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버햄튼을 EPL 6위로 이끈 '승부사' 누누 감독, 그의 비결은 ?

이태권 기자| 승인 2020-03-24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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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버햄튼 선수단을 지도하는 누누 에스피리토 산투 감독.[울버햄튼 트위터 캡처]
마치 '태풍의 눈' 같다. 바깥에서는 거센 바람이 불지만 정작 중심은 조용하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튼 이야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에 따라 프리미어리그가 중단된 가운데 2019-2020시즌 리그 순위 상위권에 낯선 팀이 보였다. 바로 EPL 6위를 달리는 '울버햄턴 원더러스FC'다. 리그 6위는 물론 유로파리그 16강에 진출한 울버햄턴은 재정적페어플레이(FFP) 규정을 어긴 맨체스터시티가 UEFA로부터 챔피언스리그 및 유로파 출전금지 징계를 받을 경우 상황에 따라 챔피언스리그에도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잘 나가는 울버햄튼(속칭 울브스)를 이끄는 '늑대조련사'는 포르투칼 출신 누누 에스피리토 산투 감독이다. 46세의 비교적 젊은 감독인 누누 감독은 선수단 내 유대감 강화와 사기 진작을 통해 울버햄튼을 EPL 6위에 올려놓았다. 영국 BBC 스포츠는 22일(현지시각) 울버햄튼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누노 감독의 비결을 조명했다.

쉴새없이 상대를 압박하고 기회를 포착해 날카로운 역습을 살려 승리를 가져가는 방식은 '늑대군단' 울버햄튼의 트레이드 마크이다. 이러한 팀컬러는 선수들의 조직력 강화에 집중한 누누감독의 축구철학에서 시작됐다. 골키퍼 출신인 누누감독은 선수시절 경기에 나서기보다는 벤치를 지키는 경우가 많았다. 경기에 소외되었던 자신의 선수시절을 반추하며 그의 선수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경기에 뛰지 못한다는 생각을 방지하려고 애썼다.

이에 누누 감독은 선수단 내 유대감 강화에 집중했다. 누누 감독의 선수시절 막바지인 2010년부터 그의 조국인 포르투칼 축구계는 선수단 내 유대감의 영향력에 주목했다. 이러한 추세를 받아들여 누누 감독은 감독으로서 데뷔한 포르투칼 프로축구팀 히우 아베FC를 이끌던 시절 짚와이어와 서바이벌 게임 등으로 선수단 레크레이션 활동을 진행하며 선수단을 하나로 뭉쳤다.

또한 누누 감독은 축구나 인생에서 조언을 구하는 선수들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그들의 동반자가 되었다. 이는 선수들에 강한 동기부여로 작용했다. 히우 아베FC에서 누누 감독에게 지도를 받은 하산 쿠카 아흐메에 따르면 "누누 감독은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줬다. 특히 나에게는 세계 최고가 되려면 꿈만 꾸지 말고 몸을 움직이라는 말을 잊을 수 없다"며 누누 감독을 치켜세웠다. 이러한 동기부여는 경기 시작 락커룸에서도 계속 됐다. 누누 감독은 고함을 치는 한편 선수들을 격려 하는 등 경기 당일 상황에 맞게 선수들을 격앙시켰으며 선수들의 전투력을 고취시켰다.

누누 감독은 감독으로서 첫 커리어를 시작한 히우 아베FC부터 발렌시아, 포르투에 이어 울버햄튼에 이르기까지 소규모로 선수단을 운영했다. 소규모 스쿼드 운영은 선수 관리에 용이하다. 또한 시즌 당 40-50경기를 치러야하는 선수들에게 언제든 경기에 투입될 수 있다는 생각을 인식을 심어주어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현재 울버햄튼은 이번시즌에서 20명의 선수만을 활용해 리그상위권에 속해 있는 것은 물론 유로파 리그에서도 16강에 진출하는 등 순항하며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특유의 소규모 스쿼드 운영상 누누 감독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전략적) 유연성이었다. 그러기 위해서 그는 전술을 빠르게 흡수하고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이 필요했다. 이에 누누 감독은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했다. 프로수준에서 신가드(정강이 보호대) 착용은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누누 감독은 선수들에게 훈련시에 신가드를 착용하라고 시킬 정도로 실전을 방불케하는 훈련을 통해 경기에 대비했다. 특히 훈련진행에 있어서 코칭스태프도 큰 역할을 했다. 첫 부임시절부터 누누 감독을 보좌한 코칭스태프는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는 누누 감독의 축구 철학을 실현시키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선수 영입에 있어서는 누누 감독의 인연이 빛났다. 그는 크리스티안 호날두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는 포르투칼 출신 거물 에이전트 조르제 멘데스의 첫 고객이었다. 이러한 관계가 라울 히메네스, 디오고 조타, 루벤 네베스 등 현재 울버햄튼에서 활약하고 있는 핵심멤버의 영입에 도움이 되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올시즌 누누 감독은 선수단 내 유대감 강화와 사기 진작을 통해 강한 동기 부여를 바탕으로 적은 선수단으로도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축구계에서 통용되는 '골키퍼 출신 감독은 성공하지 못한다'는 편견을 깨뜨릴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이태권 마니아리포트 기자/report@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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