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14! 골프계 10대 뉴스]⑤배상문의 ‘화려한 귀환’

김세영 기자| 승인 2014-12-17 16:11
올 한해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매년 그렇듯 2014년에도 새롭게 탄생한 스타가 있는가 하면 저문 스타도 있다. 필드 안팎에서도 다양한 일들이 벌어졌다. 묵은해를 보내며 마니아리포트가 올해 골프계의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10대 뉴스를 통해 한해를 되돌아보는 한편 2015년의 새로운 희망과 과제에 대해서도 전망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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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리포트 김세영 기자]배상문(28)은 경상도 사나이다. 말투에는 여전히 경상도 억양이 섞여 있다. 경사도 사나이답게 플레이도 거침없었다. 모 아니면 도였다. 그는 자주 이런 말을 했다. “2등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우승만 알아주지. 안 그렇습니까.” 그래서 소위 ‘지키는 플레이’는 그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랬던 그가 변했다. 변화된 그는 올해 미국과 한국에서 1승씩을 올리며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지난 11월 신한동해오픈에서 2연패에 성공할 때 배상문은 4라운드 14번홀까지 단 한 개의 보기도 적어내지 않았다. ‘노 보기’ 우승은 1990년 팬텀오픈에서 우승한 조철상 이후 24년 만의 대기록이었다. 배상문은 15번과 16번홀에서 보기를 적어내 기록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자신이 변했다는 걸 팬들 앞에서 보여줬다.

배상문은 앞서 10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014~2015시즌 개막전 프라이스닷컴오픈에서도 정상에 올라 2013년 HP 바이런넬슨 챔피언십 우승 이후 1년5개월 만에 통산 2승째를 달성했다. 배상문은 당시에도 고비마다 파 세이브에 성공하며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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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들여지지 않았던 ‘거친 야생말’ 배상문은 서서히 자기 통제를 배우고 있다. 이전에는 우승만을 위해 달렸지만 이제는 2등, 때로는 10등도 의미가 있다는 걸 알았다. 한 대회에서 우승권에 멀어졌다고 해도 한 샷 한 샷 최선을 다하려 한다. 당장 이번 대회에서는 우승을 놓치더라도 다음에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지금의 샷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2012년 미국에 진출해 이듬해 첫 우승을 신고했던 배상문은 이후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첫 우승 후부터 이번 프라이스닷컴 직전까지 총 36차례의 대회에서 딱 절반인 18차례나 컷 탈락했다. 컷을 통과했더라도 ‘톱10’에 입상한 건 한 차례도 없었다.

배상문은 국내에서 뛰던 시절 상금왕을 두 차례(2008~2009년)나 차지했다.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도 2011년 상금왕을 차지했다. 배상문은 그 시절 유독 큰 대회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실제로 그는 SK텔레콤오픈, 한국오픈, 매경오픈, 신한동해오픈 등 굵직굵직한 대회에서 우승을 거뒀다. 경상도 사나이의 강심장이 그걸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미국 무대는 달랐다. 그와 비슷한 실력을 가진 선수는 차고 넘쳤고, 뛰어난 실력의 소유자들도 수두룩했다. 코스 세팅도 한국과 일본에서와 달리 까다롭다. 무조건 지르는 골프는 실패의 쓴맛을 안겨줬다. 배상문은 1년5개월간의 극심한 침체를 겪으면서 때로는 옆도 보고, 때로는 뒤도 돌아보며 강약을 조절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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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문을 얘기하면서 빼놓은 수 없는 인물이 어머니 시옥희(57)씨다. 그녀는 홀로 외아들을 세계적인 골프 선수로 키워냈다. 물론 잡음도 있었다. 아들이 경기 중인 대회장에서 소란을 일으키기도 했고, 아들과의 잦은 마찰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배상문이 어머니에 대한 반항으로 일부러 티샷을 아웃오브바운스 구역으로 날린 적도 있다.

그렇지만 그녀를 아는 지인들은 어머니의 심정과 그 행동을 충분히 이해한다. 배상문 역시 억척스러운 어머니와 언쟁을 벌이면서도 다 받아들인다. 배상문은 “내 골프의 8할은 어머니 덕”이라고 한다. 어머니와 배상문의 갈등 한 가운데에는 언제나 ‘거친 스타일’이 있었다.

배상문의 어머니는 지난 10월 신한동해오픈에서 아들이 우승하는 과정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확실하게 좋아졌다. 이젠 경기 흐름을 볼 줄 알고, 침착해졌다.” 배상문의 화려한 귀환은 바로 이런 자기 통제에서 비롯됐다.

배상문의 다음 목표는 내년 10월 한국에서 열리는 미국과 인터내셔널팀(유럽 제외)의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에 자력으로 출전하는 것이다. 이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인터내셔널팀 세계랭킹 상위 10명 안에 들어야 한다. 현재 85위인 배상문이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역시 매 대회 순위를 차곡차곡 끌어올려야 한다. 그러다 보면 또 다른 우승 소식도 전할 것이다.

[k01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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