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951] 테니스에서 왜 ‘백스핀(backspin)’이라 말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3-04-06 08:03
호주오픈에서 백스핀 스트로크를 구사하는 조코비치 모습.
호주오픈에서 백스핀 스트로크를 구사하는 조코비치 모습.
공은 외부 힘이 작용하면 굴러간다. 공의 회전 동작을 전문용어로는 ‘스핀(spin)’이라고 말한다. 테니스에서 스핀은 두 가지 작용을 한다. 공의 비행과 바운스에 영향을 준다. 스핀볼이 닿는 공기층과 마찰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백스핀(backspin)’은 볼이 역회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톱스핀(topspin)’의 반대되는 말이다. 백스핀은 뒤를 의미하는 ‘back’과 회전을 의미하는 ‘스핀’이 합성된 말이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1851년 스포츠 용어로 빠르게 회전해 날아가는 의미로 ‘spin’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어원은 고대 인도유럽어 ‘spen’으로 회전한다는 의미로 쓰였다. ‘backspin’은 야구, 테니스, 골프, 탁구, 배드민턴 등 라켓 스포츠에서 역회전의 의미로 폭넓게 활용됐다. (본 코너 943회 ‘왜 ‘라켓(racket)’이라고 말할까‘ 참조)
특히 백스핀이라는 용어는 테니스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테니스 경기에서 서브 또는 드라이브 샷을 칠 때, 공의 상단에 회전을 가하여 공이 비스듬히 날아가고, 상대방의 라켓에 닿을 때는 뒷면에서부터 닿아 뒤로 튕겨 나가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백스핀 공격은 상대방이 받기 어려워하는 공격 방식으로, 경기에서 많은 이점을 가져다준다. 예를들어 라켓으로 공의 아래쪽을 깎아 역회전을 주면 네트 너머서 공이 갑자기 멈추거나 지면에 닿은 뒤 뒤쪽으로 바운스 된다. 상대 선수는 백스핀 걸린 공이 날아오면 리턴 동작을 맞추기가 어렵고, 넘기더라도 상대편에 오히려 성공률 높은 공격 기회를 제공하기가 쉽다. 슬라이스에 속하는 칩(chip), 촙(chop), 드롭샷(drop shot), 스톱발리(stop volley) 등은 백스핀이라고도 말한다.

백스핀은 골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백스핀 효과를 이용하여 공의 비행 거리와 방향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골프 클럽을 적절한 각도로 공을 치면, 공은 상승하면서 회전하게 되고, 공의 날개 부분과 표면의 마찰력으로 인해 공의 비행 거리와 방향을 정확하게 조절할 수 있다. 테니스, 골프 모두 백스핀을 제대로 구사하려면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공을 마음대로 회전하기 위해선 다양한 스트로크 기술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본 코너 945회 ‘테니스에서 왜 ‘스트로크(stroke)’라고 말할까‘ 참조)

테니스 세계랭킹 1위 조코비치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모두 백스핀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강력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이다. 조코비치는 백스핀와 톱스핀을 변화 무쌍하게 넣으며 상대를 꼼짝 못하게 한다. 우즈는 두 번째 샷에 엄청난 백스핀을 먹여 홀에 바짝 달라붙게 해 골프팬들을 매료시킨다.

우리나라 언론은 1970년부터 백스핀, 톱스핀이라는 말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경향신문 1973년 4월13일자 ‘最強(최강) 中共(중공)을 꺾던날「李(이)에리사는 이렇게 싸웠다」’기사에서 스핀, 톱스핀 등 탁구 전문용어들이 등장한 것을 읽을 수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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