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 노트] '된장 영어에서 빠다 영어로'....LPGA 진출 5년만에 달라진 김세영 영어 실력

김학수 기자| 승인 2020-11-22 08:34
김세영의 3라운드 경기 모습 [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김세영의 3라운드 경기 모습 [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김세영(27)의 영어가 몰라보게 달라졌다. 몇 년전만해도 스스로 토종 ‘된장 영어’라고 밝혔지만 이제는 자기 생각을 거침없이 표현할 정도로 발전했다. 그의 영어 향상 속도를 본 이들은 “영어실력이 놀라울 정도로 늘었다”고 말할 정도이다.

김세영은 22일 LPGA 팰리컨 챔피언십 3라운드를 마치고 현장에서 미국 방송과 인터뷰를 가졌다. 미국인 방송 캐스터의 질문에 조금도 망설임이 없이 거침없이 영어로 즉석에서 대답했다. 짧은 질문이지만 평소 갖고 있는 골프에 대한 생각 등을 묻는 내용이라 대답하기가 쉽지 않은 것들이었다.
김세영은 “골프는 내 자신에 대한 도전이다. 항상 이런 생각을 갖고 새로운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다”며 “최종 4라운드도 3라운드까지처럼 똑같이 경기를 하겠다. 내 스스로 절제하며 멘탈을 잘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서 이 장면을 통역한 방송 관계자들이 번역 할 틈도 주지 않는 듯, 빠른 영어로 답변을 했다.

2015년 LPGA 신인왕 시절만해도 그는 스스로 “저 영어 잘 못해요. 친구들이 된장 영어라고 놀려요”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은 미국에서 일상 생활을 하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이 영어를 구사하는 실력자가 됐다.

사실 LPGA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영어 울럼증이다. 대체로 경기 실력은 수준급이지만 영어로 의사 소통하는 능력이 부족해 적지않은 부담을 갖고 있다. 단독 선두의 성적을 올리거나 우승을 할 때면 영어 인터뷰를 해야할 경우가 많지만 짧은 영어 실력으로 인해 통역을 쓰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박세리 키드로 분류되는 박인비 등이 능숙한 영어 실력을 보여준 뒤 최근에는 많은 한국 선수들이 영어를 곧잘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김세영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한국에서 낳고 자란 순 토종형 골퍼이다. 미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박인비처럼 외국물을 먹지 않았다. 태권도장을 하는 아버지의 권유로 초등학교 때 골프를 시작한 뒤 세화여중, 대원외고를 거치며 국내에서 주로 활동했다. 2015년 미국 LPGA에 도전하기 시작한 뒤부터 본격적으로 영어의 필요성을 느끼며 엉어 발음부터 고쳐가며 영어를 배우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영어 실력은 된장 영어에서 완전히 벗어나 이제 어려서 외국물을 먹은 이들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가 됐다. 마치 LPGA 투어에서 우승 수를 늘리며 실력을 키웠던 것처럼 영어 실력도 매년 일취월장한 것이다. 김세영은 올해 생애 처음으로 LPGA 메이저대회인 KPMG 위민스 챔피언스 우승을 차지하면서 세계 톱랭킹으로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23일 팰리컨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5타차의 선두를 잘 유지해 우승을 차지한 뒤 또 다시 멋진 영어 인터뷰를 갖기를 기대한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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