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311] 포워드(Forward)를 왜 공격수(攻擊手)라고 말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1-03-05 06:0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훗스퍼의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는 손흥민의 득점 모습.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훗스퍼의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는 손흥민의 득점 모습.
포워드(Forward)는 말 그대로 축구에서 가장 앞선에 있는 선수를 말한다. 가장 앞에 있는만큼 상대 골문에 가까이 있어서 득점할 기회가 많다. 득점능력이 매우 중요한 포지션이다. 하지만 상대의 집중적인 견제도 많이 받기 때문에 득점을 올리는 게 결코 만만치 않다.

포워드라는 말은 고대 영어 ‘Foreweard’에서 유래했다. 원 뜻은 전면이나 전면 지역을 의미한다. 영어 어원사전에 따르면 1879년 축구 포지션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우리 말은 한자어로 공격수(攻擊手)라고 부른다. 상대편을 치고(攻) 때리는(擊) 사람(手)이라는 뜻이다.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해보면 공격이라는 단어는 군사 용어로 많이 등장한다. 하지만 공격수라는 단어는 단 한 건도 나오지 않는다. 이로 미루어볼 때 지금과 같은 의미의 공격수는 일제 강점기 때 들어오지 않았을까 추측해볼 수 있다. 현재는 번역 차용한 말인 공격수보다는 영어 발음 그대로 포워드라는 외래어를 더 많이 쓴다. 일본에서도 공격수 보다는 ’훠와아도(フォワード)‘라는 영어 음절을 차용한 말을 현재 보편적으로 사용한다. 중국어로는 공격수를 앞에 있다는 의미로 ’전봉(前鋒)‘이라고 쓴다.
영어권이 아닌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는 포워드를 공격을 하는 선수라는 개념을 활용해 독자적인 말로 쓴다. 스페인어 ‘Delantero’, 포르투갈어 ‘Atacante’, 이탈리아어 ‘Attaccante’, 프랑스어 ‘Attaquant’는 공격자라는 의미인 영어 ‘어태커(Attacker)’와 같은 뜻이다. 독일어는 폭풍을 의미하는 ‘Stürmer’를 포워드 개념으로 사용한다.

축구에서 포워드는 영어 약자로 ‘FW’라고 표기한다. 세부 포지션은 중앙 공격수(Centre Forward)와 세컨드 스트라이커(Second Striker), 양 사이드인 윙어(Winger)로 나뉜다. 중앙 공격수는 최전방을 맡는 스트라이커로 주로 키가 크고 득점능력이 좋은 선수들이 맡는다. (본 코너 309회 '왜 스트라이커(Striker)라고 말할까' 참조) 세컨드 스트라이커는 빠르고 민첩한 움직임을 보이는 선수들이 맡아 스트라이커를 커버하는 경우가 많다. 윙어는 좌우 라인을 폭넓게 쓰며 크로스를 올리거나 골문으로 돌파를 시도해 직접 골을 넣고 중앙 공격수나 세컨드 스트라이커에 공을 연결시켜 주기도 한다.

전술에 따라 공격수의 명칭도 바뀐다. 최전방 공격수가 3명일 때 2명의 측면 공격수가 양 옆으로 넓게 써서 크로스도 해주고 직접 마무리도 한다. 이럴 경우 중앙 공격수는 ‘센터 포워드’, 양 옆에 선 공격수를 ‘윙 포워드’라고 부른다 .2명의 공격수만을 배치할 때, 한 명은 센터 포워드 역할을 하고, 다른 한 명은 조금 뒤에 처져서 공격을 한다. 이런 유형의 선수를 세컨드 스트라이커 또는 새도우 스트라이커(Shadow Striker)라고 말한다. 공격수가 5명일 때는 센터포워드와 윙어를 뺀 나머지 2명을 인사이드(Inside) 포워드라고 부른다. 예전에는 주로 5명이 공격수가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인사이드 포워드는 중앙 공격수 바로 양 옆에 위치해 공격 공간을 만들고 중앙 공격수의 역할을 극대화하는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맡았다.

대부분 축구팀에서 공격수들은 골을 터트리는 임무를 맡고 있기 때문에 가장 많은 골을 기록한다. 팀 승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포지션이기 때문에 가장 인기가 많고 높은 연봉을 받는다. 하지만 골 기회를 무산시킬 경우 가장 많은 비난을 받는 포지션이기도 하다. 음과 양이 항상 교차할 수 있는 것이다.
펠레, 에우제비우, 요한 크루이프, 마라도나, 마르코 반 바스텐, 호나우두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플레이어들은 대부분 공격수였다. 현재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비롯 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선수들의 포지션도 공격수이다. 한국 축구의 역대 대표적인 공격수로는 이회택, 차범근, 김주성, 황선홍, 안정환, 박지성 등을 꼽을 수 있다. 현역 선수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훗스퍼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을 대표적으로 지목할 수 있다. 손흥민은 지난 해 12월 프리미어리그 번리전에서 70m를 단독으로 치고 들어가는 '원더골(Wonder Goal)'을 터트려 유럽에서 최고의 공격수에게 주는 '푸스카스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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