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포커스] 대단한 이동욱의 배짱과 지략-김응용+김성근?

이신재 기자| 승인 2020-11-22 02:35
이동욱 NC 감독의 기세가 대단하다. 46세의 무명 초보 감독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잘 밀어붙이고 있다. 처음 맞는 한국시리즈이지만 끌고 나가는 용병술이나 전략이 노련한 경험자 같다. 겉보기 스타일은 확 다르지만 속은 한창 시절의 김응용 감독을 떠올리게 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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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전까지 보여준 이동욱 감독의 용병술 핵심은 루친스키와 구창모. 그들이 팀의 원투펀치여서 당연한 것이지만 자세히 보면 당연한 용병술은 아니었다. 루친스키의 1차전 선발은 누구나 예상했지만 4차전 기용은 예상 밖이었다.

이 감독은 루친스키를 7회에 들이밀었다. 김진성이 김재호에게 안타를 맞은 후였다. 그야말로 ‘깜짝 카드’였다. 6회 한 타자를 상대한 임정호를 바로 내리고 김진성을 올린 것도 과감한 결단이었다.

임정호는 처음 맞이한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전날의 재판이었다. 임정호는 20일 3차전에서 몸에 맞는 공으로 타자를 살려준 후 연속 폭투, 혼자서 타자주자를 3루까지 가게 했고 그것이 ‘공짜 결승점’이 되었다.

두 차례의 투수교체는 잘 맞아떨어졌다. 김진성은 무사 1루를 1루수 파울플라이와 병살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루친스키는 1사 1루를 3구 삼진과 유격수 플라이로 잡은 후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원 포인트 릴리프가 아니라 롱 릴리프였다. 루친스키는 결국 39개의 공으로 무안타 무실점으로 9회를 마감했다.

5차전 선발예정이었지만 이 감독의 머릿속에는 4차전 종반의 그림이 어느 정도 들어있었다. 1점이라도 앞서면 루친스키를 박아 승리를 가져 온 후 5차전은 젊은 구창모로 가고 루친스키는 6차전쯤에 내보내도 되겠다는 수준까지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지 싶다.

어쩌면 루친스키를 계속 마무리로 쓸 계획을 지니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오래 전 김응용 감독은 한국시리즈에 들어서자 확실한 선발 선동열을 마무리로 활용, 김영덕 감독을 계속 불안하게 만든 후 약세였음에도 결국 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이 감독의 배짱이나 자신감은 근거 없거나 막연한 것은 아니다. 팀과 선수들에 대한 철저하고도 자세한 분석 위에 세워진 것이고 그런 믿음 속에 자기 자신의 한국시리즈를 만들어가고 있다. 결과는 질 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기는 싸움을 하고 있다.

구창모의 2차전 선발도 같은 맥락이다. 두산의 2차전 선발이 플렉센임을 감안하면 구창모는 3차전 선발이 더 좋았다. 라이트가 2차전, 구창모가 3차전이었으면 3차전을 가져올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 감독은 정면승부를 택했다. 피하다보면 7차전까지 가겠지만 이길 확률보다 질 확률이 높다. 3승4패면 초보치곤 잘 싸웠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으나 결국 패장이다. 이기든 지든 자신의 책임하게 전투를 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이동욱 감독은 46세의 젊은 초보 감독이지만 지도자 생활은 마냥 짧지만은 않다. 내세울만한 선수 경력이 없는 만큼 일찍 지도자로 나섰다. 동기들이 대부분 선수로 뛰고 있던 만 30세에 코치로 돌아섰다.

지도자로선 산전수전 다 겪은 17년차. 동기들이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을 때 그는 멀리서 지켜보며 열심히 공부하고 자료들을 하나하나 머릿속에, 가슴속에 담았다. 초보감독의 노련한 전략전술, 노력한 만큼 얻어 낸 것이겠다.

[이신재 마니아리포트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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