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956] 테니스에서 왜 ‘다운더라인(down the line)’이라고 말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3-04-11 07:46
조코비치는 어렸을 때 테니스장이 없어 물 빠진 수영장에서 벽에 대고 다운더라인샷을 많이 쳤다고 한다. 사진은 조코비치의 샷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조코비치는 어렸을 때 테니스장이 없어 물 빠진 수영장에서 벽에 대고 다운더라인샷을 많이 쳤다고 한다. 사진은 조코비치의 샷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테니스 경기를 처음 보다보면 공을 대각선으로 치는 샷이 많다는 것이 우선 눈에 띈다. 서브도 그렇고, 공격할 때도 그렇다. 하지만 직선으로 치는 경우도 있다. 이는 대개 상대 허를 찌르기 위한 기습 공격을 할 때 한다. 대각선으로 치는 샷은 ‘크로스코트샷(crosscourt shot)’이라고 말한다. 이에 반해 직선으로 치는 샷은 ‘다운더라인(down the line)’이라고 말한다. (본 코너 954회 ‘테니스에서 왜 ‘크로스코트(crosscourt)’라고 말할까‘ 참조)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down the line’은 아래라는 의미인 부사 ‘down’와 선이라는 의미인 명사 ‘the line’의 합성어로 선을 따라 내려간다는 뜻이다. 1800년대 후반부터 테니스에서 사용한 말로 추정된다.
다운더라인 샷은 사이드라인에 거의 평행하게 쳐서 포인트를 올리는 기술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듀스코트에서 상대의 애드 코트로, 또는 애드 코트에서 상대의 듀스 코트로 공을 칠 때 주로 사용한다. 듀스코트는 선수의 오른쪽 코트를 의미하며, 애드코트는 선수의 왼쪽 코트를 의미한다. 대칭 구조로 서서 마주보고 경기를 하는 테니스 특성상 듀스코트와 애드코트는 서로 나란히 일직선 상에 놓인다. 따라서 다운더라인 샷은 공격선수가 직선으로 상대 코트 사이드라인쪽에 꽂는 것이다. (본 코너 942회 ‘테니스에서 왜 ‘사이드 라인(side line)’이라고 말할까‘ 참조)

다운더라인 샷은 단식과 복식 모두에서 사용하지만 단식에서 더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단식에서는 크로스 코트가 많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사이드로 몰아가며 다음 공격에서 빈 공간을 많이 만들어 낼 수 있다. 상대가 대각선 반대 방향에 있어 볼을 크로스가 아닌 일자로 보내면 상대가 훨씬 많은 스텝을 해야하기 때문에 공격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볼을 쫓아가기도 쉽지 않고, 따라가더라도 중심이 무너져 좋은 타점과 임팩트를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이다.

다우더라인 샷을 가장 잘 구사하는 선수는 현재 세계랭킹 1위 조코비치이다. 세르비아 출신인 그는 어렸을 때 테니스장이 없어서 물이 빠진 수영장에서 벽에 대고 다운더라인 샷을 많이 쳤다고 한다.

우리나라언론은 1960년대부터 테니스 외래용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기사를 많이 보도했다. 다운더라인도 그중 하나였다.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1988년 9월15일자 조선일보는 관전에 필요한 최소한의 테니스 경기용어를 설명하면서 ‘▲다운 더 라인=직선타구, 크로스 샷과 구별된다’고 전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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