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잘 안 풀리자 힘든 표정을 짓는 조코비치.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30507051758013075e8e9410871751248331.jpg&nmt=19)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retire’의 어원은 프랑스어 ‘retirer’이다. 접두사 ‘re’는 다시라는 의미를, ‘tirer’은 끌어들인다는 의미를 각각 갖는다. 16세기 영어로 차용된 이후 여러 의미로 변화했다. 1530년 군대에서 철수한다는 의미로 사용했으며, 1660년 사업이나 일을 그만두는 의미가 추가됐다. 스포츠용어로 1874년 야구에서 아웃처리되거나 선수생활을 그만둔다는 의미로 사용했다. (본 코너 970회 ‘왜 ‘아웃(out)’이라고 말할까‘ 참조)
‘retire’는 ‘기권(棄權)’이라는 말로 번역한다. 이 말은 일본식 한자어이다. ‘버릴 기(棄)’와 ‘권세 권(權)’의 합성어인 기권은 권리를 버리고 행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일본에선 메이지 시대 이후 서양문화를 받아들이면서 동양에서는 없던 권리에 대한 개념을 고민한 결과, ‘retire’를 ‘기권’이라고 번역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해보면 ‘棄權’이라는 단어는 단 한 글자도 나오지 않는다.
테니스에서 기권 선언은 여러 경우가 있다. 부상, 또는 기구나 기계 고장 등을 이유로 선수가 자의로 도중에 경기를 그만 둘 때, 심판은 기권으로 처리한다. 기권 경기는 6-2, 2-1(ret) 등으로 표시할 수도 있다. ‘ret’는 ‘retire’의 과거형인 ‘retired’의 생략형이다. 이것과 비슷한 뜻을 가진 용어로 ‘default’라는 말이 있다. 남자 그랑프리를 총괄하는 남자 국제프로테니스평의회(MIPTC)가 내린 정의에 따르면 ‘디폴트’는 경기가 개시된 후에 선수윤리규정을 어겨 패배가 선고된 것이다.
세계적인 프로선수들도 경기도중 불의의 부상으로 기권하는 경우가 왕왕 일어난다. 노박 조코비치는 2017년 윔블던 8강전 체코 토마스 베르디흐와의 경기에서 6-7, 0-2에서 팔꿈치 부상으로 경기를 중도에 포기했다. 경기를 시작한 뒤 30여분간 고통 속에서 경기를 하다가 메디컬 타임도 쓰고 처치를 했지만 서브와 포핸드를 제대로 할 수 없게 되면서 스스로 기권했던 것이다. 현재 남자테니스 세계랭킹 1위 조코비치와 같은 선수들도 오랜 시간 경기를 하다보면 부상이라는 돌변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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