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은 정교한 번역어 같지만 단어 자체는 영어 스트라이크 아웃의 원 뜻을 잘 살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삼진은 숫자 ‘3’을 뜻하는 섯 삼(三)자와 떨다, 진동하다는 의미의 진(振)이 합해진 말이다. 삼진을 풀이하면 세 번 휘둘렀다는 뜻이다. 타자 중심의 해석이다. 하지만 영어 스트라이크 아웃 원 뜻은 이보다 훨씬 넓다.
하지만 스트라이크 아웃에는 이런 삼진 말고도 여러 상황이 더 있다.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 번트한 타구가 파울이 된 경우를 스리 번트 파울이라고 하는데 이는 스트라이크 아웃으로 처리한다. 또 타자가 공을 치기 위해서 스윙을 하다가 중도에서 멈췄으나 스윙으로 판정된 경우로, 투 스트라이크 이후의 하프 스윙도 스트라이크 아웃이다.
또 스트라이크 아웃 낫 아웃(Not Out)도 있다. 투수가 두 번째 스트라이크 이후에 던진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으나 포수가 이 공을 잡지 못한 경우, 또는 잡기 전에 공이 그라운드에 닿은 경우에 발생한다. 이때 타자는 아직 아웃이 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1루까지 뛸 수 있으며, 포수는 놓친 공을 잡아 타자를 태그(Tag)하거나 타자가 1루에 도달하기 전에 1루수에게 공을 보내야 아웃으로 인정된다. 낫아웃은 타자의 스윙 여부와는 무관하다. 낫아웃은 노아웃이나 원아웃에서 1루에 주자가 없을 때 성립되고, 투아웃일 때는 주자 유무와 상관없이 성립된다. 1루에 주자가 있을 때 낫아웃이 성립되지 않는 이유는 포수가 고의로 공을 놓쳐 더블플레이 상황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스트라이크 아웃은 투수가 타자를 압도한다는 증표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큰 스윙으로 홈런을 많이 터뜨리는 장거리 타자들은 보통 스트라이크 아웃을 많이 당한다. 알렉스 로드리게스, 레지 잭슨, 짐 톰과 같은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의 홈런 타자들은 스트라이크 아웃이 많기로 악명이 높다. 한국과 일본 야구도 상황은 비슷하다. 홈런을 노리다가 자주 헛 방질을 하기 때문이다 .
스트라이크 아웃 대신 삼진으로 부르는 것을 다른 말로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 이미 뿌리깊게 야구 용어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진의 기본적인 의미를 이해하고 사용하는 것이 올바른 용어 접근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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