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950] 테니스에서 왜 ‘어프로치샷(approach shot)’라고 말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3-04-05 10:06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의 절묘한 어프로치샷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의 절묘한 어프로치샷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어프로치샷(approach shot)’은 영어말 그대로 목표에 가까이 접근하기 위해서 하는 스트로크를 의미한다. (본 코너 945회 ‘테니스에서 왜 ‘스트로크(stroke)’라고 말할까‘ 참조) 주로 테니스와 골프에서 쓰는 용어이다. 테니스에선 네트 가까이 다가서며 치는 스트로크를 말한다. 골프에선 그린까지의 거리가 100야드(91m) 이내 지점에서 핀을 향해 치는 샷을 지칭한다.

어프로치샷은 접근한다는 뜻인 ‘approach’와 볼을 친다는 의미인 ‘shot’ 두 단어가 결합된 합성어이다. 영어어원사전에 따르면 ‘approach’는 라틴어 ‘appropriare’가 어원이며, 고대 프랑스어 ‘aprocher’를 거쳐 중세영어에서 정착됐다. ‘shot’은 고대영어 ‘sceot’가 어원이며 18세기 무렵부터 대중적인 말로 널리 쓰였다. 술 한잔이라는 뜻과 함께 강하게 때리는 샷을 이르는 말이었다. 미국 폴딕슨 야구사전에는 1880년 강하게 친 라이너성 타구를 뜻하는 말로 사용했다고 설명한다.
테니스경기에서는 어프로치샷은 상대 코트 깊숙이 공을 친 다음 발리를 위해 빠르게 네트까지 달려갈 때 구사한다. 네트를 차지하면 상대방이 친 공이 땅에 떨어지기 전에 받아치는 타법인 ‘발리(volley)’나 ‘스매시(smash)로 게임을 유리하게 전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립은 기본적으로 발리와 같은 컨티넨털그립으로 잡은 뒤 강하게 치고 들어가 상대방에게 공을 되받아칠 시간을 주지 않아야 한다. 이 샷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몸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부드럽게 스윙하고 가능하면 공을 베이스라인 근처로 깊숙이 쳐야 한다. 예를들면 백핸드로 공을 상대방 코트의 뒤쪽 코너로 되돌린 다음 재빨리 네트에 접근하고 탑스핀을 구사하는 어프로치샷으로 공이 네트에서 스피드가 떨어지도록 해 득점을 올린다.

어프로치샷을 잘 하기 위해선 유연성, 계획성, 판단력 등 세 가지를 갖춰야 한다고 한다. 유연성이 좋아야 깊숙이 치는 긴 팔로스로를 잘 할 수 있다. 또 득점기회를 노리는 샷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계획적인 볼을 구사해야 한다. 또 의도하지 않은 샷에 대해 재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판단력도 필요하다.

골프에서는 어프로치샷을 남은 거리에 따라 피치샷(pitch shot), 피치 앤드 런(pitch & run), 러닝(running)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피치샷은 핀을 향해 쳐올리는 샷이다. 러닝샷은 공을 굴려서 핀에 붙이는 방법으로, 공에 백스핀이 걸리면 굴러가는 거리가 일정하지 않으므로 퍼팅처럼 헤드를 낮게 들어 비로 쓸듯이 쳐야 한다. 피치 앤드 런은 공을 쳐올려서 그린 위로 떨어뜨린 다음 핀까지 굴러가게 하는 타법이다.

우리나라 언론은 1960년대부터 골프와 테니스 등에서 ‘어프로치샷’이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매일경제신문 1969년 9월 23일 ‘싱글이 되기까지 (12) 許愼九(허신구)씨’ 기사는 ‘멋진 스윙폼은 長打(장타)로 연결되고 그린에 接近(접근)시키는 세심한 어프로치는 보는 이의 마음까지도 시원스럽게 해준다’고 전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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