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Par)’가 도대체 뭐길래 골퍼들의 기분을 좌우할까. 파는 골퍼들이 열망하는 기준이다. 파는 전문 골퍼들이 개별 홀을 완주하거나 골프장의 모든 홀을 완주하는 데 필요한 타수다. ‘이 홀은 파4다’ ‘이 골프장은 파 72다’, ‘지금까지 3오버파인데 마지막 3개 홀에서 파를 잡으면 75타를 기록한다’ 는 등의 골프 기사를 보면 골프를 잘 아는 이들은 쉽게 이해하지만 골프를 전혀 모르는 이라면 무슨 뜻인지 잘 알지 못한다. 이유는 파에 대한 용어 이해 차이에서 생긴 것이다.
지난 18일부터 기아자동차 제34회 한국여자오픈골프대회가 열리고 있는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 6번홀 파5를 생각해본다. 이 홀은 프로들이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마의 홀'이다. 여기서 파5라는 것은 전문 골퍼가 그 홀에서 플레이를 마치는데 필요한 타수라는 뜻이다. 기본적으로 5타로 그 홀에서 경기를 마칠 수 있다는 의미이다. 5타로 끝내면 파로 기록되며, 4타이면 버디, 3타이면 이글이라고 한다. 6타를 기록했으면 보기, 7타면 더블보기, 8타면 트리플보기라고 한다.
개별 홀에서 파는 항상 두 개의 퍼팅에 그린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스트로크 수를 더한 값으로 구성한다. 일반적으로 각 홀은 파3, 파4, 파5로 이루어진다. 파6나 파7홀도 간간이 있기는 하지만 아주 예외적이다. 대체적으로 파4홀은 파3홀보다 길고, 파5홀은 파4홀보다 길다. 이것도 드물게 예외는 있다.
‘쇼트홀’이라고 부르는 파3홀에서 티샷으로 1타, 그린 위에서 퍼트 2개로 총 3타를 기록하면 파를 기록한 것으로 본다. ‘미들홀’인 파4홀에선 그린에 도달하기 위해 두 타를 필요로 하고, 이어서 두 퍼트를 넣어야 한다. ‘롱홀’인 파5에서는 3타를 쳐서 그린에 올라 퍼트 2개를 하면 파를 잡은 것으로 본다.
파3, 4, 5홀은 각 골프장과 골프단체들이 나름대로 홀 길이와 파 등급을 매긴다. 보통 18홀에서 파3홀은 전후반 각각 2개씩 4개, 파4홀은 전후반 각각 5개씩 10개, 파5홀은 전후반 각각 2개씩 4개가 있다. 18홀 기준으로 파는 전문 골퍼가 코스를 완주하는 데 필요한 총 타수다. 대부분 골프장은 파 72가 기준이며 파 70, 파 71인 곳도 있다.
5타를 쳐서 파 4홀을 플레이하면 그 홀에서 1오버파가 되고, 파4에서 3타를 치면 그 홀에서 1언더파가 된다. 각 홀에서 친 타수를 합산해 72타를 기록했으면 ‘이븐파(Even Par)’를 했다고 말한다. 규정 타수를 쳤다는 의미이다. 이븐파는 ‘레벨파(Level Par)라고도 한다. 이븐파 이하는 언더파, 이븐파 이상이면 오버파라고 한다. 파 72 골프코스에서 85타를 치면 13오버파, 68타를 쏘면 4언더파가 된다. 18홀 모두에서 파를 기록하는 ’올파‘를 작성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프로들이더라도 올파를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지난 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에서 문경준이 단 한 개의 버디나 보기 없이 18홀 모두를 파로 적어내 화제가 되기
도 했다. 올파는 보는 이에게는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하지만 프로골퍼 입장에서는 결코 환영할 수 없는 일이다. 보기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좋지만 버디를 못 잡아 순위를 끌어 올리지 못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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