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310] 미드필더(Midfielder)를 왜 ‘중원(中原)의 지휘자’라고 부를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1-03-04 07:32
바르셀로나 전성시대를 열었던 2019년 미드필더 라키티치와 메시.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바르셀로나 전성시대를 열었던 2019년 미드필더 라키티치와 메시.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미드필더(Midfielder)는 공격수와 수비수 사이에서 활동하는 포지션이다. 축구 경기장을 2등분하는 하프라인(Half Line)을 중심으로 공격과 수비를 담당한다. 공격수 뒤에 , 수비수 앞에서 활동하는게 미드필더이다. 감독들은 미드필더를 공격과 수비의 연결과 함께 볼의 지배력을 높이는 중요한 전략적인 포지션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미드필더는 영어 가운데를 뜻하는 미드(Mid)와 운동선수를 뜻하는 필더(Fielder)의 합성어이다. 말 그대로 가운데에서 뛰는 선수라는 뜻이다. 미드필드는 경기장의 중앙을 가리킨다. 센터 서클(Center Circle)을 중심으로 경기장 중앙 부분을 말한다. 한자어로 가운데는 ‘중간(中間)’이라고 쓴다. 두 사물 사이 완충지역을 의미한다. 태평양 전쟁에서 미국이 일본에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중간점’이라는 뜻인 ‘미드웨이(Midway)’ 해전에서 결정적인 승기를 잡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중간지역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더는 운동장에서 뛰는 선수를 말한다. 필더는 넓은 들판을 의미하는 필드(Field)에 사람을 의미하는 접미사 ‘-er’를 써서 운동선수라는 의미가 됐다. 필드의 어원을 따져보면 고대 영어 ‘Feld’, 독일어 ‘Feld’, 덴마크어 ‘Felt’로 이어진다. 모두 서양어의 뿌리인 인도유럽어 어근인 평평하다는 의미의 ‘Pele’에서 나온 말이다. 우리말 발음 ‘벌(벌판 뜻)‘과 연결돼 동서양이 서로 통한다는 느낌이 든다. (본 코너 239회 ’왜 ‘필드(Field)’를 야구장이라고 말할까‘ 참조)

미드필더를 ‘중원(中原)의 지휘자(指揮者)’라고 부른다. 이 말은 미드필더라는 포지션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사전적 의미로 중원은 넓은 들판의 한 가운데를 중원이라고 말한다. 원래 중원은 중국의 황하 중류 지역을 의미해 중국의 중심지를 가리키는 말이다. 현대 중국의 허남성(湖南省) 대부분 지역, 산둥성(山東省) 서부, 허베이성(河北省)과 산시성(山西省) 남부와 섬서성(陝西省) 일부가 포함된 지역이다. 이 지역은 중국의 한 가운데를 흐르는 황하강이 만든 황토 고원으로 땅이 기름지고 교통이 원활해 전략적인 요충지로 손꼽힌다. 중국 역사에서 중원을 장악하는 자가 중국을 지배한다는 말이 있을 만큼 중원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혈전이 벌어졌다. 중원을 처음으로 지배해 중국 천하를 통일시킨 중국 왕조가 역사적으로 유명한 진시황(秦始皇)이다.

축구에서 미드필더들이 활동하는 중앙 지대를 중원이라고 부르며 이들을 중원의 지휘자라고 명명하는 것은 포지션이 경기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미드필더가 튼튼해야 전방 공격수와 후방 수비수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만약 미드필더가 불안하면 공격수는 공격 기회를 잘 만들 수 없으며, 수비수는 상대 공격에 아주 취약해진다. 미드필더들의 활동량과 역할에 따라 전력의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이유이다.

미드필더들은 공격수에 비해 포지션의 특성상 크게 주목을 받기는 어렵다. 여러 명이 가운데를 중심으로 직접 골과 연결성이 많지 않은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드필더는 크게 봐서 네 종류가 있다. 중앙 미드필더, 수비형 미드필더, 공격형 미드필더, 측면 미드필더이다. 중앙 미드필더는 정중앙 포지션으로 경기장 전체를 둘러 볼 수 있어 팀 전체를 주도하는 역할을 한다. 팀 전술에 따라 공격과 수비를 연결하는 여러 활동을 한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주로 수비 목적으로 수비수 앞에 배치된 중앙 미드필더를 말한다. 공격형 미드필더는 미드필드 전방의 중앙을 담당하며 주로 스트라이커 뒤에 위치한다. 폭넓은 시야와 개인기를 바탕으로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는 것이 주 임무이다. 측면 미드필더는 미드필드 좌우에 있으면서 풀백을 지원하고 어시스트를 담당한다.
뛰어난 미드필더가 되려면 멀티플레이 능력과 강인한 체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개인 기술 능력과 패싱 능력이 좋아야 하고 다른 포지션보다 활동 반경이 넓어 체력적으로 강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린 미드필더들은 모두 이런 복합적인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다. 펠레, 마라도나, 리오넬 메시 등을 비롯 한국의 박지성, 손흥민까지 모두 미드필드에서부터 빼어난 실력을 발휘하며 골까지 직접 넣는 멀티플레이어들이다. 역대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로는 지네딘 지단, 루이스 피구, 데이비드 베컴 등을 꼽는다.

축구 경기는 미드필드 센터서클에서 시작한다. 가장 많은 선수들이 모여 쟁탈전을 벌이는 미드필드를 지키지 못하면 결코 경기에서 승리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은 축구계에서는 불문율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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