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노트] '어린왕자'가 아니다. 김원형 감독, 승리 이끈 빠른 판단과 강심장 투수교체로 일석이조

이신재 기자| 승인 2021-04-16 11:18
15NC-SSG 4회초. SSG 선발 이건욱이 또 볼넷을 내줬다. 무사 1, 2루고 0-1로 지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선발투수여서 바꾸기가 애매했다. 그러나 김원형 감독은 바로 투수를 교체했다.

[마니아노트] '어린왕자'가 아니다.  김원형 감독, 승리 이끈 빠른 판단과 강심장 투수교체로 일석이조

선발이지만 3회 볼넷 4개로 밀어내기 1점을 내준 터에 또 허용한 볼넷이어서 내린 결단이었다. 대량실점으로 갈 수 있는 길을 원천봉쇄하자는 의도였다. 그런데 올라온 투수가 19세의 2년차 오원석이었다.

신인급 선수가 과연 무사 1, 2루의 위기를 감당할 수 있을까.

오원석은 지난 해 1차 지명을 받은 좌완 기교파투수. 기대주지만 그동안 보여준 것이 별로 없었다. 지난 7일의 시즌 첫 경기에서 1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고 9일 두 번째 마운드에서도 3분의 1이닝만 던지고 내려갔다.

11일과 14일은 좋았다. 특히 14일은 삼진 3개로 1이닝을 막았다. 결정이 쉽지 않았지만 김원형 감독은 어제의 오원석보다는 나아지고 있는 오늘의 오원석을 보고 있었다.
김 감독의 선택은 성공했다. 오원석은 위기상황을 삼진, 포수 플라이, 2루 땅볼로 실점없이 잘 막았다. 그리고 7회까지 4이닝 1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의 완벽 투구를 했다. 그 사이 팀은 4회 말 로맥의 2점홈런 등으로 4점을 뽑으며 역전, 승리의 기틀을 마련했다.

감독의 빠른 결단력. 말처럼 쉽지 않다. 잘못하면 패배의 원인 제공자가 되고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발은 5회 이전엔 잘 바꾸지 않는다. 져도 본전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팀 선수들을 하나하나 꿰뚫고 있는 감독이라면 그런 상황에서 확실하게 대처해야 한다. ‘잘하면 선수 덕이고 못하면 감독 책임이라서 회피하면 결국 망하고 만다.

NC전 연패탈출로 새롭게 팀을 만든 15일의 승리. 그 뒤에는 겉보기에 그리 강할 것 같지 않은 초보감독 김원형의 빠르고 슬기로운 강단이 있었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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