리그'라는 말을 듣는다. 하지만 최근 최강팀 파리 PSG를 주축으로 빅리그 상위권 성적을 올리며 부흥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주 챔피언스리그에서 바르셀로나를 4-1로 대파한 뒤 서로 엇갈려 걷는 PSG의 음바페(왼쪽)와 바르셀로나의 메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1부리그 '리그앙'은 유럽 빅리그에서 하위리그라는 의미로 '농부리그'라는 말을 듣는다. 하지만 최근 최강팀 파리 PSG를 주축으로 빅리그 상위권 성적을 올리며 부흥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주 챔피언스리그에서 바르셀로나를 4-1로 대파한 뒤 서로 엇갈려 걷는 PSG의 음바페(왼쪽)와 바르셀로나의 메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리그1은 1부리그라는 뜻이다. 프랑스어로 ‘리그앙’이라고 말한다. 1932년 ‘나시오날(National)’이라는 이름으로 출범했으며 1933년부터 2002년까지 ‘디비지옹 1(Division 1)’이라는 이름을 쓰다가 2002-03 시즌부터 바뀌었다. 리그1은 선수궈대회를 의미하는 ‘르 샹피오나(Le Championnat)’, 영어로 ‘the French Championship’으로 불리기도 한다.

프랑스는 프로축구 1부리그 역사가 1963년 출범한 분데스리카보다 역사가 오래됐고, 국제축구연맹(FIFA), UEFA 챔피언스리그를 주도적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유럽 축구에서 리그1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 A, 독일 분데스리가보다 뒤처지는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리그 수준은 높지만 상위권팀들이 유럽클럽 대항전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리그1은 이런 이유로 인해 포르투갈 1부리그 프리메이라 리가나 네덜란드 1부리그 에레디비시와 비교되곤했다.
리그1은 빅리그를 갖고 있는 다른 나라 축구팬들로부터 ‘농부리그(Farmer’s League)’라고 불린다. 리그1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아트 사커’의 명성을 떨치며 유럽축구에서 빅 5리그로 올라섰다고 평가를 받으면서도 가장 하위수준이라는 의미로 ‘농부리그’라는 말을 듣는다. 이 말은 낮에 농사를 짓다가 저녁에 잠깐 축구를 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리그라며 비하하는 의미이다. 다른 유럽 리그와는 격이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암시한다.

리그1은 20개팀이 참가해 다른 빅리그와 규모 면에서는 별로 뒤질 것이 없지만 특정 팀이 오랫동안 리그에서 우승을 독차지해 리그가 활성화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1980년대 후반 마르세유는 리그 5연패를 달성했으며, 리옹은 2000년대 초반 7연패를 달성했다. 2010년대 이후 파리 생제르맹(PSG)이 압도적인 독주를 하고 있다.

리그1이 프랑스의 국력에 비해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로 지역색이 없어 ‘스몰팜(Small Farm)’ 구단이 대부분이라는 점을 꼽는다. 상대적으로 흥행할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했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옛 식민지인 아프리카 출신 선수들이 1980년대 이후 진출해 다른 나라 리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졌다는 것도 이유로 지적된다.

리그1 선수들은 프리미어리그와 같이 좀 더 경쟁력 있는 리그로 진출하기 위해 잠시 머무르는 중간 무대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리그1보다 프리미어리그 등이 시장성이 더 좋기 때문이다. 그래서 ‘농부리그’라는 말과 함께 리그1을 선수들을 배출한다는 의미인 ‘피더리그(Feeder League)’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리나라 선수들도 리그1을 유럽 진출의 무대로 삼는다. 서정원이 1997-98 시즌 RC 스트라스부르로 처음 진출한 이후 이상윤(FC 로리앙), 안정환(FC 메스), 박주영(AS 모나코) 등이 리그1에서 뛰었다. 2019년 황의조가 감바 오사카를 떠나 지롱댕 드 보르도로 이적했으며 2020년 윤일록이 자유계약신분으로 몽펠리에 에로 SC에 입단했다. 지난 2월 석현준은 스타드 드 랭스에서 리그 2의 트루아 AC로 이적했다.

리그1은 최근들어 빅리그로의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PSG는 2018년 바르셀로나에서 네이마르를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주고 영입하며 빅리그 최고의 구단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PSG는 카타르 왕세자가 구단주로 취임하고 카타르 국영 자본이 유입되면서 손꼽히는 부자 구단 반열에 올랐다. AS 모나코도 러시아 비료 재벌이 구단주로 취임하고 PSG 못지 않은 부자 구단이 된 이후 적극적인 투자와 체계적인 운영으로 주목받고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프랑스가 우승을 차지한 것은 리그1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언론 등에서 리그1의 PSG, 마르세유, 리옹, AS 모나코 4팀을 묶어 리그1 ‘빅4’로 분류하면서 프리미어리그 팀들과 함께 자주 거론하는 것을 볼 수 있다. 2019-20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 PSG와 리옹이 진출하면서 리그1팀들이 유럽축구 정상권을 넘보는 수준으로 상승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PSG는 결승에서 바이에른 뮌헨에 1-0으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report@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0

TOP

pc로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