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975] 테니스에서 왜 ‘doubles’를 ‘복식(複式)’이라고 말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3-05-01 06:38
3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서울오픈 챌린저 복식 결승전 정윤성-시미즈 유타(일본)와 맥스 퍼셀(호주)-우치야마 야스타카(일본)의 경기. 정윤성이 상대의 공을 받아 넘기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서울오픈 챌린저 복식 결승전 정윤성-시미즈 유타(일본)와 맥스 퍼셀(호주)-우치야마 야스타카(일본)의 경기. 정윤성이 상대의 공을 받아 넘기고 있다. [연합뉴스]
복식(複式)은 단식(單式)의 반대어이다. 복식은 2대2로 경기를 하는 방식이다. 1대1로 경기를 하는 방식인 단식과 마찬가지로 복식이라는 말도 일본식 한자어이다. (본 코너 974회 ‘테니스에서 왜 ‘singles’를 ‘단식(單式)’이라고 말할까‘ 참조) 영어 ‘doubles’를 번역한 말이다. ‘겹칠 복(複)과 ’법 식(式)‘의 합성어로 둘 이상으로 겹치는 방식이라는 뜻이다. 경제용어인 복식부기도 테니스 용어 복식과 같은 한자어를 쓴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doubles’는 둘을 의미하는 ‘double’의 복수형이다. ‘double’의 어원은 라틴어 ‘duplus’이며, 고대 프랑스어 ‘dobler’을 거쳐 14세기 중세 영어부터 현재말로 쓰게됐다. 스포츠용어로 쓰인 것은 1800년대 중반부터로 추정된다. 폴 딕슨 미국야구용어사전은 ‘double’는 1880년 2루타를 의미하는 말로 사용했으며, 1871년 2명을 동시에 아웃시키는 이중 플레이라는 의미로 사용했다고 설명한다. 1870년대 테니스 규칙이 영국에서 만들어지면서 2대2 경기를 의미하는 말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에서 메이지 유신을 거쳐 서양 문물을 본격적으로 받아들이면서 ‘doubles’를 한자어 개념을 활용해 ‘복식(複式)’으로 번역해 쓴 것으로 보인다. 국사편찬위원회가 운영하는 조선왕조실록 사이트에서 원어 검색을 하면 ‘단식(單式)’과 마찬가지로 ‘복식(複式)’이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아 중국이나 한국에서 생겨난 조어가 아닌 것임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언론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테니스에서 복식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조선일보 1925년 2월22일자 ‘미국정구순차(米國庭球順次)’ 기사는 ‘미국정구협회(米國庭球協會)에서는 정식(正式)으로 작년(昨年)의성적(成績)에 의(依)한 금년(今年)『내순낼테늬스런킹』을 발표(發表)한바 대개(大槪)는 신진선수(新進選手)가 만타는데 순서(順序)는이하(如下) ◇남자(男子)싱글(단식(單式)) 1틸덴▲2리챠스▲3죤스톤▲ 4킨세▲5죤손▲6워수반▲7수 노드그라스▲8헨넷세▲노튼 ▲10킹 ◇남자(男子)따불(복식(復式))

1킨세·킨세▲2존스톤·그리핀 ▲3한터·리챠스▲4워수반·월 리암▲5수노드그리스·웨스뿌 록 ◇여자(女子)싱글 1웰스양(孃)▲2뿌라운양(孃)▲3마로 부인(夫人)▲4고스양(孃)▲5졔숩프부인(夫人) (유육발(紐育發)’로 전했다. 당해 연도 미국 랭킹을 매겨 미국 뉴욕발로 기사를 전한 것이었다.

테니스 복식경기는 팀웍이 매우 중요하다. 2명의 선수가 소통을 잘 해야 경기에서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2명씩 경기를 하기 때문에 코트 규격이 단식보다 넓다. 복식 경기는 바깥 하얀줄인 복식 사이드 라인를 사용한다. 복식과 단식 사이드 라인 사이 영역을 ‘복식 앨리(alley)’라고도 말한다. 단복식 사이드 라인 길이는 공통적으로 39피트(11m88)로 정해졌다. (본 코너 942회 ‘테니스에서 왜 ‘사이드 라인(side line)’이라고 말할까‘ 참조)
서브는 각 게임마다 양팀이 번갈아 가면서 넣는다. 예를들면 A1선수가 오른쪽에서 서브 넣고 B3 선수가 대각선 오른쪽(상대편에서 네트를 볼 때)에서 서브를 받는다. 두번째는 A1선수가 왼쪽에서 상대편 B4선수에게 넣는다. 다시 A1-B3, A1-B4순으로 넣는다. 2번째 게임은 B3가 오른쪽에서 A1, 왼쪽에서 A2 순으로 넣는다. 3번째는 A2, 네번째는 B4순으로 서브를 넣는다. 서브 넣을 때만 서버와 리시버가 정하여져 있고 인플레이중에는 어떤 선수가 어느 위치에 있든 샷을 할 수 있다. 탁구와 달리 교대로 치는 것이 아니고 혼자 여러번 쳐도 상관이 없다.

특히 복식은 단식과 다르게 플레이 전략을 잘 짜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과 팀워크가 중요한 이유이다. 국제 대회 등에서는 국적이 달라도 선수들이 복식을 구성해 경기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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