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KPGA 상반기 결산②] 눈에 띄게 향상된 스코어...기량 덕분일까, 쉬운 코스 덕분일까

김현지 기자| 승인 2017-07-27 15:49
상반기마지막대회5차카이도시리즈남자오픈우승자강경남.사진=마니아리포트DB
상반기마지막대회5차카이도시리즈남자오픈우승자강경남.사진=마니아리포트DB
[마니아리포트 김현지 기자] 2017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상반기 11개 대회가 막을 내렸다.

지난해 KPGA투어에는 총 13개의 대회가 치러졌다. 반면 이번 시즌 6개 대회를 늘린 코리안투어에서는 상반기에만 11개 대회가 치러졌다.
이번 시즌 늘어난 대회 수 만큼 KPGA 코리안 투어는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기량이 향상됐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선수들의 우승 스코어 역시 높다.

지난해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 우승자 최진호(33, 현대제철)는 17언더파였던 반면 올해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 우승자 맹동섭(30, 서산수앤리조트)은 19언더파로 2타를 더 줄여 우승을 차지했다.

같은 대회장에서 코스를 변경한 SK텔레콤 오픈대회의 경우에는 최진호가 19언더파로 지난해 이상희(25, 호반건설)의 우승스코어인 10언더파에서 9타를 더 줄여 우승했다.

이어 대회 시기를 앞당겨 개최한 KPGA 선수권대회와 군산CC오픈에서 역시 우승의 벽은 더 높아졌다. KPGA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한 황중곤(25, 혼마)은 20언더파로 지난해 우승자 김준성(26)보다 2타를 더 줄였고, 카이도 시리즈 4차가 된 군산CC오픈에서는 이형준(25, JDX)이 19언더파로 지난해 주흥철의 우승스코어인 12언더파보다 7타를 더 줄였다.
이번 시즌 새로 생긴 8차 카이도 시리즈 중 상반기에 5차 시리즈까지 대회가 진행됐는데, 이 대회들 역시 우승 벽은 높았다. 1차 카이도 시리즈에서 김성용(41, 브릿지스톤)은 13언더파로 우승을 차지했고, 2차 시리즈에서는 김우현(26, 바이네르)이 10언더파, 3차 시리즈에서는 이정환(26, PXG)이 17언더파, 5차 시리즈에서는 강경남(34, 남해건설)이 18언더파로 우승을 차지했다.

반면 우승 스코어가 낮아진 대회도 있다. 대회 시기를 앞당긴 한국오픈에서 장이근(24)은 7언더파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우승자 이경훈(26)의 우승스코어인 16언더파보다 무려 9타 낮은 기록이다.

높아진 우승 스코어가 말해주듯 이번 시즌 선수들의 스코어가 전반적으로 향상된 가장 큰 이유는 '늘어난 대회 수'다.

한국오픈우승자장이근.사진=마니아리포트DB
한국오픈우승자장이근.사진=마니아리포트DB

지난해보다 숨가쁘게 전반기 11개 대회를 소화한 선수들은 '경기력'을 이유로 늘어난 대회 수를 반색했다. 상반기 모든 대회를 치르고 잠깐의 휴식기를 가지고 있는 한 프로 골퍼는 "지난해에는 무려 2달 넘게 백수 생활을 했다"고 운을 띄우며 "현실적인 금전 문제도 힘들지만 휴식기가 길면 대회에 적응하는 것 역시 힘들다"고 했다.

이어 그는 "휴식기가 늘어날 수록 실전 감각이 떨어진다"고 하며" 반면 이번 시즌엔 지난해와 반대로 거의 매주 대회를 소화하며 샷감을 끌어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선수들 전반적으로 기량이 향상됐다"고 귀띔했다.

한편, 올 시즌 스코어가 좋아진 이유가 단순히 선수들의 기량 향상 때문이 아니라고 보는 선수도 있다.
상반기 마지막 대회인 5차 카이도 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강경남은 우승 직후 공식 인터뷰를 통해 "이번 시즌 높은 우승 스코어가 자주 기록되고 있는데 사실 코스 세팅이 어렵지 않다. 군대 가기 전에는 대회마다 핀 포지션이 정말 어려웠는데, 지금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심지어 러프도 너무 짧다"고 했다.

이어 "그린 스피드가 큰 문제인데, 이번 시즌 날씨 때문에 잔디의 생육이 좋지 않아 대회장 그린이 대체적으로 좋지않다"고 하며 "그린 스피드가 느려지니 아무래도 변별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 같다"고 쓴소리를 했다.

또한 늘어난 대회 수 만큼이나 코스 세팅에 대한 아쉬움도 늘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프로 선수는 "그린이 느리기도 너무 느리지만 무엇보다 대회장의 그린이 너무 들쑥날쑥이다. 홀마다 그린 스피드가 다르다"고 하며 "심지어 A대회 그린 스피드는 2.8 정도였는데, 한 홀의 그린은 아예 죽어 있어 그 홀만 체감 그린 스피드가 3.8 정도 된 것 같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티샷하는지난해장타왕김건하(사진속인물은기사내용과무관).사진=KPGA제공
티샷하는지난해장타왕김건하(사진속인물은기사내용과무관).사진=KPGA제공
짧은 전장 역시 문제가 됐다. 화려한 장타를 주무기로 하는 남자 프로 선수들은 "아무래도 남자 골프의 매력은 시원시원한 장타다"라고 했다. 하지만 "짧은 코스와 수많은 OB티 때문에 이번 시즌 마음 놓고 장타를 친 홀이 별로 없다"고 했다. 이어 입을 모아 "전장이 7000야드만 넘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실망하기는 이르다. 하반기에는 코리안투어 메이저 대회인 신한동해오픈을 포함해 총상금 15억으로 이번 시즌 가장 높은 상금으로 신설된 제네시스 챔피언십 등 굵직한 대회를 포함 총 8개 대회가 남아있다.

현재 발표된 6개 대회의 전장에서 역시 7000야드 이하의 코스는 찾아보기는 힘들어 선수들의 장타 전쟁에 더욱 불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높아진 상금으로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 하반기에는 어떤 코스에서 어떤 선수가 화려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스타의 자리에 오를 지 귀추가 주목된다. /928889@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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