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헤엄은 수영 영법 중 하나이기도 하다. 당연히 자유형으로 대회 출전이 가능하다. (본 코너 803회 ‘수영 ‘자유형(自由型)’은 왜 ‘영(泳)’ 대신 ‘형(型)’을 쓸까‘ 참조) 개헤엄이라는 말은 개처럼 헤엄을 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개는 사람을 잘 따라 예부터 가축으로 많이 길렀다. 하지만 권력자나 부정한 사람의 앞잡이를 하거나 성질이 못된 사람이나 몸을 함부로 굴리는 사람 등을 비유할 때도 ’개‘라는 말을 비유해서 썼다. ’술 먹은 개‘, ’개 같은 녀석‘, ’개 발싸개 같다‘ 등으로 상대를 무시하거나 멸시하는 투로 사용하기도 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을 검색해보면 개헤엄은 명사로서 정식으로 배우지 못한 엉터리 헤엄을 뜻한다. 소설가 한승원의 ‘해일’에는 “벌거벗은 아이들이 얕은 물에서 개헤엄을 치기도 하고, 물장난을 하기도 하였다”며 개헤엄이라는 말을 적었다. 또 소설가 유현종의 ‘들불’에는 “여삼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개헤엄을 쳐 가고 있다”고 묘사했다. 우리나라 언론에서 개헤엄이라는 단어를 잘 쓰지는 않지만 간간히 소개하기도 했다. 조선일보 1962년 7월12일자 ‘얼음을 팔뚝에’라는 제목으로 ‘후라이보이’ 곽규석의 납양특집 기사에서 ‘아주 가까운 한강(漢江)에도 나갈시간이없느냐고 물어볼이가 있을지모르나 워낙 시골서자라 기초(基礎)도없는 개헤엄을칠정도라 마음이 안내키고 또 전에는골체미(骨體美)?가 너무 좋아서남들처럼 수영(水泳)하길 꺼려하는 것이다“고 전했다.
물에 뜰 줄 모르거나 수영을 못하는 사람을 보통 ‘맥주병’이라고 한다. 맥주병 신세를 면하게 위해 처음 배우게 되는 것이 개헤엄이다. 엎드린 채 물에 떠서 머리만 물 위로 내민 뒤, 팔 다리를 물 속에서 휘젖는다. 보통은 손 발을 교대로 젓지만, 딱히 정해진 방법은 없다. 숨을 많이 쉬려면 손을 아래로 저어 물을 아래로 밀고, 앞으로 나아가려면 다른 영법처럼 손을 모은 채로 물을 뒤로 저어낸다. 시행하기는 쉬운 편이지만, 다른 영법에 비해 체력 소모가 큰 편이다. 다만 완전히 쓸모가 없는 헤엄은 아니다. 수영 미숙자가 위급상황에 맞닥뜨릴 경우 개헤엄으로 빠져나올 수 있게 유도하기도 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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