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can do it", 승부사로 다시 태어난 조정민

김현지 기자| 승인 2019-04-15 10:10
조정민. 울산=김상민 기자
조정민. 울산=김상민 기자
조정민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통산 4승째를 달성했다.

2013년 KLPGA투어에 데뷔한 조정민은 데뷔 4년 차이던 지난 2016년 생애 첫 승이자 시즌 2승째까지 단숨에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하지만 2017년 우승과 연이 닿지 않았고, 2018년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에서 통산 3승째를 기록했다.

특히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에서 36홀 최소타 신기록을 세웠던 조정민은 54홀 최소타 기록까지 갈아치우며 오랜만의 우승을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으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어 올 시즌 조정민은 승부사로 다시 태어났다.

KLPGA투어 국내 개막전인 롯데 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준우승으로 출발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경기 내용이다.
당시 최종라운드에서 선두와 2타 차 공동 4위로 출발한 조정민은 1번 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순항하는 듯했지만, 4번 홀에서 더블 보기, 5번 홀과 6번 홀에서 연속 보기 등 순식간에 4타를 잃으며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무엇보다 최종라운드인 만큼 흔들릴 법하지만 조정민은 흔들리지 않았다. 8번 홀부터 10번 홀까지 3개 홀에서 연속으로 버디를 기록했고, 14번 홀과 15번 홀에서 연속으로 버디를 솎아내며 리더보드 상단에 올랐다. 이어 18번 홀에서 마지막 버디를 추가하며 선두와 1타 차 단독 2위로 경기를 마쳤다.

상승세를 탄 조정민은 이번 대회에서도 뒷심을 발휘하며 승부사 기질을 보였다.

1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한 조정민은 1번 홀부터 보기를 범하며 공동 선두가 됐다. 위기는 후반 홀에서 찾아왔는데, 조정민은 11번 홀에서 보기, 12번 홀에서 더블 보기 등 순식간에 3타를 잃으며 리더보드 최상단에서 미끄러졌다.

하지만 조정민은 다시 리더보드 상단으로 향했다. 15번 홀과 16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분위기를 쇄신하며 공동 선두가 됐고, 18번 홀에서 세컨드 샷을 완벽하게 붙이며 버디 찬스를 만들었다.

마지막 18번 홀에서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조정민은 2위 그룹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에 성공했다.

조정민은 이번 시즌 치른 2개의 대회를 통해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경기 운영을 선보였다.

조정민이 긴박한 우승 경쟁에서 위기상황이 도래해도 흔들리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훈련의 힘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코치의 손을 잡은 조정민은 "거리에 대한 훈련 대신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것에 집중했다. 특히 코스에 나오면 절벽에 서는 느낌이 들어서 더욱 안정감을 찾고자 노력했다"고 이야기했다.

조정민의 이러한 노력은 동계훈련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필드에 나와서도 계속됐다.

조정민은 우승 후에 "최종라운드 전반에 좀 흔들렸지만 이븐파로 잘 막았다. 후반에 집중하자고 했는데, 후반 홀을 시작하자마자 보기와 더블 보기가 연달아 나와 하늘이 무너져 내렸다"고 하면서도 "캐디 오빠와 'I can do it, just do it'을 계속 외치고 목소리도 당당하게 냈다. 이런 에너지가 좋게 작용해서 마무리를 훌륭하게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최근 경기에서 라운드 막판에 스코어가 좋아지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라운드를 나서기 전 코치와 페어웨이 적중률, 그린 적중률과 관련해 내기를 한다고 밝힌 바 있는 조정민은 "올해부터 경기전에 미리 특정 스코어를 목표로 잡고 경기에 나서는데, 이 때문에 막바지에 집중력이 강해진다. 무엇보다 이뤘을 때 성취감이 크기 때문에 더 좋다"고 덧붙였다.

결국 한 홀의 결과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자신감을 가지고 목표 달성에 집중할 수 있도록 훈련한 것이 조정민을 승부사로 다시 태어나게 했다.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으로 시즌 첫 승을 기록한 조정민은 "온그린을 뜻하는 GIR을 더욱 높여서 안정적인 골프를 하고 싶다. 그리고 상반기에 2승을 하면 어머니가 좋은 선물을 사주신다는 약속했기 때문에 남은 1승을 목표하고 싶다"며 웃었다.

[김현지 마니아리포트 기자/928889@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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