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수의 사람 '人'] 신무철 한국배구연맹 사무총장 "김연경 같이 기본기가 잘 갖춰진 프로배구를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김학수 기자| 승인 2020-09-1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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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배구연맹 신무철 사무총장. 그는 "기본기가 잘 갖춰진 배구행정으로 프로배구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지원 기자]
‘배구 여제’ 김연경의 자서전 ‘아직 끝이 아니다’를 단숨에 읽었다. 김연경의 사인이 담긴 책을 겉 제목과 목차 등을 살펴보며 “재미있겠다” 생각하고 술렁 술렁 넘기다 끝까지 갔다. 신무철 한국배구연맹(KOVO) 사무총장(62)은 지난 6월 부임한 지 얼마되지않아 우연히 연맹 책장에서 김연경의 책을 발견했다. 책을 통해 한국여자배구가 배출한 세계 최고의 스타인 김연경이 걸어온 길을 보면서 한국배구의 어제와 오늘을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김연경은 원래 마르고 왜소하며 키가 또래에 비해 작은 선수였습니다. 그래서 남보다 배구를 잘 하기 위해 수비를 기본으로 해 착실히 실력을 키웠습니다. 고등학생이 된 이후 다행히도 키가 자라 최적의 신체 조건과 공격력을 갖추게 됐지만 그녀의 경쟁력은 튼튼한 수비 기본기가 갖춰져 있다는 것입니다.”

신무철 사무총장은 김연경의 모습에서 한국 배구의 과거와 현재를 읽을 수 있었다. 프로배구가 그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내실있는 운영으로 탄탄한 기반을 구축해 온 결과 최고의 겨울철 실내스포츠의 현재 위상을 구축할 수 있게됐다는 사실이다. 프로배구는 지난 십여년 이상 경쟁 종목인 프로농구를 제쳤다. 이달 초 올 겨울철 정규리그에 대비해 전초전격으로 가진 제천 컵대회에서도 김연경이 주역이 된 여자배구 결승전은 TV 시청률이 3퍼센트를 기록했으며 남녀 평균 1퍼센트 안팎이 나왔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그는 “그동안 프로배구 팬들이 많은 관심과 격려를 해 준 게 큰 힘이 됐습니다. 부임한 지 얼마되지 않아 아직 프로배구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지만 열정을 갖고 프로배구 발전에 한 몫을 하도록 노력을 해보겠습니다”고 첫 말문을 열었다. 그를 18일 오후 서울 상암동 한국프로배구 연맹 사무총장실에서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프로배구 신입 사원이 된 대한항공 최고의 홍보맨

신무철이라는 이름 석자는 이미 재계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었다. 한국배구연맹 사무총장을 맡기 전까지 그의 직함은 대한항공 홍보담당 전무였다.1985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이후 그룹통합홍보실, 홍콩여객지점, 통합커뮤니케이션실 실장으로 재직했다, 항공사라는 이미지를 홍보하며 회사의 위기, 명성, 쟁점 관리들을 지난 수십년간 이끌었다. 고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을 맡을 때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홍보처 처장과 조직위원회 홍보국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 그동안에는 홍보 PR만을 해왔습니다. 대한항공이라는 국적 회사를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일에 주력했습니다. 회사 일에 전념하느랴 배구에 대해서는 그렇게 관심을 갖지 않고 있었습니다. 프로배구 총재를 맡고 계시는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님이 프로배구 사무총장으로 함께 일해보자고 하면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연맹 소통을 위해 많이 좀 도와달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는 지난 6월 대한항공 경영기획실장으로 전보된 전임 김윤휘 사무총장과 자리를 바꿨다. 3년 임기로 사무총장직을 맡게 됐다. 프로배구 사무총장은 행정 전반을 책임지고 살림을 총괄하는 중요한 자리이다. 20여명의 직원들을 이끌며 프로배구 전반 운영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 신 사무총장은 취임한 지 얼마되지 않아 프로배구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인 최초로 국제배구연맹(FIVB) 국제심판으로 활동한 후 대한배구협회 전무, 부회장,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을 역임했던 조영호 한양대 명예교수를 총재 특별 보좌역으로 영입하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배구에 대해 잘 아는 게 없습니다. 대항항공 전무 시절 대한항공 배구팀 임동혁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정도였습니다. 회사 중역으로 간간히 경기를 보다보니까 공격력이 아주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선수단과의 식사 자리에서 임동혁을 보고 ”좋은 경기를 해 줘 고맙다“고 칭찬을 해 준 적이 있습니다. 그 정도가 사무총장 오기 전까지 배구에 관련한 경험이었습니다. 연맹에 와서 보니까 전문적인 영역이 많아 처음부터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습니다. 직책은 사무총장이지만 신입사원이라는 자세로 일을 하겠습니다.”

원 팀-원 보이스, 현장에 답이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2차 확산으로 기승을 부리던 지난 8월 15일 이후 한국배구연맹 사무실은 마치 전쟁을 앞둔 전선 사령부처럼 팽팽한 긴장감과 두려움으로 가득찼다. 10월 올 정규리그 개막에 앞서 2주간의 일정으로 제천 KOVO컵 대회를 앞두고서였다. 코로나 19 방역대책이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어떻게 하면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게 선수단을 보호하며 대회를 운영할까 고심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대회 전후에 체육관에 특별 ‘방역 게이트’를 설치해 선수단과 대회 관계자등에 대해 철저히 방역 활동을 벌였다. 이런 방역대책 덕분이었는지 대회 기간 중 코로나 19와 관련한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대회가 끝난 뒤 그는 대회 기간 내내 졸였던 가슴을 쓸어 내렸다.
“제천 KOVO컵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선수단과 대회 관계자들이 적극 협조해 준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많이 불편할 수 있었을텐데, 잘 이해해주고 방역 대책에 따라주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열린 대학배구 대회가 대회 도중 전격 중단돼 바짝 긴장하기도 했었는데 다행히도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았습니다.”

제천 KOVO컵 대회 직전 제천 시내에서는 외부 유입 확진자가 1명 발생했으며, 대회 직후 제천 시민 1명이 확진자로 판정을 받았다. 제천 KOVO컵 대회는 그 사이를 마치 롤러코스타 타듯 잘 빠져 나갔던 것이다.

그가 사무총장으로 부임하기 전부터 KOVO 사무실은 ‘원 팀-원 보이스’ 행정이 잘 갖춰져 있었다. 내부 직원간 철저한 신뢰와 자율, 책임을 바탕으로 전반적인 업무가 일률적인 매뉴얼로 돌아갔다. 그는 이러한 내부 분위기에 맞춰 각자 특성에 맞게 최고의 효율을 내는 운영 방법을 찾고 있다.

“모든 일은 현장 중심으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KOVO 직원들은 배구 현장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서로 호흡을 맞추며 현장에서 어려운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프로배구 발전 청사진과 유소년 배구 활성화

프로배구가 시작된 지도 꽤 됐다. 2005년 출범, 15년이 지났다. 현재 남녀 팀수는 남자 7팀, 여자 6팀등 총 13개 팀이다. 세계적인 여자배구 스타 김연경 등 남녀 스타들이 주도하며 인기를 높였다. 하지만 현재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남녀 팀이 몇 개 더 생겨야 합니다. 관중들을 위해 좋은 경기를 제공하며 우수한 선수들이 계속적으로 배출되기 위해선 신생 팀이 더 필요합니다. 총재님을 비롯해 여러 분들이 팀 창단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기업들도 회사 홍보와 배구 발전을 위해 팀 창단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성인배구의 젖줄 역할을 할 유소년 배구의 활성화도 프로배구가 풀어야 할 과제이다. 스타를 키우기 위해선 유소년부터 집중적인 발굴과 관리를 해야 한다. 김연경도 일찍이 유소년 시절부터 체계적인 육성을 통해 큰 선수이다. 유소년 유망주를 조기 발굴해 유소년팀, 청소년팀, 대표팀을 거쳐 성장시켜야 한다.

“배구는 다른 종목보다 기본기를 배우는데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수비부터 공격까지 착실히 실력을 쌓야 합니다. 김연경이 세계적인 대선수가 된 것도 유소년부터 철저히 기본기를 잘 익혔기 때문입니다. 좀 더 어린 선수들이 좋은 배구 환경에서 배울 수 있도록 프로배구가 투자과 관심을 쏟겠습니다.”

62세 나이답지 않게 건강한 얼굴과 체형을 갖춘 그는 시간이 나면 사이클를 타고 건강을 관리하는 ‘스포츠맨’이다. 프로배구 행정의 총 사령탑으로 그의 활약이 기대된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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