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290] 분데스리가와 군대스리가, 어떻게 비슷한 말이 됐나

김학수 기자| 승인 2021-02-12 05:46
독일연방리그라는 의미인 분데스리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 A에 못지않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 사진은 분데스리가 최고 명문팀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 모습.
독일연방리그라는 의미인 분데스리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 A에 못지않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 사진은 분데스리가 최고 명문팀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 모습.
분데스리가(Bundesliga)는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열리는 여러 종목의 스포츠리그를 뜻하는 말이다. 축구를 비롯해 핸드볼, 야구, 배구, 농구, 하키, 럭비 리그 등에 분데스리가라는 이름을 쓴다. 한국을 비롯해 국제적으로 분데스리가라 하면 일반적으로 독일의 프로축구리그를 뜻한다.

유럽을 대표하는 축구리그의 하나인 독일 분데스리가는 최상위 프로축구리그이다. 독일축구리그(Deutsche Fußball Liga)가 운영하고 독일축구연맹(Deutscher Fußball-Bund)과 리가페르반트(Die Liga – Fußballverband)에서 주관한다.
분데스리가라는 말은 두 개의 단어로 된 합성어이다. 연방을 뜻하는 ‘분데스(Bundes)’와 리그를 의미하는 ‘리가(Liga)’로 돼 있다. 분데스는 합성, 연대, 결합을 뜻하는 영어 ‘번드(Bund)’에 복수를 뜻하는 접미사 ‘es’가 붙인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분데스리가는 쉽게 말하면 독일연방리그라는 의미이다.

독일에서 축구는 1800년대 후반 영국의 영향을 받아 산업화를 먼저 이룬 대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보급됐다 .정식 축구리그는 1897년 독일챔피언십이라는 이름으로 남부와 브란덴부르크지역에서 먼저 시작했다. 각 지역 우승팀들끼리 플레이오프를 거쳐 우승자를 가렸다. 이후 독일 전 지역에서 여러 지역 챔피언십이 탄생했다.

분데스리가라는 이름의 전국 리그가 출범한 것은 1962년 칠레 월드컵 8강전에서 독일(당시 서독)이 유고슬라비아에게 0-1로 패배하며 탈락하면서 비롯됐다. 월드컵이 끝난 직후인 1962년 7월28일 도르트문트에서 열린 연례 독일축구연맹 행사에서 새로 취임한 헤르만 괴스만 독일축구연맹 회장이 북부, 남부, 서부, 남서부, 베를린을 대표하는 지역을 하나로 묶은 전국 단위의 프로축구리그인 분데스리가를 1963-64시즌부터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16개팀으로 시작한 분데스리가는 1965년 2개팀을 추가해 18팀으로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한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같이 20개팀으로 늘리자는 제안도 있었으나 실현되지 않았다. 비교적 추운 날씨에 시즌을 갖기 때문에 많은 경기를 치르기가 힘든 게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분데스리가는 1974년 서독 월드컵에서 독일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유럽 최고의 리그로 인정받았다. 차범근이 분데스리가에 진출할 때도 이 무렵이었으며 한국에서는 TV에서 차범근이 뛰는 분데스리가를 고정 편성해 방송하기도 했다. 유럽 축구가 국내 방송에 처음 알려지게 된 것도 분데스리가를 통해서 였다.

분데스리가는 1990년대말부터 프리미어리그가 본격적으로 성장하면서 점차 밀려났다. 현재는 스페인 라리가와 이탈리아 세리에 A 다음으로 프랑스 리그앙과 비슷한 리그가 됐다. 하지만 실력면에서는 유럽 빅3리그인 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와 결코 뒤지지 않는다. FC 바이에른 뮌헨은 유럽 전체로 보아도 손꼽히는 명문팀이다. 보르시아 도르트문트, 아인트레흐트 프랑크푸르트, 뮌헨글라트바흐 등은 재정적으로도 매우 안정된 팀으로 알려져 있다.

프로축구 K리그1 상주 상무는 '군대스리가'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2020 K리그에서 상무 안태현이 동료들과 골 기쁨을 나누고 있다.
프로축구 K리그1 상주 상무는 '군대스리가'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2020 K리그에서 상무 안태현이 동료들과 골 기쁨을 나누고 있다.


군대스리가는 한국에서 군대와 독일 분데스리가의 합성어로 만들어진 말이다. 군대에서 하는 축구를 일컫는 은어이다. 축구 전문가에 따르면 60만명의 정규 병력을 갖춘 한국 군대에서 약 5만개의 클럽이 군대스리가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의무복무로 군생활을 하는 대부분의 군인들이 군대스리가의 일원인 셈이다. 군대스리가는 군인들의 체력강화와 민군 화합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대스리가가 군인들사이에서 인기를 끌게 된 것은 독일 분데스리가의 영향을 받은 1980년대 이후부터였다. 국방부는 2008년 국방홍보원과 함께 전국 단위의 부대들을 선발해 전국 단위의 군대스리가 대회를 열기도 했다. 프로축구 K리그1의 상주 상무를 흔히들 '군대스리가'라고 부르기로 한다. 상무는 프로축구 선수들이 군대 생활을 하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팀인데 군인들의 축구라는 보통 명사가 된 군대스리가를 별명으로 사용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report@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0

TOP

pc로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