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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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 용어 산책 138] 왜 ‘베이스(Base)’를 ‘루(壘)’라고 말할까
미국 초창기 야구를 보면 ‘베이스볼(Baseball)’이라는 말은 지금처럼 한 단어가 아니라 두 단어로 이루어져 있었다. 본격적으로 프로야구가 출범하기 직전인 1870년대 프로야구 조직의 원형을 이루었던 ‘프로야구 선수 전국 연합회(National Association of Professional Base Ball Players)’라는 단체의 명칭에서 보면 베이스볼은 ‘Base’와 ‘Ball’ 두 단어로 각각 분리되어 있었다. ‘영국이냐, 미국이냐’로 야구의 기원에 대한 문제는 1세기 이상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1857년 뉴욕 닉커보커스 팀 등 16개 지역클럽들이 함께 제정한 야구 룰 이전에는 ‘베이스’가 없이 주자에게 볼을 던져 아웃시키는 방식이었다고 한다. 이들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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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 용어 산책 137] 왜 ‘코치(Coach)’라고 말할까
‘코치(Coach)’라는 말은 스포츠에서 전문 지도자를 의미한다. 전문적인 기술을 지도하는 이들을 코치라고 부른다. 비록 운동이 아니라도 남을 가르치거나 이끌 때 “코치 한다”는 동사형 단어로도 쓰인다.야구에서 코치는 감독(Manager)를 보좌하며 전문적인 기능과 책임을 갖고 있다. 투수 코치, 타격 코치, 수비 코치, 주루 코치, 벤치 코치 등이 있다. 이들 코칭 스태프는 연습 때 배팅볼을 던져 주거나 내외야수에게 볼을 쳐주기도 한다. 경기서는 1,3루 코치 박스에서 감독을 대신해 주자들의 주루 플레이를 지시하기도 하고 투수 교체시 마운드에 올라 투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하기도 한다. 벤치 코치는 후보 선수들을 관리하고 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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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 용어 산책 136] 야구에서 ‘감독’을 왜 ‘매니저(Manager)’라 말할까
감독은 한마디로 야전사령관이다. 군대에서 야전사령관이 전권을 지고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포지션이듯 감독이라는 자리는 어느 분야에서 특정한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해야하는 책임을 갖는다. 누군가 "저 분은 감독이야"라고 말하면 영화 감독이든 건설 현장 감독이든 해당분야에서 모든 상황을 이끄는 이를 가리킨다. 스포츠 종목에서 감독은 선수들을 훈련하고 실제 경기에서 지휘자로 모든 책임을 진다. 많은 승리를 이끄는 이는 명감독이라며 우러름의 대상이 되지만 패배를 많이 하는 이는 패장이라는 불명예를 안는다. 감독이 선수들의 플레이를 총괄하며 승패에 일희일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어 사전에 ‘감독(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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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 용어 산책 135] ‘빈볼(Bean Ball)’에 ‘빈’자가 들어간 까닭은
‘빈볼(Bean Ball)’은 늘 논란의 대상이다. ‘빈볼이다, 아니다’로 공방을 벌이다가 편싸움까지 번질 수 있다. 빈볼 시비가 벌어지는 것은 그 자체가 너무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타자의 기를 꺾기 위해 투수들은 몸쪽 높은 공을 던질 수는 있다. 하지만 몸쪽 공이 타자의 몸에 맞든지 하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타자들은 투수가 던지는 공이 자신의 머리쪽으로 날아올 때 큰 공포감을 느낀다. 이런 공을 보면 타자들은 몸을 도사린다. 공을 던진 투수가 미안하다는 표시로 모자를 벗어 정중하게 사과를 해도 뒷끝이 개운치 않다. 심판은 투수가 고의적으로 머리 부근을 겨누어 던진 반칙투구라고 판단되면 ‘빈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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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 용어 산책 134] 벤치 사인 받지않는 말 없는 신호를 왜 ‘그린 라이트(Green Light)’라고 말할까
‘그린 라이트(Green Light)’는 우리 말로 ‘청신호’라는 뜻이다. 교통신호에서 통행해도 좋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앞 일이 잘 될 것 같은 조짐을 비유해서 쓰는 말이기도 하다. 예를들어 ‘순조로운 출발은 목표 달성의 청신호이다’는 말처럼 순조롭게 일이 잘 돌아갈 때 쓴다. 야구에서 그린 라이트는 공격적인 의미로 쓰인다. 적극적으로 플레이를 하라며 선수에게 코칭스테프가 전권을 주는 것을 말한다. 무엇을 해도 좋다는 의미이다. ‘그린 라이트를 줬다’고 말하면 그 선수는 모든 것을 믿고 맡게도 되는 선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타자들은 보통 볼 카운트 쓰리 볼에서 스트라이크가 들어오더라도 한 번 더 기다린다. 왜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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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 류현진, 또 하나의 숙제 뉴욕양키스
류현진이 풀어야 할 숙제가 또 하나 늘었다. 인터리그 대상이어서 페넌트레이스에선 자주 만나지 않지만 포스트 시즌 경기 등을 감안하면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이다. 다행히 팀타선의 6회 폭발로 패전은 기록하지 않았지만 8일 양키스전에서 보여준 투구내용은 좋지 않았다. 첫 3개의 안타가 모두 홈런이었다는 것은 그렇다하더라도 위기상황에서 자신의 강점을 살리지 못했다. 5회 2안타를 맞아 자초한 2사 1, 2루에서 싹쓸이 2루타를 허용하며 5실점을 기록했다. 보통의 경우라면 잘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으로 양키스여서 그런 것 같아서 우려스럽다. 류현진에게 양키스는 좋은 기억이 없다. 메이저 데뷔 첫 해인 2013년 6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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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 용어 산책 133] 왜 ‘불펜(Bullpen)’에 ‘펜’이 들어간 것일까
지난 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kt wiz와 키움 히어로즈는 좀 색다른 경기를 벌였다. 선발투수가 아닌 불펜 투수들로 총력전을 펼친 것이다. 보통 선발투수들을 먼저 내세워 상대 타선을 봉쇄한 뒤 점수를 먼저 앞서 가면 후반에 중간 계투요원(Setup Man)으로 마무리해 승리를 낚는 작전으로 나가는데 이날 경기는 좀 이례적이었다. kt 이강철 감독은 이날 선발진에 휴식을 주기 위해 불펜 투수로만 마운드를 운용했다. kt는 첫 투수 하준호는 롯데 자이언츠 소속이던 2010년 8월 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이후 약 10년 만에 선발 등판했지만, 1⅔이닝 2실점으로 패전 위기에 몰렸다.그러나 뒤이어 등판한 불펜진과 12안타를 폭발한 타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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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손자병법] 39. 선동열과 송유석의 호가호위(狐假虎威)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빌리다. 여우가 자신은 천제가 정한 백수의 왕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호랑이가 여우를 앞세우니 과연 모든 짐승들이 도망쳤다. 그러나 짐승들이 도망친 것은 여우가 아니라 뒤에 버티고 있는 호랑이가 무서워서였다. “1승 올리기 정말 힘 드는군.”2000년 시즌을 맞은 송유석의 입에서 단내가 났다. 짜증이 절로 치밀 정도로 힘든 행군이었다. 24게임에 등판했으나 성적은 고작 1승 4패 2세이브. 팀을 옮기면서 정말 한 번 힘차게 날아보자 했는데 도대체 뜻대로 되지 않았다. 물론 선발투수가 아닌데다 나이까지 35세에 이르렀으니 매번 승리를 바라볼 수는 없을 터. 하지만 한때는 3년 연속 10승 이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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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체육 100년100인100장면] 20. 약관의 대학생 박찬호, 메이저리그 문을 열다
1994년 1월 12일 약관의 대학생 박찬호가 LA다저스와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었다. 만 20세를 6개월쯤 넘긴 애송이. 하지만 LA다저스는 그에게 120만 달러의 계약금을 건네며 바로 메이저에 올렸다. 마이너를 거치지 않은 17번째 기록이었다. 3개월여 후인 4월 9일 ‘빠른공’의 박찬호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등에 등판했다. 그러나 아직 여물지 않았다. 두 번 등판에 4이닝 6실점 6K를 남기고 4월 20일 AA로 내려간다. 그의 앞에는 이제 기약할 수 없는 긴 시간이 놓였지만 희망적이었다. 다저스의 지도자들은 한국 야구계와는 달리 박찬호의 빠른공에 아낌없는 점수를 주었다. “100마일 투수는 타고나는 것이지 만들어 지는 것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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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 용어 산책 132] ‘홈런 타자(Home Run Slugger)’에 왜 ‘슬러거(slugger)’라는 말이 들어갔을까
“홈런 타자는 캐딜락을 몰고, 타율 높은 타자는 포드를 몬다.”2006년 5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선배 야구기자 이종남씨가 번역한 미국의 이름난 스포츠칼럼니스트 레너드 코페트(1925-2003)의 ‘야구란 무엇인가(The New Thinking Fan’s Guide To Baseball)’에 소개된 미국 야구계의 속설이다. 야구에서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는 짧은 거리의 단타를 치는 타자보다 홈런을 치는 타자들이다. 실제로 메이저리그에선 홈런타자들이 타자들 가운데 고액 연봉을 받는다. 2013년 추신수가 7년간 1억3천만달러(약 1546억원)을 받고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을 했던 것은 홈런 타자라는 것을 높이 평가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에야 워낙 고액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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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 용어 산책 131] ‘랑데뷰(Rendez-vous) 홈런’과 '백투백(Back To Back) 홈런'의 차이는
이제는 잘 쓰지 않지만 한때 멋진 말이라고 생각한 야구 용어가 있었다. ‘랑데뷰(Rendez-vous) 홈런’이다. 한 경기에서 같은 팀의 타자가 연속 홈런을 쳤을 때, 첫 홈런에 이어 두 번째 홈런을 말한다. ‘랑데뷰’는 프랑스어로 집합, 회동, 밀회라는 뜻이다. 둘 이상의 우주선이 도킹(Docking) 비행을 하기 위해 우주 공간에서 만나는 것도 랑데뷰라고 말한다. 오래 전 한 팀에서 연이어 홈런을 치는 상황이 나오면 랑데뷰 홈런이 나왔다고 대부분 언론들은 전했다. 아직도 일부 언론에서는 이 말을 쓴다. 포탈 미디어를 검색해보면 바로 얼마전 ‘키움의 박병호가 랑데뷰 홈런을 쳤다고 눈에 잘 띄는 헤드라인으로 장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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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체육 100년100인100장면] 19. 리듬체조의 요정 손연재
손연재는 시대가 바라고 있을 때 나타난 스타였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스포츠도 더 이상 궁상을 떨 필요가 없어졌다. 특별히 헝그리 정신을 강조하지도 않았고 그것으로 성공하기 보다는 즐기면서 정상에 오르는 것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손연재가 올림픽 메달을 못 땄어도 두 차례의 올림픽에 출전했고 메달 권 근처까지 갔다는 사실만으로도 남다른 인기를 모으고 금메달을 딴 선수들보다 더 많이 입에 오르내린 이유이다. 손연재는 일찌감치 리듬체조를 시작했다. 11세 때인 2005년 전국소년체전 여자초등부 리듬체조 1위를 했다. 그리고 5년 여간 국내대회 정상을 독차지하면서 국제무대로 영역을 넓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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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체육 100년100인100장면] 18. 태권도, 세계로 날다 - 9월 4일 태권도의 날
9월 4일은 태권도의 날이다. 1994년 9월4일 IOC가 태권도를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한 것을 기념하기위해 정했다. ⏍ 산 넘어 산이었던 올림픽 1986년 9월20일 수원 성균관대 체육관에서 아시안게임 사상 처음 태권도대회가 열렸다.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 됨으로써 아시아 각국이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 세계화의 초석이 다져졌다. 17개국에서 선수 84명, 임원 40명이 참가했다. 김운용 WTF총재는 1986년 10월 17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IOC총회에서 IOC위원으로 선임되었다. IOC위원이 된 김운용은 태권도의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1993년 5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프로그램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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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 결국 원래대로 0. 안타 없는 실책으로 류현진의 모두 비자책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뒤늦게나마 옳은 판단을 했다. 현장 기록원의 오락가락하던 기록을 1주일만에 제대로 돌리며 류현진의 지난달 29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 6회 2실점을 모두 비자책점으로 정정했다. 8월29일 볼티모어전에 토론토 선발로 나선 류현진은 6회 2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으나 후속타자 라이언 마운트캐슬을 땅볼로 처리, 무실점으로 이닝을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3루수 트래비스 쇼가 1루에 악송구, 2점을 내주었다. 3루수의 에러가 맞았고 기록원도 비자책으로 처리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2실점을 모두 자책으로 바꾸었다. 마운트캐슬의 타구를 안타로 기록함으로써 쇼의 송구실책이 사라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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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 용어 산책 130] '러닝 홈런(Running Homerun)’이 아닌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Inside the park homerun)' 인 이유
‘러닝 홈런(Running Homerun)’은 잘못 사용한 대표적인 야구 관용어 가운데 하나였다. 뛰어서 만든 홈런이라는 의미로 일본에서 생긴 조어이다. 이 말은 1980년대까지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쉽게 바꾸지 못하고 많이 사용했다. 러닝홈런은 일단 단어 구성이 ‘역전앞(驛前앞)’과 같이 중복된 표현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한 단어 안에 달린다는 의미의 ‘런’이 두 번 들어가 어법적으로 맞지 않다. 1800년대 미국에서 처음 사용된 홈런이라는 말은 원래 외야 펜스가 없던 시절 빨리 베이스를 돌아 홈플레이트를 밟고 득점을 올리는 타구를 의미했다. 이미 홈런이라는 어휘 안에 런이 들어갔던 이유였다. (본 코너 128회 ‘ 왜 ’홈런(H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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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 난장(亂場)에서 빛난 류현진의 에이스 투구
역시 에이스였다. 어수선한 상황이 계속되었지만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고 팀을 추슬렀다. 3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말린스 파크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전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팀 동료들이 세 차례나 ‘객사’하고 엉성하게 수비를 했으나 혼자 힘으로 6이닝을 8탈삼진 1실점으로 깔끔하게 처리하며 시즌 3승째를 올렸다. 1회 2사후 토론토의 조너선 비야는 짧은 안타를 치고 2루까지 가려다 아웃되었다. 2회엔 구리엘 주니어가 오버런을 했다가 1루로 돌아오다 아웃되었다. 2회말에는 수비가 난장판을 만들었다. 마이애미 선두타자 브라이언 앤더슨의 타구를 1루수와 2루수와 우익수가 쫒아가다가 안타를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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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28] 왜 ‘홈런(Homerun)’이라는 말에 '런'이 들어갔을까
‘홈런(Homerun)’은 야구의 꽃이다. 홈런이 터지면 야구장은 축제마당으로 바뀐다. 지금은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무관중으로 치러져 일부 치어리어와 함께 장내 방송 팡파르가 환호를 대신하지만 정상적으로 관중이 들어찰 때는 홈런이 터지면 요란한 함성이 울려 퍼진다. 선수들은 코로나19 이전과 같이 홈런을 치고 들어오는 타자를 손뼉을 치며 축하해준다. 어떠한 홈런이든 치는 선수들은 기분이 좋고, 관중들은 그 짜릿한 순간을 황홀경으로 기억한다. 홈런이라는 말은 원래 야구 발상지 미국에서 1800년대 중반에 처음 등장했다고 미국 야구백과사전들은 설명하고 있다. 홈런은 모든 베이스를 성공적으로 도는 타자의 기본 행동에서 나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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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체육 100년100인100장면] 17. 섬개구리 만세
1972년 6월 제1회 전국 소년체전이 열렸다. 갈수록 비대해지는 전국체전에서 소년, 소녀 대회를 분리한 것으로 정식 명칭은 ‘스포츠소년단 창단 기념 제1회 전국 스포오츠소년대회’였다. 명칭이 너무 길고 불편해 1975년 4회부터 ‘전국소년체육대회’로 바뀌었다. 소년체전의 목표는 소년, 소녀에게 꿈을 심어주자는 것. 그래서 전국체전과는 달리 경쟁보다 축제의 성격이 더 짙었다. 언론들도 아이들의 이기고 지는 기사보다 화제나 미담기사를 더 크게 다뤘다. 대회 구호는 명약관화한 “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 나라도 튼튼”이었다. 사치분교의 농구이야기는 소년체전 설립 취지에 딱 맞는 스토리였고 덕분에 소년체전은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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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 용어 산책 127] ‘Rundown’을 왜 ‘협살(挾殺)’이라고 말할까
야구는 ‘환원주의적’ 운동이다. 타자가 출발점에서 살아서 나가 1,2,3루를 돌아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와야 득점을 올리는 스포츠이다. 출발점을 영어로 ‘홈 플레이트(Home Plate)’라고 말한 것은 집이라는 의미를 부각시키기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집에서 출발해 성공해서 집으로 돌아오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 것이다. 마치 삶을 보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야구를 ‘삶의 축소판’이라고 말하기도 한다.하지만 그리스 신화 '오딧세이'처럼 집으로 살아서 돌아오는 것이 결코 만만치 않다. 중간에서 길을 잃거나 헤매다가 ‘객사’할 확률이 높다. 야구에서 ‘협살(挾殺)’이라는 말은 바로 이런 상황을 표현한 단어이다. 좁을 '협(狹)'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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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손자병법] 38. 김재박, 김인식의 만천과해(瞞天過海)
-뜻을 이루기위해서라면 천자가 아니라 그 누구라도 속여야 한다. 아차 싶었다. 발이 빠르지 않은 박진만이어서 마음 놓은 것이 잘못이었다. 재빨리 공을 뺐지만 늦을 것 같았다. 120km대의 커브였기 때문이었다. 2000년 10월 31일 수원구장 현대-두산의 한국시리즈 2차전. 2회 2사후 현대의 1루 주자 박진만이 기습적인 도루를 감행했다. 허를 찔린 두산 포수 홍성흔은 서두르다가 악송구 실책까지 저질렀다. 박진만은 2루를 지나 3루까지 내달렸다. 다행히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점수는 내주지 않았다. 홍성흔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긴장을 풀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홍성흔은 6회초에도 도루, 악송구, 3루 진루 허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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