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벌+박짐감 넘쳤던 다저스 대 샌디에이고 시즌 첫 대결...벤치 클리어링+2루수가 투수+노히터 투수가 좌익수+12회 연장

장성훈 기자| 승인 2021-04-17 19:24
김하성이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샌디에이고 AP=연합뉴스]
김하성이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샌디에이고 AP=연합뉴스]

LA 다저스의 오랜 라이벌은 샌프랜시스코 자이언츠다.

두 팀은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거린다. 팬들 간 감정 싸움도 무섭다.

특히, 샌프랜시스코 홈 경기 분위기는 시종 뜨겁다. 팬들은 연신 “빗 LA(Beat LA!(LA를 이겨라!)”를 외친다. 그래서 두 팀 간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어김없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최근, 샌프랜시스코의 성적이 나빠지면서 두 팀 간 라이벌 의식은 다소 약해졌다.

그런 샌프랜시스코를 대신해 ‘다저스 타도’를 외치는 팀이 있다.

김하성이 소속돼 있는 샌디에이고 파드레스가 그 주인공이다.

샌디에이고는 다저스 타도를 위해 올 시즌을 앞두고 ‘폭풍 영입’을 단행했다. 다르빗슈 유를 비롯해 블레이크 스넬을 트레이드로 데려와 마운드를 강화했다. 김하성을 영입해 뎁스 차트를 두텁게 했다. 다저스를 따라한 것이다.

사실, 다저스는 샌디에이고를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라이벌로 여기지도 않았다.

그러나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부랴부랴 사이영상 수상 출신인 트레버 바우어를 거금을 들여 영입했다.

시즌 뚜껑을 열어본 결과 다저스는 여전히 강했다.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강해졌다.

샌디에이고도 만만치 않았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다저스의 아성을 위협할 수 있는 유일한 팀으로 부상했다.

그런 다저스와 샌디에이고가 마침내 시즌 첫 대결을 펼쳤다.

17일(이하 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홈 구장이 펫코 파크에서 두 팀이 격돌했다.

경기 전부터 펫코 파크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1만2000여 명의 홈 팬들은 샌디에이고를 일방적으로 응원했다. 연신 “빗 LA”를 외치며 샌디에이고의 분전을 독려했다.

양 팀 선수들도 잔뜩 긴장했다.

경기는 플레이오프를 방불케 할 정도로 박진감 넘치게 진행됐다.

샌디에이고가 2회 말 1득점하며 기선을 잡았다.

4회까지 침묵하던 다저스는 5회에 루크 레일리의 솔로 아치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에 샌디에이고는 곧바로 5회 말 부상에서 돌아온 패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솔로 홈런포로 2-1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이에 질세라 다저스는 6회 초 크리스 테일러의 적시타와 타티스의 실책 및 상대 투수의 폭투 등을 묶어 3점을 얻어 4-2로 역전시켰다.

샌디에이고는 7회 말 타티스의 3루수 땅볼로 김하성이 홈을 밟아 1점 차로 바짝 추격했다.

다저스는 8회 자크 맥킨스트리의 2루타로 1점을 도망갔다.

그러나 샌디에고는 8회 말 주릭손 프로파의 2타점 2루타로 5-5 동점을 만들었다.

다저스는 9회 초 저스틴 터너가 좌전 적시타로 무키 베츠를 홈으로 불러들여 6-5로 앞서나갔다.

샌디에이고도 지지 않았다.

9회 말 에릭 호스머의 우전 안타 때 매니 마차도가 홈으로 들어와 다시 6-6 동점이 됐다.

두 팀은 연장전에 돌입했다.

양 팀은 10회와 11회 점수를 내지 못했다.

12회가 돼서야 기나긴 승부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12회 초 다저스는 대거 5점을 얻었다. 코리 시거가 결승 투런포를 터뜨렸다. 신이 난 다저스는 투수 데이비드 프라이스가 희생플라이로 추가점을 내는 등 3점을 더 추가, 11-6으로 크게 앞섰다.

이것으로 4시간 56분에 걸친 양 팀의 사투가 끝났다.

박진감 넘친 경기 내용과 함께 양 팀 선수들 간 ‘주먹다짐’ 상황까지 가는 아슬아슬한 장면도 연출됐다.

10회 말 다저스 투수 산타나의 투구가 샌디에이고 마테오를 맞히자 양 팀 선수들이 일제히 벤치를 박차고 나와 대치했다.

경기가 12회까지 진행되는 바람에 샌디에이고는 선수가 부족해 2루수 크로넨워스를 12회 초 마운드에 올리는가 하면, 노히트 노런의 주인공인 조 머스그로브를 좌익수로 기용하기도 했다.

진땀승을 거운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오늘밤은 정말 라이벌전다웠다”고 말했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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