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투어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총상금 690만 달러)은 대회 넷째날 우승자를 가리지 못하고 순연됐다.
하지만 28일, 올 시즌 이 대회 우승자는 만나볼 수 없었다. 최종라운드에서 최종합계 10언더파를 기록한 제이슨 데이(호주), 알렉스 노렌(스웨덴), 라이언 파머(미국) 등 총 3명의 선수가 연장전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연장 1차전에서 데이와 노렌이 버디를 낚았고, 파머는 파를 기록하며 대회를 마쳤다. 하지만 이어진 연장 5차전까지의 승부에서도 데이와 노렌은 우승컵의 주인공을 가리지 못했다.
그러던 중 일몰 시간이 되어 어쩔 수 없이 경기를 중단해야했고, PGA투어는 다음날(29일) 오전 11시 30분 연장전을 속개하기로 결정했다.
홈즈는 단독 선두였던 노렌과 2타 차 3위로 챔피언조에서 최종라운드를 치렀다. 홈즈는 1번 홀과 2번 홀(이상 파4)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한 조였던 노렌과 파머의 기선을 제압했다.이후 무난하게 경기를 치르던 홈즈는 14번 홀과 15번 홀(이상 파4), 16번 홀(파3)에서 3홀 연속 보기를 범하며 순식간에 무너졌다.
당시 이미 데이가 최종합계 10언더파로 대회를 마친 상태였고, 18번 홀(파5)만을 남겨둔 홈즈의 스코어는 최종 합계 8언더파로 이글 이상의 성적이 필요했다.
홈즈는 18번 홀 페어웨이에서 클럽 선택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홀 까지 약 217m, '3번 우드를 사용할 것인가? 5번 우드를 사용할 것인가?'의 고민 끝에 클럽을 선택하고 샷을 하기까지 무려 4분 10초가 걸렸다.
PGA 규정상 플레이 시간은 페어웨이에서 40초, 그린에서 60초지만 홈즈는 이를 훌쩍 넘긴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PGA투어 커미셔너 제이 모나한에 따르면 PGA투어 평균 플레이 시간은 1, 2라운드의 경우 4시간 45분이며 3, 4라운드의 경우 3시간 49분이다.
하지만 최종라운드에서 홈즈가 속한 챔피언조의 플레이 시간은 무려 6시간 10분에 달했다. 결국 파 온 플레이를 선택한 홈즈는 18번 홀에서 버디를 낚는데 그쳤고, 최종 합계 9언더파를 기록하며 연장전에 합류하지 못하고 4위로 대회를 마쳤다.
PGA투어 규정상 슬로 플레이시 첫 번째는 구두 경고가 주어지고, 두 번째 위반시 1벌타를 받고 5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한다. 하지만 지난해 4월 PGA투어 취리히 클래식에서 22년만의 슬로 플레이 패널티가 나왔을만큼, 이 규정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역시 마찬가지다. 홈즈 벌타도 받지 않았고, 벌금도 물지 않았다.
이에 대회 이후 홈즈에게 맹비난이 쏟아졌다. 특히 PGA투어 동료 선수들이 SNS를 통해 홈즈를 비난했다.
마크 캘커베키아(미국)은 "홈즈는 벌금 또는 벌타를 받아야한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다니엘 버거(미국)도 "대부분의 투어 플레이어는 느리지 않지만, 몇몇 슬로 플레이어들때문에 나쁜 인식이 생긴다"고 이야기했다.루크 도널드(영국)은 "선수는 자신의 플레이 속도에 책임을 져야하고, 투어 관계자들은 슬로 플레이에 조치를 취해야만 했다"고 소리를 높였다.
선수들의 비난에도 당사자 홈즈는 당당하다. 경기를 마친 홈즈는 당시 상황에 대해 "나는 단지 우승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며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홈즈가 늑장플레이로 구설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건으로는 지난 2008년 월드골프챔피언십 시리즈 액센추어매치플레이에서 1라운드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만나 늑장 플레이를 펼친 것이다. 당시 홈즈는 대회 중 우즈를 앞에 두고 끊임 없이 연습 스윙을 하는 등 늑장 플레이를 했지만 벌타를 받지 않았고, 결국 폭발한 우즈가 PGA측에 강력하게 이의 제기를 했던 사건의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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