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골프 여제를 만든 일등공신은 남편"

김현지 기자| 승인 2019-08-09 14:28
1라운드 경기 후 인터뷰하고 있는 박인비. 사진=KLPGA/박준석
1라운드 경기 후 인터뷰하고 있는 박인비. 사진=KLPGA/박준석
박인비가 남편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과 함께 감사를 전했다.

9일 제주시 오라 컨트리클럽(파72, 6666야드)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 6회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1라운드가 막을 올렸다.
이번 대회는 박인비의 스폰서사가 주최하는 대회로 박인비는 1회 대회부터 6회 대회까지 매 대회 출전해 KLPGA투어 우승 사냥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5월 치러진 두산 매치플레이 타이틀 방어전에 이어 약 3개월 만에 KLPGA투어 대회에 나선 박인비는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 오전조로 나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대회 1라운드에서 오전조로 나선 이정민이 8언더파 단독 선두로 질주한 가운데, 박인비는 4타 차 공동 2위 그룹으로 경기를 마쳤다.

밝은 모습으로 기자회견에 나선 박인비는 "한국 대회에 올 때 마다 소중한 사람들이 많이 와서 응원을 해준다"고 하며 "미국에서는 남편과 캐디, 단 셋이서 투어를 다니다보니 외로울 때가 많은데, 외롭지 않아서 좋다. 심적으로 편안하고 이동거리도 멀지 않아 기쁜 마음으로 한국 대회에 나온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선두와 4타 차로 경기를 마쳤는데, 첫 라운드 끝나고 우승을 단정하는 것은 어렵지만, 우승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하며 "오늘 라운드가 나쁘지 않아서 우승에 대한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선두와 타수 차이가 있는 만큼 내일 성적이 중요할 것 같다"며 희망을 보였다.

KLPGA투어에서는 통산 2승째에 도전하지만 박인비는 2016년 114년 만에 골프 종목이 부활한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골든 커리어 그랜드 슬램 달성자가 됐다. 뿐만 아니라 LPGA투어 통산 19승을 기록중이고 이중 메이저 우승만 7승이다.

이에 골프 여제라는 수식어 역시 박인비의 몫이다. 박인비는 "부담스러운 수식어보다 내 이름이 좋다"고 쑥스러워했다.

박인비는 자신이 골프 여제가 될 수 있었던 일등 공신으로 남편이자 코치인 남기협씨를 지목했다.

그도 그럴 것이 2008년 US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차지한 박인비는 2012년 7월 남기협씨와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LPGA투어 통산 2승째이자 메이저 2승째를 달성했고, 이후 탄탄대로를 걸으며 18승과 올림픽 우승 등을 합작했다.

박인비는 "얼마전에 남편과 함께 에비앙 챔피언십 연습라운드때 페어웨이를 걸으면서 나눴던 이야기가 있다. 남편이 2012년 에비앙 챔피언십 당시 눈물이 살짝 날 뻔했다고 하더라"라고 하며 "그 때 같이 한 첫 승 이후 18승을 더했다. 초반에만 해도 주위에서 '저 사람은 누구인데 같이 다녀?'라는 의아한 시선들이 많았을 거다. 우리가 우승을 하면서 사람들의 의아함이 신기함으로 바뀌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고 했다.

이어 "이 자리에 오기까지 부모님의 사랑과 도움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었던 계기는 남편이라고 생각한다. 2012년 에비앙 챔피언십때도 그렇고, 지금까지 꾸준하게 많은 도움을 받았고, 여전히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라며 남편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은퇴에 대한 이야기도 덧붙였는데 "오래전부터 은퇴에 대한 생각이 많았다. 당장해도 이상하지 않다. 매주, 매년 마음이 바뀐다"고 하며 "더욱이 은퇴라는 것은 번복할 수도 없는 일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은퇴시기가 정해지기까지 은퇴 시기에 대해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박인비는 은퇴의 조건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이야기했는데 "골프 대회에 나서는 것이 즐겁다는 마음이 지속될 때 까지는 계속할 것"이라고 하며 "이루지 못한 목표가 있기 때문에 선수생활을 이어가는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 내 실력이 세계적인 수준이며, 스트레스가 견딜 수 있는 수준이라고 느껴질 때까지는 선수생활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제주=김현지 마니아리포트 기자/928889@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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