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둘러싼 논란을 지켜보는 팬들이 불편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드라마도 이런 '막장 드라마'가 없다. 팀을 하나로 묶어야 할 감독과 선수들이 오히려 주장 손흥민을 둘러싼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세대교체가 필요하더라도 방법이 틀리면 팀의 결속부터 무너진다. 손흥민을 중심으로 쌓아온 대표팀의 리더십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가 중요하지, 그를 흔드는 것이 새로운 시대를 여는 방법일 수는 없다.
그래서 홍명보 전 감독이 아쉽다. 그는 공개적으로 손흥민의 주장 교체를 시사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감독은 선수단의 역학관계에 휘둘리는 자리가 아니다. 갈등을 조정하고 선수들에게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며, 자신의 결정에 책임지는 자리다. 손흥민의 주장 역할이나 대표팀 내 입지에 변화가 필요하다면 감독이 원칙을 세우고 직접 설명하면 되는 일이었다.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새로운 세대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그러나 소속팀에서의 위상과 대표팀에서의 역할은 별개다. 국가대표라는 자리는 개인의 명성이나 선수들 사이의 친분으로 결정되는 자리가 아니다. 태극마크를 다는 순간 누구나 팀의 원칙과 공동의 목표를 우선해야 한다. 선배의 시대가 끝났다고 생각한다면 그 자격을 경기력과 책임감으로 증명하면 된다. 굳이 선배를 흔들 이유가 무엇인가.
국가대표 은퇴는 선수 개인이 결정할 문제다. 대표팀을 위해 얼마나 더 뛸 것인지, 언제 물러날 것인지는 본인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 국가대표는 개인의 감정이나 선수들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남든 떠나든 자신의 선택에 책임지는 성숙함이 필요하다.
손흥민이 영원히 주장 완장을 차야 한다는 주장이 아니다. 언젠가는 새로운 주장이 등장하고 대표팀의 중심도 바뀔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은 자연스러워야 한다. 기존 리더의 헌신을 존중하고, 후배가 실력과 책임감으로 인정받으며, 감독이 명확한 원칙으로 팀을 이끌어야 한다. 이것이 정상적인 세대교체다.
대표팀은 감독의 것도, 특정 세대의 것도 아니다. 누구도 손흥민을 무조건 떠받들 필요는 없지만, 그를 흔들어야만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는 생각 역시 잘못됐다. 리더십은 누군가를 밀어낸다고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실력과 책임, 동료와 팬들의 신뢰를 통해 얻는 것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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