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명보 감독의 지휘를 받는 한국 대표팀은 6일(현지시간) 이라크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진행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9차전에서 이라크를 2-0으로 완파하며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승부의 열쇠는 후반 18분 김진규(전북현대)가 넣은 결승골이었다. 전반에 수적 우위를 점한 상황에서 터진 이 골로 한국은 숨통을 틔웠다.
현재 한국은 5승 4무 승점 19점으로 3위 이라크(승점 12점)와의 점수 차이를 7점까지 벌렸다. 이로써 마지막 10차전 결과에 상관없이 최소한 조 2위는 보장받게 되어 2026년 북중미 월드컵 티켓을 손에 쥐었다.
이번 성과로 한국 축구는 1986년 멕시코 대회를 시작으로 한 번도 빠짐없이 월드컵 무대를 밟게 됐다. 최초 참가했던 1954년 스위스 대회까지 포함하면 총 12차례 본선 진출이라는 쾌거다.
3차 예선에서는 각 조 1, 2위 팀이 본선 직행권을 획득하며, 3, 4위는 4차 예선을 통해 마지막 기회를 노린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에서 아시아에 할당된 본선 진출 티켓은 총 8.5장이다.
한국은 일본, 뉴질랜드, 아르헨티나, 이란, 우즈베키스탄에 이어 요르단과 함께 여섯 번째로 본선 진출을 확정했으며,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네 번째다.
이날 전세기로 귀국하는 홍명보 감독과 선수들은 한결 홀가분한 마음으로 1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쿠웨이트와의 마지막 10차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10차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한국은 조 1위로 3차 예선을 마무리한다. 동반 진출이 확정된 요르단(승점 16점)과는 현재 3점 차이를 유지하고 있다.
이라크와의 최근 맞대결에서 한국은 4연승을 포함해 11승 12무 2패로 우세한 전적을 보유하고 있다. FIFA 랭킹에서도 한국이 23위, 이라크가 59위로 격차가 난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5경기 연속 실점 기록을 마침내 끊어냈다.

교체 명단에 포함된 문선민(FC서울)이 손흥민의 상징인 '7번' 등번호를 달고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 없이 주장 완장을 맨 이재성을 중심으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프턴)이 2선을 구성했고, 오세훈(마치다 젤비아)이 원톱 스트라이커로 배치됐다.
중앙 미드필드에는 황인범(페예노르트)과 박용우(알아인)가 자리했으며, 4백 라인은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 조유민(샤르자), 권경원(코르파칸), 이태석(포항 스틸러스)으로 편성됐다. 골키퍼는 조현우(울산 HD)가 맡았다.
핵심 플레이어 손흥민의 공백 속에서 이강인이 고군분투했지만 쉽게 골문을 열지 못하던 한국은 홍 감독의 적절한 교체 전술이 효과를 발휘하며 승리를 거뒀다.
특히 K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는 김진규와 전진우(전북현대) 모두 교체 출전해 각각 골과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승점 3점 획득을 이끌었다.
상대 이라크는 6만여 관중이 메운 홈구장의 뜨거운 응원을 받으며 경기 초반부터 강력한 몸싸움으로 한국을 괴롭혔다.
전반 5분 이강인이 페널티박스 우측에서 시도한 초기 슈팅이 상대 수비진에 막힌 이후 한국은 상당 시간 강한 압박에 시달리며 뚜렷한 공격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전반 26분 이라크의 핵심 공격수 알리 알하마디(잉글랜드 입스위치 타운)가 퇴장 당하는 행운이 따랐고, 이후 한국이 경기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했다.

이후 이라크는 극단적인 수비 전술로 전환했고, 한국은 압도적인 공격을 이어갔다.
전반 31분 코너킥에서 황인범의 정확한 저공 크로스를 받은 황희찬의 직접 슈팅이 골대 우측으로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다.
5분 후에는 이강인의 왼쪽 프리킥 크로스를 이재성이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맞는 불운을 겪었다.
전반 추가시간에도 이강인의 왼발 컬링 슈팅이 골대 기둥을 강타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홍 감독은 하프타임에 옐로카드를 받은 박용우를 빼고 보다 공격적인 성향의 미드필더 김진규를 투입하는 변화를 시도했다.
후반 16분에는 황희찬과 오세훈을 교체하며 문선민(FC서울), 오현규(겐크)를 새롭게 투입했다.
끊임없이 상대 골문을 두드리던 한국은 마침내 후반 18분 김진규의 골로 선취점을 따냈다.
문선민의 크로스가 설영우와 이강인을 거쳐 골 에리어 정중앙의 김진규에게 연결됐고, 김진규는 골대 우측 하단 모서리를 정확히 겨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2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김진규의 A매치 통산 3번째 골이었다.
실점 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라크에 대응해 홍 감독은 K리그1 득점왕 경쟁 선두인 전진우를 이재성과 교체하며 공격력을 더욱 강화했다.

후반 37분 전진우의 절묘한 어시스트로 오현규가 쐐기골을 완성했다.
황인범의 전진 패스를 받은 전진우가 우측에서 정확한 '땅볼 크로스'를 올렸고, 오현규가 오른발 원터치 슈팅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전진우는 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오현규는 A매치 통산 3호골을 넣었다.
[이종균 마니아타임즈 기자 / ljk@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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