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291]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보루시아’는 어떻게 만들어진 말일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1-02-13 08:09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독일제국의 통일을 이룩했던 옛 프로이센에서 유래된 팀이름을 갖고 있다. 사진은 프라이부르크 정우영(오른쪽)과 볼 경합을 벌이는 도르트문트 선수 모습. [AP=연합뉴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독일제국의 통일을 이룩했던 옛 프로이센에서 유래된 팀이름을 갖고 있다. 사진은 프라이부르크 정우영(오른쪽)과 볼 경합을 벌이는 도르트문트 선수 모습. [AP=연합뉴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공격축구를 하는 팀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바이에른 뮌헨과 함께 분데스리가를 양분하고 있는 독일의 빅클럽이다. 열성적인 축구팬들의 충성도가 매우 높다. 한 매체의 기사에 따르면 2015-16시즌 평균 관중이 바르셀로나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능가하며 유럽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컨설팅회사 딜로이트가 선정한 2020 축구머니리그에서 유벤투스, 아스널에 이어 12위에 올랐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팀 이름은 오랜 독일 역사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1909년 12월19일 18명의 젊은이들이 독일 북부의 산업벨트 루르지역의 대표적인 도시 도르트문트에서 성당 중심의 종교적인 것을 넘어 진취적인 생각을 갖고 ‘볼스필-베린 보루시아 09 도르트문트(Ballspiel-Verein Borussia 09 e. V. Dortmund)’라는 이름의 축구팀을 창단했다. 현재 쓰는 팀의 정식 명칭이다.
보루시아의 어원은 원래 독일제국의 옛 명칭인 프러시아(Prussia)에서 유래됐다. 보루시아는 프러시아를 라틴어로 부르는 말이다. 프러시아어는 러시아어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러시아어는 동슬라브어이고, 프러시아는 서발트어이다. 프러시아는 프로이센이라는 지명에서 나온 말이다. 이 말은 중세 초부터 도르트문트를 중심으로 살기 시작한 발트어계 프로이센인에서 유래했다. 좁은 뜻으로는 발트해 남쪽 연안 지방을 말하고, 넓은 뜻으로는 이 지방에서 출발해 ‘철혈재상’ 비스마르크(1815-1898)가 주도한 1871년 통일 독일제국을 이룬 프로이센 공국 및 왕국을 의미한다. 팀 결성 당시에는 창단할 때 젊은이들이 모였던 장소인 양조장 이름 ‘Borussia Brewery’에서 따왔다고 한다.

독일제국이 통일에 성공하면서 프로이센이라는 말을 계속 쓰지않고 ‘저먼(German)’이라는 국가이름을 쓰게 된 것은 프로이센 뿐 아니라 많은 지역을 포함해 영토를 확장했기 때문이다. 1866년 독일 남부 바이에른(바바리아라고 부름)을 놓고 벌인 오스트리아와 전쟁에서 승리를 하면서 통합 이름이 필요했던 것이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엠블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엠블럼.


‘분데스리그닷컴(bundesliga.com)’에 따르면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BVB 09’ 약자를 쓴다. 이는 팀 정식명칭에서 나온 것이다. BVB는 ‘Ballspiel-Verein Borussia’ 약자이다. 구기클럽이라는 뜻이다. 09는 축구단을 창단한 해를 의미한다. 'Ballspielverein'은 독일 축구클럽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단어이다. Ballspiel은 공, Verein은 클럽이라는 뜻이다. 독일 축구클럽은 축구클럽을 의미하는 약자로 여러 약자를 쓴다. 슈투트가르트의 VfB와 볼프스부르크의 VfL은 각각 ‘Berein für Beweungspile(운동클럽)’과 ‘Verein für Leibesübungen(신체운동클럽)’의 약자이다. TSG 호펜하임은 ‘Turn-und Sportgemeinschaft Hoffenheim(호펜하임 체조클럽)'의 줄임말이다. FC는 바이에른 뮌헨과 샬케와 같이 ’Fußballclub(축구클럽)의 약자이다.
분데스리가에서 도르트문트는 홈 경기에서 특히 강한 것으로 유명하다. 최강 FC 바이에른 뮌헨을 제외하곤 어느 팀도 도르트문트에서 이기기가 힘들다. 도르트문트가 안방 강자가 된 것은 8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지그날 이두나 파크가 있기 때문이다. 홈 구장은 독일 내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유럽 내에서도 6번째를 자랑한다. 매 경기마다 도르트문트팬들은 해골 복장을 하고 광적인 응원을 해 상대팀들을 주눅들게 한다.

도르트문트는 2007-08 최악의 경기력을 시즌 13위를 마친 뒤 당시 8년간 FSV 마인츠 05 감독을 맡았던 위르겐 클롭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클롭은 유소년을 포함해 젊은 선수들을 기용하며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었다. 2009-10시즌 리그 5위, 2010-11시즌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2011-12시즌에서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 등을 앞세워 최강 바이에른 뮌헨을 꺾고 다시 리그 정상에 올랐고 DFB 포칼컵 타이틀도 따내며 구단 최초로 더블 우승을 차지했다.

역대 한국 선수들로는 2008년 이영표가 토트넘 훗스퍼에서 이적했으나 시즌 중반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2009년 사우디아리비아 알 힐랄로 팀을 옮겼다. 지동원은 2014년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넘어와 합류했으나 부상으로 인해 그 해 말 다시 아우크스부르크로 이적했다. 2015년 박주호가 잠시 머무르기도 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report@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0

TOP

pc로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