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헤엄은 수영 영법 중 하나이기도 하다. 당연히 자유형으로 대회 출전이 가능하다. (본 코너 803회 ‘수영 ‘자유형(自由型)’은 왜 ‘영(泳)’ 대신 ‘형(型)’을 쓸까‘ 참조) 개헤엄이라는 말은 개처럼 헤엄을 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개는 사람을 잘 따라 예부터 가축으로 많이 길렀다. 하지만 권력자나 부정한 사람의 앞잡이를 하거나 성질이 못된 사람이나 몸을 함부로 굴리는 사람 등을 비유할 때도 ’개‘라는 말을 비유해서 썼다. ’술 먹은 개‘, ’개 같은 녀석‘, ’개 발싸개 같다‘ 등으로 상대를 무시하거나 멸시하는 투로 사용하기도 했다.
개헤엄이라는 단어도 ‘개’라는 말을 ‘헤엄’ 앞에 써서 정상적이 아닌 엉터리 수영이라는 의미로 쓰였다. 우리 속담에 ‘양반은 물에 빠져도 개헤엄은 안 친다’는 말은 아무리 궁하고 다급하더라도 체면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조선시대 문관과 무관을 합쳐 양반이라고 불렀는데 상민이나 천민에 비해 군역을 면제 받는 등 많은 특권을 누리며 살아 체면치레를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한다.
물에 뜰 줄 모르거나 수영을 못하는 사람을 보통 ‘맥주병’이라고 한다. 맥주병 신세를 면하게 위해 처음 배우게 되는 것이 개헤엄이다. 엎드린 채 물에 떠서 머리만 물 위로 내민 뒤, 팔 다리를 물 속에서 휘젖는다. 보통은 손 발을 교대로 젓지만, 딱히 정해진 방법은 없다. 숨을 많이 쉬려면 손을 아래로 저어 물을 아래로 밀고, 앞으로 나아가려면 다른 영법처럼 손을 모은 채로 물을 뒤로 저어낸다. 시행하기는 쉬운 편이지만, 다른 영법에 비해 체력 소모가 큰 편이다. 다만 완전히 쓸모가 없는 헤엄은 아니다. 수영 미숙자가 위급상황에 맞닥뜨릴 경우 개헤엄으로 빠져나올 수 있게 유도하기도 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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