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299] 왜 올랭피크 리옹(Olympique Lyon)이라고 말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1-02-21 07:50
프랑스 최고 명문팀인 올랭피크 리옹은 올 시즌 선두를 달리고 있다. 사진은 골을 넣고 기뻐하는 리옹 선수들 모습. [올랭피크 리옹 인스타그램 캡처]
프랑스 최고 명문팀인 올랭피크 리옹은 올 시즌 선두를 달리고 있다. 사진은 골을 넣고 기뻐하는 리옹 선수들 모습. [올랭피크 리옹 인스타그램 캡처]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앙의 올랭피크 리옹(Olympique Lyon)는 한때 프랑스 축구를 대표하던 팀이었다. 연고지역인 프랑스의 세 번째 도시 리옹과 홈구장인 제를랑(Gerland)은 프랑스 축구와 동의어로 통했다. 2002년부터 2008년까지 7년동안 리그앙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유럽 5대 리그에서 최초로 7연패를 기록하면서 올랭피크 리옹은 명실상부한 프랑스의 명문팀으로 자리잡았다. 이 기록은 이탈리아 세리에 A의 유벤투스가 2011-12시즌부터 2018-19시즌까지 리그 8연패를 차지하면서 깨졌다.

올랭피크 리옹이라는 팀 이름은 같은 올랭피크라는 단어를 쓰는 올랭피크 마르세유의 팀이름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 올랭피크 마르세유는 연고지역 마르세유가 기원전 6세기 소아이사 에게해 연안 포카이아(현재 터키 푸아)에서 온 그리스계 출신들이 자리를 잡아 세운 도시라는 의미로 그리스와의 연관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붙인 이름이다. (본 코너 297회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Olympic de Marseille)의 ‘올랭피크’는 어떤 의미일까‘ 참조)
하지만 올랭피크 리옹은 그리스와는 관련성이 전혀 없다. 리옹은 BC 43년 프랑스 중남부 손강의 푸리비에르 언덕에 건설된 로마의 식민도시 루그두눔(Lugdunum)에 기원을 두고 있다. 루그두눔은 당시 이 지역에 살던 갈리아족 말로 빛의 언덕, 루그라는 신의 언덕이라는 의미로 알려져 있다. 올랭피크라는 말은 근대 올림픽을 프랑스가 창시한 역사적인 자부심을 드러내기 위해 붙였다.

올랭피크 리옹은 1950년 창단했지만 역사는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근대 올림픽이 그리스 아테네에서 처음으로 열릴 때인 1896년 문을 연 라싱 클럽은 라싱 클럽 드 배즈와 럭비 클럽 드 리옹이 합병하면서 탄생했다. 1899년 축구팀이 생겼으며 1910년 리옹 올랭피크 유니베르시테르(Lyon Olympique Universitaire)로 이름을 바꿨다. 이 때만해도 럭비팀과 축구팀을 함께 운영했다. 럭비와 축구의 동거는 1950년까지 이어졌다. 럭비를 더 우선하는 정책에 반대한 이들이 축구팀을 창단하자며 뜻을 모아 1950년 올랭피크 리옹을 정식적으로 창단했다.

올랭피크 리옹은 1960년대에 프랑스 FA컵인 쿠프 드 프랑스 3회 우승과 1964년 UEFA컵 위너스컵 준결승에 진출했다. 리그 우승과는 거리감이 있었으나 1987년 현 구단주인 장-미셸 올라가 팀을 인수한 뒤 장기적인 투자와 체계적인 선수 육성 및 스카우트로 팀을 강화하여 강호 반열에 오르는 발판을 만들었다.
1988-89 시즌에 6년간의 2부리그 생활을 끝내고 다시 1부리그로 승격을 했지만 1990년대 초반까지는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하지만 1997-98 시즌 6위를 기록하고 1998-99 시즌 3위를 한 이후, 지금까지도 프랑스 리그에서 가장 오랜동안 유럽 대항전인 챔피언스리그에 꾸준히 진출하는 성적을 거두었다. 20년 동안 대부분 시즌을 3위권 이내에 들어가는 실적을 내며 프랑스 리그에서 유일무이하게 최상위권에 꾸준히 머무르는 팀이 됐다.

2010년대들어 다른 프랑스 팀들이 챔피언스리그에서 비교적 좋은 성적을 보여줘 리옹과 함께 프랑스 축구의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리옹은 2019-20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16강전에서 유벤투스를, 8강전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꺾고 2009-10시즌이후 10년만에 4강에 오르기도 했다.

리옹의 가장 큰 장점은, 최고의 유스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FC 바르셀로나의 라 마시아와 함께 리옹 유스출신들이 유럽 전역 클럽에서 발군의 활약을 하는 것만 봐도 리옹 유스시스템의 경쟁력을 잘 알 수 있다. 리옹의 최고 라이벌은 파리 생제르맹이나 마르세유가 아니다. 리옹에서 얼마 안 떨어진 곳에 있는 생테티엔을 연고로 한 AS 생테티엔이 숙명의 라이벌이다. 두 팀은 부자들이 많은 리옹과 공장 노동자들이 많은 생테티엔의 지역적 특색으로 인해 경쟁 관계를 보였다. 10번이나 리그 우승을 차지한 AS 생테티엔은 최근 리옹에 밀리는 인상을 보이고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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