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컵은 미국과 유럽간의 골프 대항전으로 2년에 한 번 치러진다. 양 팀의 자존심이 걸린 싸움이다. 매 대회 마다 각 팀의 팬들 역시 뜨거운 반응을 쏟아내는데, 우리나라로 치자면 한일전과도 같다.
미국팀의 경우 더스틴 존슨을 필두로 이번 시즌 메이저 대회에서 2승을 챙긴 브룩스 켑카, 2016-2017 PGA투어 페덱스컵 우승자 저스틴 토머스, 차세대 골프 황제라는 평을 받았떤 조던 스피스 등 쟁쟁한 선수들이 팀을 대표했다. 게다가 PGA투어 플레이오프 1, 2차전 우승자 브라이슨 디섐보와 4차전에서 우승하며 부활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승선으로 기대감은 더욱 증폭됐다.
그 중 마스터스 우승자 패트릭 리드도 기대를 모았다. 패트릭 리드는 이번 라이더 컵 이전 두 차례 출전했던 라이더 컵에서 조던 스피스와 짝을 이뤄 팀 매치 4승 2무 1패의 성적을 거뒀다.
싱글 매치는 2전 전승을 기록했는데, 2016년 라이더컵에서는 유럽팀 중 최강자였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상대로 승리를 가져오며 영웅이 됐다.
하지만 결과는 2전 전패. 대회 첫 날 오전 치러진 포볼경기(각자의 볼로 플레이 한 후 좋은 성적을 기록하는 방식)에서 유럽팀의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와 토미 플릿우드(잉글랜드)에 1홀 남기고 3홀 차로 패배했다.
대회 둘 째날 오전 포볼 경기에서 역시 몰리나리와 플릿우드 조에 3홀 남기고 4홀 차로 패배했고, 오후 경기에서 우즈는 리드가 아닌 디섐보와 함께 오후에 치러진 포섬 경기(두 선수가 하나의 볼로 플레이하는 방식)에 나섰다.
결국 대회 마지막 날 싱글 매치에서 테럴 해튼(잉글랜드)를 상대로 2홀 남기고 3홀 차 승리를 따낸 리드는 올해 라이더 컵에서 3전 1승 2패를 기록했다.
설상가상 미국팀은 이번 대회에서 승점 10.5에 그쳤고, 17.5점을 따낸 유럽팀에 7점 차로 대패했다.
'캡틴 아메리카'로 불리던 리드는 불평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첫 째는 조던 스피스와 한 조로 편성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리드는 미국 일간지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단장인 짐퓨릭에게 스피스와 한 조가 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으나 한 조가 되지 않았다"고 하며 "스피스가 나와 한 조로 플레이하기를 원하지 않았을 것. 게다가 나는 스피스와 아무 문제가 없다. 팀의 성적을 위해서라면 내 파트너가 좋은 사람이건 싫은 사람이건 상관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리드의 아내까지 나서 자신의 SNS에 "스피스가 리드와 함께 경기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두 선수가 다른 팀이 된 것은 스피스에게 물어라"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올해 스피스는 평소 자신의 단짝인 저스틴 토머스와 한 조로 경기했고, 두 선수는 팀 매치에 모두 출전해 3승 1패로 호성적을 기록했다.
스피스는 조 편성에 대해 "리드와 내가 다른팀이 된 것은 팀 전체의 결정"이라며 선을 그었다.
대외적으로 스피스와 리드의 불화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리드는 지난 3월 베이힐에서 치러진 아놀드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경기 중 무벌타 구제를 받지 못하자 스피스를 언급하며 "내가 조던 스피스가 아니라 피해를 봤다"며 불평을 했다.
결국 리드는 자신이 선택한 파트너 2순위 우즈와 한 조로 경기했고, 2패를 기록했음에도 자신의 결과가 아닌 팀에 대한 불평이 그치지 않았다.
두 번째 불만은 "나처럼 라이더 컵에서 성적이 좋은 선수를 두 번이나 앉혀 두는 것은 현명한 결정이 아니다"라며 단장 짐퓨릭을 비난한 것이다.
리드의 비난은 팀에 국한되지 않았다. 리드는 두 번째 포볼 경기에서 공을 연이어 물에 빠뜨리는 등 부진했다. 이 날 리드의 성적을 스트로크 플레이로 계산하면 85타라는 분석도 나왔고, 미국 골프 채널의 기자가 "리드의 경기력 자체가 좋지 않았다"는 평을 내리자 리드는 "언론인 자격이 없다"며 비난했다.
리드는 팀 패배 후 끊임없이 불평을 늘어 놓으며 '남 탓'만 하고 있고, 4전 전패 후 "내가 패인 중 하나다"라고 자평했던 타이거 우즈와는 상반된 모습으로 '캡틴 아메리카'에서 '불평꾼'으로 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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