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879] 왜 ‘갈라(Gala)’라고 말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3-01-19 06:34
 '2019 리프 챌린지컵'에서 갈라쇼를 펼치는 손연재.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9 리프 챌린지컵'에서 갈라쇼를 펼치는 손연재. [연합뉴스 자료사진]
코로나19 방역 규제가 완화된 이후인 지난 해 12월, ‘리듬체조의 요정’ 손연재가 주관하는 2022 손연재 리프 챌린지컵이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렸다. 대회 첫날에는 6세부터 13세까지의 선수와 일반 참가자의 규정종목과 자유종목 경기가 진행된다. 둘째 날에는 손연재와 리듬체조 국가대표 서고은 및 리듬체조 꿈나무들의 갈라 공연이 펼쳐졌다. 갈라 공연은 체조, 피겨 스케이팅, 댄스, 발레, 뮤지컬, 오페라 등 스포츠와 예술에서 주연급이 출연해 각 작품 중 주요 장면을 부분적으로 보여주는 무대를 가리킨다. 갈라공연은 줄여서 갈라쇼, 또는 갈라라고 말한다.

갈라는 영어로 ‘Gala’라고 쓴다. 영어용어사전 등에 따르면 갈라의 어원은 라틴어에서 출발한 말로 원래 뜻은 축제를 의미한다. 크게 기뻐한다는 뜻을 가진 고대 프랑스어 ‘Gale’를 거쳐 ‘Gala’로 변형됐다. 이탈리아어와 스페인어로도 모두 같은 알파벳 글자를 쓴다.
우리나라 언론 등에서 예술 공연 등에서 ‘갈라’라는 단어를 쓰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부터로 추측된다. 조선일보 1981년 7월7일 ‘뉴욕 오페라 갈라 오늘 마지막공연(公演)’ 기사는 ‘뉴욕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의 주역가수들이 출연하는오페라갈라 마지막 공연이7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서열린다.개막시간은 저녁7시30분.패트리샤 크테이그,아타라하잔,네다 카제이(소프라노)조안 그릴로(메조소프라노)리처드 네스등 9명의 성악가가 출연,오페라아리아를 부른다’고 전했다. 1980년대 들어 국제화, 세계화가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갈라’라는 영어 원어를 직접 쓰게 된 것으로 보인다.

리듬체조나 피겨 스케이팅 선수들은 공식 경기가 끝난 뒤 갈라쇼를 선보인다. 갈라쇼는 채점 요소와 그에 따른 제약이 없이 엔터테인먼트에 치중한 프로그램들로 짜여지는게 특징이다. 국립국어원은 갈라쇼를 '뒤풀이 공연'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국제체조연맹(FIG)이 발간한 2023년 기술규정집에 따르면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등이 끝난 뒤 한 차례 갈라공연을 개최할 수 있다. 초대 받은 메달 입상자들은 갈라공연에 참가해야 한다. 참가자들은 대회 상금과는 별도로 상금의 25%에 해당하는 금액을 출연료로 받을 수 있다. 메달 입상자들이 갈라 공연에 출전하지 않을 경우 추가 금액이 지불되지 않으며, 획득한 메달 상금도 25% 삭감한다. 이는 사실상 갈라 공연을 의무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갈라공연에서 선수들은 대회 주최측이나 FIG 기술위원장들이 정한 경기 루틴이나 특별 프로그램에 따라 높은 연기 수준을 보여야 한다. 숙박과 교통 등은 조직위원회에서 부담해야 한다.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1위-4위의 성적을 거두면 출전 자격이 주어진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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