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원숭이가 나무 위에서 떨어지는 이유 몰랐다...GS칼텍스에 완패 이변

장성훈 기자| 승인 2020-09-05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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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가 흥국생명을 맞아 1세트에 이어 2세트도 승리하자 환호하고 있다.
한 동물 전문가에 따르면, 원숭이가 나무 위에서 떨어진다는 것은 보통 상황에서는 생각하기조차 어렵다.

그런데도 원숭이는 나무 위에서 잘 떨어진다고 한다. 나무 위에서 일어나는 돌발상황에 대처할 능력을 상실하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절대강자’로 평가받던 흥국생명이 그랬다.

5일 제천체육관에서 벌어진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결승전에서 흥국생명은 GS칼텍스에 세트 스코어 0-3(23-25 26-28 23-25)으로 패했다. ‘대어’를 낚은 GS칼텍스는 3년 만에 컵대회 정상에 올랐다. 또 통산 4번째 우승으로 역대 여자부 최다 우승 기록도 세웠다.

반면, 준결승까지 4경기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으며 압도적인 질주를 이어간 흥국생명은 10년 만의 우승 도전이 좌절됐다.

11년 만에 국내 무대로 복귀한 김연경과 이재영-이다영 자매를 보유한 흥국생명은 그야말로 난공불락의 철옹성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런 흥국생명에도 약점은 있었다. 김연경, 이재영의 레프트 공격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흥국생명의 전술을 GS칼텍스가 역이용했다.

GS칼텍스는 이재영의 체력을 빼기 위해 목적타 서브를 집중적으로 넣었다.

또한 국내 최장신 선수인 메레타 러츠(206㎝)와 문명화(189㎝) 등 블로커들을 끈질기게 붙여 흥국생명의 레프트 공격을 봉쇄했다.

리시브와 수비가 흔들린 나머지, 다른 공격 옵션을 찾지 못한 흥국생명은 결국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한 채 완패했다. 돌발상황이 일어났지만, 이를 극복할 방안을 찾지 못하자 그대로 무너지고 만 것이다. 원숭이가 나무 위에서 떨어지는 장면과 너무나 흡사했다.

이날 GS칼텍스는 러츠(25점)-이소영(18점)-강소휘(14점) '삼각편대'가 고르게 활약했다.

특히 러츠는 블로킹 4개를 잡아내며 양 팀 최다 득점으로 군계일학의 활약을 펼쳤다.

GS칼텍스는 서브(3-1)와 블로킹(11-9) 싸움에서도 흥국생명에 앞섰다.

날카로운 서브와 결정력 높은 공격으로 대회 내내 맹활약한 강소휘는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김연경은 수훈선수(MIP)로 뽑혔다. 흥국생명 센터 이주아는 대회 라이징스타상을 받았다.

GS칼텍스는 첫 세트를 잡아내고 흥국생명의 무실 세트 행진을 초장에 끊어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러츠가 김연경과 맞물려 돌아가게 오더를 짰고, 그대로 적중했다.

1세트 중반까지 2∼4점 차로 끌려가던 GS칼텍스는 러츠가 김연경을 가로막아 17-17 동점을 만들고 승부의 흐름을 바꿨다.

러츠가 김연경의 스파이크를 계속해서 유효 블로킹으로 걸러내면서 GS칼텍스는 치고 나갈 동력을 얻었다.

러츠는 공격에서도 22-21에서 연속 포인트를 터트리고 팀을 세트 포인트로 안내했다.

흥국생명은 23-24까지 추격했지만, 이소영의 강타를 김세영이 받아내는 데 실패하며 무실 세트 행진을 멈췄다.

김연경은 벽처럼 자신을 가로막은 러츠에게 고전하며 1세트에서 2득점에 공격 성공률은 15.38%에 그쳤다.

2세트 들어 오더 변경으로 러츠에게서 풀려난 김연경은 서서히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16-17, 17-18에서 연이어 위력적인 고공 강타를 꽂아 넣고 승부를 접전으로 이끌었다.

김연경은 21-20에서 강력한 중앙 후위 공격을 터트리고 포효했다.

하지만 한번 흐름을 탄 GS칼텍스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GS칼텍스는 러츠가 이재영을, 이소영이 루시아 프레스코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잡아내 단숨에 24-22로 승부를 뒤집었다.

흥국생명은 힘겹게 승부를 듀스로 끌고 갔으나 26-26에서 강소휘에게 연속 공격 포인트를 허용하고 무너졌다.

3세트도 접전이었다. GS칼텍스는 15-18에서 김연경의 중앙 후위 공격을 3인 블로킹으로 잡아낸 데 이어 안혜진의 서브 에이스로 1점 차 추격에 나섰다.

이재영의 오픈 공격이 한수지의 블로킹에 잡히며 18-18 동점을 만든 GS칼텍스는 러츠의 고공 강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22-22까지 이어진 접전에서 흥국생명은 리시브가 또다시 흔들리며 1점을 헌납하고 결정타를 맞았다.

GS칼텍스는 23-23에서 이소영, 강소휘가 마지막 2점을 택임지면서 막강 흥국생명을 침몰시켰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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