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골프장에서 퍼트를 하는 골프 애호가 [사진=조선중앙TV]](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222073928032435e8e9410871751248331.jpg&nmt=19)
영어에서 볼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한 것은 1205년 영어 시가에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어의 기원은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고대 게르마니아어 ‘발루(bollr)’에서 중세 영어 ‘발(bal)로 바뀌면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다. 고대 스웨덴어 ’발러(baller), ‘중세 독일어와 네덜란드어 ’발(bal)’도 같은 어원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한다. 만약 볼이 게르만어에 기원을 두었다면 라틴어 '폴리스(foll-is)'와 같은 의미인 "폭발되거나 부풀려진 것"이라는 동의어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후기 중세 영어의 철자에서 이 단어는 프랑스어 ‘발레(balle)와 그래픽적으로 일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발레‘는 그 자체로 게르만어의 기원과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최초의 골퍼들은 처음에는 돌로 만든 볼을 쓰다가 나중에 나무를 거쳐 가죽 주머니에 거위 털을 가득 채워 만든 ‘페더리 볼(feathery ball)’이라는 것을 사용했다. 1850년 골프가 본격적으로 보급이 되면서 스코틀랜드에서는 고무나무에서 얻은 수액으로 만든 ‘구타 볼(gutta ball)’이 등장했다. 구타 볼이 기술적 진보를 거듭하며 코르크 간 것, 금속 가루, 접착제를 혼합하여 만든 ‘구티 볼(gutty ball)’이 도입됐으며 이후 단단하게 심을 넣어 만든 ‘해스켈 볼(haskell ball)’이 개발됐다. (본 코너 122회 ‘왜 ‘골프볼(Golf Ball)’이 아닌 ’골프공‘이라고 말할까’ 참조)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볼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조선일보 1924년 11월10일자 ‘제일회전조선기독학생청년축구강령(第一囘全朝鮮基督學生靑年蹴球綱領)’ 기사는 ‘폐날틔킥 이점(二點), 단 직접(但直接)으로『볼』을 득(得)한 폐날틔 킥은 차(此)를 성적(成績)에 계산(計算)치 아니함’이라고 전했다. ‘폐날틔 킥’은 어떤 축구(킥) 상황을 말하는 용어로 보이는데, 그 중에서 볼을 직접 획득한 경우에는 그 점수(득점, 성적)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골프볼이라는 말은 1960년대이후 본격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표현에는 두 가지 의도가 읽힌다. 하나는 외래어를 쓰지 않겠다는 언어 정책의 일관성이고, 다른 하나는 대상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겠다는 설명식 조어 방식이다. 북한 스포츠 용어가 대체로 기능 중심·설명 중심으로 구성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골프는 대표적인 서구 스포츠다. ‘볼’, ‘티’, ‘해저드’, ‘퍼트’처럼 영어 용어가 규칙과 함께 들어왔다. 남한은 이를 음역해 자연스럽게 사용하지만, 북한은 다르게 접근한다. ‘워터해저드’를 ‘물방해물’로, ‘퍼트’를 ‘마감치기’로, ‘티박스’를 ‘타격대’로 바꾸는 식이다. 외래어의 소리를 옮기기보다, 의미를 풀어 설명하는 쪽을 택한다. (본 코너 1694회 ‘북한 골프에서 왜 '퍼트'를 '마감치기'라고 말할까’, 1696회 ‘북한 골프에서 왜 ‘티박스’를 ‘타격대’라고 말할까‘, 1701회 ’북한 골프에서 왜 '워터해저드'를 '물방해물'이라 말할까‘ 참조)
북한은 해방이후 외래어를 줄이고 고유어·한자어 중심으로 다듬는 정책을 지속해 왔다. 특히 김일성 시기부터 강조된 언어 순화 정책은 ‘우리식 표현’을 체계화하는 작업이었다. 외래어는 가능한 한 배제하고, 사물의 기능과 형태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 원칙이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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