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972] 테니스에서 왜 ‘폴트(fault)’라고 말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3-04-28 06:32
오랜 부상에서 복귀한 정현이 26일 서울 올림픽테니스경기장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서울오픈 챌린저 남자 단식 1회전(32강)에서 조던 톰프슨(호주)을 상대로 강서브를 넣고 있다. [연합뉴스]
오랜 부상에서 복귀한 정현이 26일 서울 올림픽테니스경기장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서울오픈 챌린저 남자 단식 1회전(32강)에서 조던 톰프슨(호주)을 상대로 강서브를 넣고 있다. [연합뉴스]
테니스는 재미있는 용어를 많이 쓴다. '0점'을 일컫는 말을 '제로(zero)'가 아닌 '러브(love)'라고 말한다. 이 단어는 낭만적인 의미인 사랑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본 코너 930회 ‘테니스에서 왜 ‘러브(love)’라고 말할까‘ 참조) 서브를 한 공이 서비스 코트에 바르게 들어가지 않거나 서브 규칙을 위반했을 때, 심판원이 ’폴트(fault)’라고 선언한다. 서브를 잘못했다는 뜻이다. 한편으론 사랑한다(love)고 하다가 또 한편으론 잘못한다(fault)고 마치 질책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18세기 테니스는 프랑스 귀족 공놀이인 ‘죄드폼(Jeu de Paume)’에서 유래된 이후 다양한 용어들이 만들어지면서 오늘날 가장 오래된 재미있는 스포츠로 발전했다. ( 본 코너 901회 ‘왜 ‘테니스’라 말할까‘ 참조)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fault’는 결점을 의미하는 라틴어 ‘fallita’가 어원이며, 고대 프랑스어와 앵글로 노르만어 ‘faute’를 거쳐 중세 영어 ‘faute’에서 현재 쓰는 말로 변형됐다. 14세기 초반까지는 주로 신체적 결함을 의미하는 말으로 사용했으며, 14세기후반부터 도덕적으로 실수를 하는 뜻으로 사용했다. 1600년대부터 스포츠 종목에서 테니스 용어와 같은 의미로 사용했다
테니스에서 폴트 상황은 여러 가지가 있다. 첫 째 토스한 공을 노바운드로 치지 않았을 때이다. 둘째 풋폴트(foot fault)를 범했을 때이다. 셋째 서브한 공이 네트를 넘었지만 상대방의 서비스코트(라인 위도 포함)에 들어가지 않았을 때이다. 넷째 서브한 공이 네트를 넘지 않았을 때이다. 다섯 째 서브한 공이 네트, 스트랩, 밴드를 제외한 경기용 시설물에 닿았을 때이다. 여섯째 서브한 공이 네트에 닿은 후 네트를 넘었지만 상대방의 서비스코트에 들어가지 않았을 때이다. 일곱째 토스한 공을 헛쳤을 때이다. 폴트는 1번은 허용하나 2번 연속 범할 경우에는 ‘더블폴트(double fault)’가 돼 서버 쪽의 실점으로 처리된다. 서비스를 할 때 라인을 밟거나 라인 안에 발을 디뎠을 때를 ‘풋폴트(foot fault)’라고 부른다. 배구, 탁구, 배드민턴 등에서도 서비스한 공이 네트에 걸릴 경우 또는 서버가 서비스하는 동안 규칙을 위반하는 경우를 폴트라고 말한다.

우리나라 언론은 1960년대부터 테니스에서 폴트, 더블폴트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동아일보 1962년 4월3일자 ‘한(韓)·일(日) 대전총평(對戰總評)’ 기사는 데이비스컵 예선전 한일전 경기 내용을 소개하며 우리 선수들이 ‘따블폴트’를 세 번이나 범하며 일본 선수에 대패했다고 전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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