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962] 왜 ‘킥서브(kick serve)’라고 말할까

김학수 기자| 승인 2023-04-17 11:36
현역시절 서비를 넣은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 [연합뉴스 자료사진]
현역시절 서비를 넣은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 [연합뉴스 자료사진]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가 전성기 시절 구사했던 두 번째 서브는 반대편 코트에 떨어질 때 유난히 높이 튀어 오르는 경우가 많았다. 보통 1.6m 높이여서 선수들의 입술까지 올라갔다. 상대 선수 머리 끝까지 오르는 경우도 있었다. 이 같은 그의 서브 볼은 톱스핀이 들어가 있어 상대 라켓을 맞고도 바깥으로 튀어 나가 포인트로 이어졌다. 페더러와 같은 구질의 서브를 테니스 용어로 ‘킥 서브(kick serve)’라고 말한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kick serve’는 발로 찬다는 의미인 ‘kick’와 상대에 볼을 넘긴다는 의미인 ‘serve’의 합성어이다. ‘kick’이라는 말은 1845년 영국 럭비학교(Rugby School)에서 처음 사용했다고 한다. 경기장 가운데 볼을 놓고 경기를 해야한다는 의미인 ‘플레이스 킥(Place Kick)’이라는 말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1857년 경기에서 첫 킥을 의미하는 말로 사용했으며, 1875년부터 현재와 같은 의미로 쓰이게됐다. (본 코너 320회 ‘왜 킥오프(Kick Off)라고 말할까’ 참조)
‘serve’는 18세기 프랑스 혁명이전 테니스의 전신인 ‘죄드폼(Jeu de paume)’에서 먼저 썼던 것으로 알려졌다. ‘죄드폼’은 왕후 귀족이나 상류층 사람들이 즐겼던 놀이로 2명의 플레이어의 중간에서 하인이 치기 쉽게 첫 번째 공을 코트에 던지는 것으로 게임이 시작하는 경기방식이었다. 첫 번째 던지는 공을 서브, 또는 서비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말은 주인에 대한 하인의 행위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영어에서 하인을 ‘Servant’라고 말하는 것도 같은 유래를 갖는다. ‘serve’는 노예를 뜻하는 라틴어 ‘Servire’에 어원을 두고 고대 프랑스어 ‘Servir’을 거쳐 13세기 영어로 들어와 16세기부터 던진다는 의미로 사용했다. (본 코너 466회 ‘서브(Serve)는 본래 스포츠를 즐기는 마음이 담긴 말이다’ 참조)

킥 서브는 많은 스핀을 준 서브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양 옆으로 퍼지거나 높게 바운스 된 상태의 서브를 지칭한다. 킥 서브는 테니스 서브 기술의 진화에 따라 생겨난 시대의 산물이다. 테니스 서브는 전통적으로 2번씩 넣는데, 첫 번째는 시속 200km를 육박하는 ‘광속 서브’를 꽂다보니 실패 확률이 아주 높다. 두 번째는 실패하면 상대에게 포인트를 주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서브가 필요하다. 네트를 넘어가 상대 서비스라인을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 두 번째 서브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등장한 것이 킥 서브이다. 첫 번째보다 상대적으로 속도는 느리지만 바운드 이후에 높게 튀어 코트 밖으로 나가게 하는 것이다. 높은 서브는 쉽게 역습을 당하지 않으며, 거기에다 톱스핀까지 집어넣으면 잘 맞추기가 쉽지 않다. 킥 서브는 동호인들이 빠른 서브보다 갖고 싶어하지만 숙달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스핀을 잘 넣어 바운드도 높고 바운드 이후 코트 바깥쪽으로 나가게 해야하기 때문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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