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골프 룰을 간소화해 이해하기 쉽게하며, 경기 시간을 단축한다는 취지로 골프룰을 개정했다.
지난달 25일 막을 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멕시코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는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식의 판정으로 논란이 야기됐다. 한 조에서 플레이한 더스틴 존슨(미국)과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비슷한 상황에서 한 사람은 구제를 받고, 한 사람은 구제를 받지 못했다.
존슨의 경우 오른쪽 발이 카트 도로에 닿는 다며 경기 위원을 불렀을때, 무벌타 드롭이 허용된 반면, 마찬가지로 카트 도로에 스탠스가 걸려 무벌타 드롭을 하기 위해 경기 위원을 부른 매킬로이에게는 무벌타 드롭이 허용되지 않았다.
골프 룰 16-1에 따라 페널티 구역을 제외한 전 구역에서 비정상적인 코스 상태로 방해를 받을 경우 구제를 받을 수 있지만, 경기 위원은 매킬로이의 경우 구제를 목적으로 스탠스를 잡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한 '스타 플레이어' 리키 파울러(미국)는 멕시코 챔피언십에서 OB(Out of Bounds) 이후 드롭 상황에서 어깨 높이에서 드롭했다는 이유로 벌타를 받았다. 이에 지난 3일 PGA투어 혼다 클래식 3라운드에서 변기에 앉아 볼일을 보는 듯한 자세로 공을 드롭하며 새 규정을 조롱하기도 했다.
특히 혼다 클래식에서는 골프 룰에 대한 이슈가 많았다. 1라운드에서는 알렉스 체이카(독일)가 규정을 어긴 그린북을 쓰다가 적발되어 실격됐는데, 올해 그린북 크기 제한 규정을 숙지하지 못한 채 지난해까지 쓰던 그린북을 그대로 쓴 것이다.
이어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클럽 손상에 관한 규정에 대해 불만을 토해냈다. 토머스의 경우 1라운드 10번 홀에서 티 샷이 나무 뒤에 떨어져 9번 아이언으로 샷을 해야했는데, 이 상황에서 클럽이 나무에 부딪히며 클럽이 휘어졌지만 교체할 수 없었다. 바뀐 룰에 따르면 정상적인 플레이로 손상된 클럽을 교체하지 못한다. 토머스는 휘어진 샤프트를 원상복귀하려고 했지만 결국 할 수 없었고, 남은 홀들을 9번 아이언 없이 마쳐야했다.
또한 2라운드에서는 애덤 솅크가 벙커샷을 하는 과정에서 캐디가 공의 후방에 있었기 때문에 2벌타를 받았다. 솅크는 2라운드에서 룰을 위반했지만 벌타가 부과된 사실은 3라운드 시작 직전에 솅크에게 통보됐다.
최근 개정된 룰에 가장 큰 목소리를 내고 있는 선수는 저스틴 토머스다.
토머스는 멕시코 챔피언십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켑카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며 ".내가 여러분들에게 골프 규칙의 변화가 대단하다고 말할 이유는 없다. 왜냐면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난 그들이 형편없다고 생각한다"라고 하며 "내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이 행동이 경기를 긍정적으로 바꾸거나,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참아야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토머스는 이번 대회에서도 불만을 여과없이 표출했는데, 솅크가 벌타를 받은 것이 알려지자 트위터를 통해 "캐디가 명백하게 선수의 라인을 잡아주는 상황이 아니라면 그게 무슨 도움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USGA가 더 나은 골프를 위해 선수들과 소통을 시작했으면 한다"고 꼬집어 이야기했다.
그러자 USGA도 맞대응했다. USGA는 트위터를 통해 "토머스, 우리 이야기 좀 하자, 우리는 대회가 필요하다"라고 하며 "당신은 우리가 계획한 미팅을 매번 취소했지만, 우리는 다시 연락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토머스는 "나는 어떠한 미팅도 취소한 적 없다. 이러한 이야기는 정말 마음이 아프다"라며 설전이 오갔고, 결국 이들은 오프라인을 통해 만나 대화를 나눌 것이라 알렸다.
USGA 경기 위원장인 존 보든해머는 미국 골프채널의 모닝 드라이브에 출연해 이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2019년 초반 투어 이벤트를 통해 많은 수의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왜 이런 골프 룰 개정이 필요하는 지 설명하고, 피드백을 구하고 있지만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하며 "선수들과 계속해서 소통하며 지금보다 2배 이상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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