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971] 테니스에서 왜 ‘시드(seed)’라고 말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3-04-27 07:37
8강 탈락한 조코비치. 21일(현지시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스르프스카오픈 8강전에서 두산 라요비치(70위·세르비아)에게 0-2(4-6 6-7〈6-8〉)로 완패했다.[AFP=연합뉴스]
8강 탈락한 조코비치. 21일(현지시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스르프스카오픈 8강전에서 두산 라요비치(70위·세르비아)에게 0-2(4-6 6-7〈6-8〉)로 완패했다.[AFP=연합뉴스]
외래어인 시드는 영어 알파벳 철자로 ‘seed’라고 적는다. 원래는 씨앗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이다. 스포츠 용어로는 종자를 선별한다는 뜻으로 테니스, 축구, 탁구 등에서 토너먼트 경기를 앞두고 우수한 선수나 팀끼리 처음부터 맞붙지 않도록 대진표를 짜는 일을 말한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시드는 고대 인도유럽어로 씨를 뿌리다는 동사형 어근인 ‘Se-’에서 출발했다. 이 말이 영어 ‘Seed’와 독일어 ‘Saat’로 변형됐다. (본 코너 341회 ‘왜 시드(Seed)라고 말할까’ 참조)
시드라는 말은 테니스에서 처음 사용됐다. 테니스에서 시드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된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정원에서 씨앗이나 묘목을 배열하는 방식으로 선수 이름이 적힌 종이 쪽지를 정열해 토너먼트 사다리에 가장 높은 시드를 가진 이를 가장 낮은 이와 붙이는 방식에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다른 하나는 랭킹은 팀이나 선수가 최고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을 영어로 ‘concede’라고 말하는데, ‘cede’라는 단어가 씨앗을 의미하는 ‘seed’와 발음을 비슷하게 하면서 붙여졌다고 한다. 두 설 모두 어원으로 불확실하지만 얘깃거리로 구전되고 있다는 것이다.

테니스 ATP, WTP 등 주요 프로대회서는 일정한 기준을 가지고 통합랭킹 혹은 당 대회의 랭킹을 만든 뒤, 랭킹 순으로 시드를 배정한다. 테니스 세계랭킹은 남녀 모두 매주 순위를 발표하며, 이를 근거로 각종 대회에서 대진표를 짜는 데 활용한다. 일반적으로 대회 규모가 클수록 적은 대회에 비해 더 많은 시드가 있다. 4대 메이저 대회는 8시드 형식에서 16시드 형식으로 점진적으로 확장된 다음 현재의 32시드 형식으로 확장됐다. 상위 32명 선수가 먼저 대표진에 편성된다. 이에따라 1라운드에서 32명 안에 들지 못한 33번째 선수가 1번 시드와 맞붙는 경우가 생긴다. 2013년 윔블던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세계 33위 플로리안 메이어가 당시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와 맞붙어 3-0으로 완패했던 것이 좋은 예였다.

우리나라 언론에서 테니스 시드에 대한 기사가 등장한 것은 1970년대부터였다. 조선일보 1973년 6월28일 ‘킹여사(女史)—굴라공선승(先勝)’ 기사는 ‘【웜블던(영국(英國))=AP합동(合同)】70명의 1급남자선수들이 대회참가를 보이콧한 가운데 25일 개막된 윔블던 테니스선수권대회는 2일째(26일)경기에서 톱 시드를받은 빌리 진킹(미국(美國))이본느 굴라공(호주(濠洲))크리스에버트(미국(美國))버지니아웨이드(영국(英國))양등의 쟁쟁한선수들이 출전,첫 승리를거뒀다.또 남자부에서는루마니아의테니스 스타 일리에 나스타세가 첫 승리를 거두었다’고 전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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