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352] 왜 농구(籠球)라고 말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1-04-15 04:08
'대바구니에 공을 넣는 경기'라는 뜻인 '농구'는 일본식 한자어이다. 14일(한국시간) 미국 프로농구(NBA) 미네소타와 경기에서 슛을 시도하는 브루클린의 듀랜트. [AP=연합뉴스]
'대바구니에 공을 넣는 경기'라는 뜻인 '농구'는 일본식 한자어이다. 14일(한국시간) 미국 프로농구(NBA) 미네소타와 경기에서 슛을 시도하는 브루클린의 듀랜트. [AP=연합뉴스]
농구(籠球)는 영어 ‘바스켓볼(Basketball)’을 번역한 일본식 한자어이다. 일본에선 가타카나로 ‘바스켓토보오루(バスケットボール)’로 영어발음을 빌려 부르기도 한다. 농구라는 단어는 ‘대바구니 농(籠)’과 ‘공 구(球)’가 합쳐진 말이다. 대바구니 공이라는 뜻이다. 이는 바스켓(Basket)과 볼(Ball)의 합성어로 된 영어말을 직역한 것이다. 농구는 중국 한자어로는 람구(籃球, 간체자는 篮球)이다
바구니 람 (籃) 한자를 써서 대바구니에 공을 넣는다는 뜻이다.

일본과 한국에서 농구는 비슷한 시기에 소개됐다. 일본은 1908년 YMCA(기독교청년회)를 졸업한 오모리가 처음 YMCA에 소개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1891년 미국농구 발상지 스프링필드의 YMCA에서 열린 세계 최초의 농구경기에 참가한 이시카와가 도입했다는 설도 있다. 한국에 농구가 처음 소개된 것은 1907년 봄 황성기독교청년회(YMCA) 초대 총무이자 미국인 선교사인 길레트(P.Gillett:한국명 吉禮泰)에 의해서이다. 1916년 3월 25일 미국인 반하트가 기독청년회 간사로 부임하면서부터 본격적인 보급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농구라는 말은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에서 도입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 농구라는 단어를 언제부터 쓰기 시작했는 지는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농구는 1891년 메사추세츠 스프링필드 YMCA 체육학교에서 근무하던 캐나다인 교사 제임스 네이스미스(1861-1939)가 겨울철 동안 학생들에게 가르칠만한 실내운동을 생각해낸데서 비롯됐다. 그는 미식축구와 축구와는 달리 ‘지상에서 10피트 정도 떨어진 바구니에 공을 넣으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겨울 스포츠의 필요성과 속도감, 그리고 실내라는 한계성을 고려해서 13개의 기본 조항을 제정한 후 처음으로 농구 경기를 창안했다. 축구 종목과는 달리 몸싸움이 없는 안전한 스포츠를 만들고 싶어서 고안하게 되었다고 한다. 강력한 몸싸움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 현재의 농구와 비교해보면 큰 차이가 있었지만 그는 순수하게 신체접촉을 피하는 종목을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몸싸움은 허용됐다.
처음에는 한 팀에서 20여명이 나와 양팀 40여명 이상이 바구니를 매달아서 공을 던져 넣는 경기로 시작했다. 체육관 양쪽에 복숭아 상자를 하나씩 달아 놓고 공을 던져 그 가운데에 공이 머물렀을 때 골인으로 인정하였다. 마치 어릴 적 운동회때 청군과 백군으로 나뉘어 오재미로 박을 터트리는 것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바구니 밑이 뚫린 골대를 세워놓고 경기를 가지는 것을 본 이들은 당초 창안자의 이름을 따서 네이스미스 볼로 지으려고 했으나 본인이 이를 거절하면서 바스켓볼이라는 이름을 갖게됐다. 최초의 농구 경기는 1892년 1월20일 미국 메사추세츠 스프링필드 대학교에서 열렸다.
농구는 실내 경기로 고안되었기 때문에 야구나 축구처럼 넓은 공간이 필요하지 않다. 실내에서 경기를 하기 때문에 날씨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 비가 많이 오는 여름 장마철이나 추운 겨울철에도 전천후로 경기를 할 수 있다. 따라서 야외 구기종목과 겹치지 않는 것이 강점이다. 미국과 한국, 일본 등에서 배구와 함께 대표적인 겨울 스포츠로 자리잡은 이유이다.

하지만 규칙은 매우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다. 농구를 오랫동안 즐긴 사람들은 여러 가지 상황과 규칙을 이용한 플레이를 이해하지만 농구를 모르는 사람은 사전 정보나 지식이 없으면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농구의 심판 규정집은 세부 규칙이 많은 야구와 함께 두꺼운게 특징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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