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의 ‘꽃길’을 마다하고 오로지 메이저리그(MLB) 마운드에 서보겠다는 일념으로 태평양을 건너갔지만, 아직 불러주지 않고 있다.
다행히 언제든 MLB 마운드에 설 수 있는 ‘택시 스쿼드’에 포함되긴 했지만 개막 2주가 흘렀는데도 여전히 택시 안에서 머물고 있다.
양현종이 다른 선수들에 비해 MLB 콜업 우선 순위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투수 중 부상자 또는 성적이 좋지 않은 투수가 나와야 한다는 사실이다.
시즌 초반 거의 무너질 것 같았던 텍사스 레인저스 투수진은 시간이 갈수록 안정되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양현종을 콜업할 수밖에 없는 부상자가 나오지도 않고 있다.
부상자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양현종으로서는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는 콜업될 수 있기는 하다.
다만, 그 시기가 자꾸 늦어질 경우 양현종의 마음도 그만큼 초조해질 수밖에 없어진다.
양현종은 일단 MLB 마운드에 서기만 하면 제 몫은 해줄 것으로 보인다.
스프링캠프에서 이를 증명해보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함께 택시에 타고 있다가 하차한 아돌리스 가르시아는 MLB에 가자마자 신이 난 듯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첫 경기에서 4타수 1안타로 예열한 그는 15일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경기에서는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이런 활약에 텍사스 구단 담당 기자들도 주목하고 있다.
사실 택시에 탄 선수들의 기량은 지금 당장 MLB에 가더라도 기존의 메이저리거들과 비슷한 성적을 낼 수 있다. 단지 덕아웃에 앉을 수 있는 선수를 26명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택시에서 대기하고 있을 뿐이다. 당연, 이들은 로스터가 40인으로 늘어나는 가을에는 당당히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다.
양현종은 그러나, 그때까지 기다릴 수 없는 입장이다. 하루라도 빨리 MLB 마운드에 올라야 한다.
그렇다고 빨리 올라갈 수 없는 게 현실이어서 양현종의 마음은 점점 더 새까맣게 타고 들어가고 있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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